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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소수의
이노베이터들에게 의해 '재창조'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서 굳이 '재창조'되었다고 얘기한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의 만들어낸
창조물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창의력은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던 것들이 하나로 결합하고
융화되어 발현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노베이터들은 선대의 이노베이터들에게 영향을 받아왔다. 혁신가들의 번뜩이는 창의력은 후대의
혁신가들에게 계승된다.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 21세기 최고의 혁신가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는 퍼스널 컴퓨터의 선구자로 불리는 앨런 케이의
연구에 영향을 받았다. 그 계승 변화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앨런 케이는 마우스를 발명한 더글러스 엥겔바트로부터, 엥겔바트는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클라이더와 아날로그 컴퓨터의 선구자 버니바 부시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결과론적으로 시대를 초월한 '협업'에 의해 '혁신'이라
불리는 창조물들이 이 세상에 탄생하게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천재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창의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다. <타임>지 전 편집장이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 작가로
유명한 월터 아이작슨은 이 책에서 그들의 삶을 추적해나간다. 세계 최초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잘 알려진 19세기 여성 에이다 러브레이스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까지 약 200년간의 컴퓨터 과학의 역사를 되짚어가며 창의적 인재상을
탐구한다. 그 결과 저자는 이들 혁신가들로부터 하나의 키워드를 도출해내기에 이른다. 그것은 바로 '협업'이다.
요즘은 협업이라는 말보다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된다. TV에서 방영되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며 익숙한 말이 된 듯하다. 컬래버레이션은
개개인의 장단점을 고루 살펴 적절히 배합하고 배분할 때 비로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개개인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함이 절대 아니다. 개인의
특별한 능력보다는 팀으로서의 능력이 중요시된다. 아무리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서로의 효율적인 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컬래버레이션의 효과는 마이너스가 되고 만다. 앞선 혁신가들에겐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협업이 있었다. 인터넷의 원형으로 잘 알려진
ARPANET도 이와 같은 협업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전자공학의 대변혁을 가져오며 에니악 이후 컴퓨터 성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트랜지스터 또한 협업에 의한 탄생했다. 협업에 의한 시너지 효과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미처 깨닫지 못 했던 개인의 능력까지 끌어낼 수 있는 것이
협업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능력은 한계에 부딪치게 되지만 협업은 그 한계를 무한대로 확장해버린다. 오픈 소스와 위키피디아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 또한 저자가 깨달은 '협업' 시스템을 이용하여 집필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초고가 작성되고 탈고하기까지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의견이 달리고 내용이 추가되고 수정되었다. 내용과 관련한 전문가를 비롯 비전문가들의 의견이 종합되어 한 권의 책이
된 것이다.
페이스북 최고 경영책임자인 셰릴
샌디버그는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결과를 얻으려면 어떤 식으로 협업해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전한다." 이 책의 요지를
한마디로 압축해놓은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날이 갈수록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는 현대사회에서 '협업'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인원이 투입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보면 그와 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협업이란 단순히 '함께' 일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을 뒤바꾼 천재들의 창조적 혁신은 모두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들에게 있어 협업은 개인이 가진 창의력, 창조성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이 책을 통해 전자 컴퓨터 공학의 역사는 물론 새삼 '협업의 중요성'을 알게 된 계기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