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힘 -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 설계의 기술
칩 히스.댄 히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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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이 있다. 큰맘 먹고 시작한 사업이 실패했을 때. 평생 다녔던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정리해고를 당했을 때, 최선을 다해 준비한 사업 계획서가 직장 상사에게 쓰레기 취급 당했을 때. 잘못된 판단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와 반대로 인생 최악의 순간이 인생역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우리가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그 순간이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그 순간을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삶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은 많다.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켜줄 터닝 포인트가 될 중요한 순간이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많은 이들이 그 순간을 마냥 기다린다. 터닝 포인트를 직접 찾아 나서려고는 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터닝 포인트라는 것은 열심히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지 내가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해온 사람 중 한 명이다. 결국 그것은 변화에 대한 열정과 욕망이 부족했던 거다. 열심히 살다 보면 어떻게든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적극적으로 행하지 않은 거다.


삶을 변화시켜줄 순간의 힘 또는 경험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단지 그것이 개인마다 차이가 날 뿐이다. 어떤 사람은 단 1분 1초도 걸리지 않을 수도 있는 반면 한 달 혹시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순간은 내 안에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존재하게 되고 그것이 변화의 불씨가 된다. 그렇다면 그 순간의 경험을 계획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선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저자는 4가지 빅 모멘츠를 제시한다. 즉, 영원히 간직할만 순간을 의미하는 고양(Elevation), 불현듯 진실을 깨닫는 순간을 의미하는 통찰(Insight), 내가 나이길 잘했다고 믿는 순간을 의미하는 긍지(Pride),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순간을 의미하는 교감(Connection)이다.


크리스는 잠을 자지 않는 아들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휴가지에서 아들이 좋아하는 기린 인형 조시를 놓고 온 것이다. "조시는 괜찮아. 우리보다 더 긴 휴가를 즐기고 있을 뿐이란다"라고 거짓말로 아들을 달랜다. 천만다행으로 호텔에서 인형을 찾았다고 연락을 해왔고 크리스는 작은 부탁을 한다. 며칠 후 우편물을 받게 되었는데 그 안에는 인형과 두꺼운 사진첩이 들어 있었다. 사진들은 조시가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모습들이 담겨 있었다. 수영장에서 긴 의자에 누워있는 모습, 골프 카트를 몰고 있는 모습, 호텔 앵무새와 장난치는 모습,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 모습, 심지어 보안실에 감시 카메라 화면을 보고 있는 모습까지. 크리스와 그의 가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팩스 머신 방문판매 영업사원이던 세라 블레이클리는 파티에 가기 위해 옷을 입는 중이었다. 옷을 입고 거울을 본 그녀는 자신의 엉덩이 살이 튀어나와 울퉁불퉁한 모습을 마주했다. 그녀는 팬티스타킹의 발 부분을 잘라 입고선 자신의 보기 흉한 자신의 체형을 보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파티 내내 다리 위로 말려 올라가는 스타킹과 씨름해야 했다. 그 상황에서 그녀는 문득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매끈한 몸매를 위한 새로운 보정 속옷에 기꺼이 그들의 지갑을 열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많은 이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믿었다. 결국 그녀의 생각은 옳았고 그녀가 만든 새로운 보정속옷 '스팽스'는 전 세계 여성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었으며 그녀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주었다.

스티브는 비디오 게임광이다. 거의 중독자에 가깝다. 본인 스스로도 게임 때문에 정작 현실에서 중요한 순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게임 중독성을 현실에 적용해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가 어째서 이토록 게임을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똑같은 원리를 활용해 현실에서 '도피하기보다  현실의 모험적 특성을 중심으로' 삶을 재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레벨업 시스템 때문이다. 그것을 현실에 적용해보기로 결심한다. 아일랜드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바이올린을 배우기 위해 레벨업 시스템을 적용한다.


레벨 1 바이올린 레슨받고 매일 15분간 6개월 연습하기

레벨 2 악보 읽는 법을 배우고 '켈트 바이올린 음악'악보 책 떼기

레벨 3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바이올린곡 '호빗에 관해' 배우기

레벨 4 다른 연주자 없이 혼자서 30분간 연주하기

레벨 5 영화 '모히칸의 최우'에 나오는 곡 '절벽' 배우기

보스 배틀 아일랜드 술집에서 30분간 바이올린 연주하기

비영리단체인 IHI의 전 CEO 모린 비소냐노에겐 조니라는 남동생이 있었다. 그는 잘생기고 똑똑한 10대였지만 호지킨병 진단을 받게 되었고 20살에 말기에 이르러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당시는 호스피스가 대중화되기 전이었고 환자는 강제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병원 의료진은 조니의 의견이나 생각을 묻지 않고 그를 앞에 둔 채 자기들끼리만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피터 벤트 브링엄 병원에서 만난 의사는 달랐다. 그는 조니에게 물었다. "네가 가장 원하는 게 뭐니?", "집에 가고 싶어요." 그는 말없이 조니의 외투를 꺼내 입혀주었고 직접 차로 집에 데려다주었다. 모린은 수년 후 한 의학저널에서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본 그녀는 이것이야말로 병원이 갖추어야 할 환자 중심의 진료의 핵심임을 깨달았다. 그 후 그녀는 수백 명의 간병인들이 모인 강연회에서 "환자들에게 '문제가 무엇인지'만 묻지 말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십시오"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녀의 말은 많은 간병인과 의료진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위 이야기들은 저자가 제시한 4가지 빅 모멘츠의 실 사례들이다. 이 사례들로 깨달을 수 있는 점은 삶의 변화시킬 수 있는 순간의 힘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시작은 사소한 변화에서 비롯되지만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나비효과에 버금갈 만큼 강력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다짐한 것이 두 가지다. 첫째,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질문하기. 둘째,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단계별로 레벨업하기. 우리는 모두 나름의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목표를 향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그 이유는 '성공하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와 같은 불분명한 목표 설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성공하기 위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막연한 희망을 갖고 살아갈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게임광 스티브처럼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하나씩 레벨업 해나가는 것이다.


삶이 무료하다 생각되는가. 지금의 내 모습에서 탈피하고 싶은가. 변화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만약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찾게 된다면 당신 인생의 변화는 그때부터 시작될 것이다. 


시간도 없고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는가. 66세에 파산하고 전 재산 105달로 1008번의 실패만에 성공한 KFC 창업자 커넬 샌더슨, 무려 99세에 시인으로 등단한 시바타 도요, 89라는 나이에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든 미국 대륙을 횡단한 도리스 해덕, 57세에 첫 책을 펴낸 유명한 철학 임마누엘 칸트가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모습대로 된다"라고 돈키호테는 말했다. '나이가 많아서 안된다', ''먹고살기 바빠 시간이 없다'라는 핑계로 변하고자 하는 자신을 더 이상 가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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