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신神

종교의 대상으로 초인간적, 초자연적 위력을 가지고 인간에게 화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존재.

 

 

 

'러브크래프트'의 책과 '댄 시먼의 칼리의 노래'를 읽으면서 '신'이라는 모두 자비로운것이 아니며, 인간을 넘어서는 힘을 가졌다고 모두 신이 아닐거란 생각이 떠올랐어요. '러브크래프트'와 '댄 시먼'의 신은 자신만 생각하는 천진하지만, 이기적이고 잔인한것 같습니다.

 

확실히 3편은 1,2편과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제가 갖고 있는 러브 크래프트 원서는 출간 순서대로 엮은것을 보았을때,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러브크래프트 전집은 번거롭지만 비슷한 내용과 분위기로 분류를 해서 출판을 한거랍니다.

 

그래서 1,2편에서 러브 크래프트가 가지고 있는 심연의 공포가 좋아서 3편을 읽었다면, 실망하실수 있을것 같아요. 1,2편이 러브크래프트의 공포소설이라면 3편은 환상소설이거든요.  아마도 제가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 `드림랜드`라는 부제처럼 꿈을 걷는듯한 몽환적인면이 저는 좋았어요. 한편으로는 4편은 어떻게 분류되었을지 궁금해집니다.

 

여러편의 이야기중에 개인적으로는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과 '찰스 덱스터 워드의 사례'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특히 '미지의 카다스를~'을 읽으면서 예전에 어슬러 르귄의 '어스시 마법사'의 'The Farthest Shore'가 떠올라서 더 좋았던것 같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원서와 비교해보았는데, 원서 편집을 되도록 그대로 살린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정진영,류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7월

 

휴~~ '러브크래프트' 전집중에 단편집으로 이루어져서 가장 만만하게 봤던 4편이 가장 읽기 힘들었습니다. 단편보다 훨씬 짧은 초단편들로 이루어졌는데, 분위기도 비슷해서 연속으로 읽으면 장편보다 더 길게 느껴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거든요.

 

4편은 1~3편에 빠진 러브 크래프트의 짧은 단편들을 출간 순서대로 수록되어있습니다. 아무래도 짧은 단편들이 나중에 그의 중단편의 소재가 되었는지 기존에 읽었던 이야기와 비슷하거나 그가 만들어낸 세계속의 모자이크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다른책과 달리 연속으로 읽지말고, 가장 근접한 거리에 두고 잠깐 시간이 날때 한두편씩 읽는것이 4편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단편중에 '무서운 노인'을 읽을때, 최근에 본 영화 '맨 인더 다크'가 떠올랐어요. 재수없게 강도짓하러 들어갔던 집에서 무서운 존재를 만났다는것이 비슷하게 느껴졌던것 같아요. 솔직히 영화는 초반에는 괜찮다가 뒷부분에서 맥이 빠졌는데, 딱 책처럼 4페이지 분량이 맞았던것 같아요.^^ 암튼, 러브 크래프트의 원초적 공포는 다른 이들에게 좋은 영감을 준 덕분에 제가 '스티븐 킹'도 만나고 '이토 준지'도 만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러브 크래프트 이야기가 6권까지 이어지는줄 알았는데, 5,6편은 러브 크래프트에게 영향을 받은 작가의 작품들을 수록한것 같네요. 왠지 아쉬우면서도, 그를 뛰어넘는 작품들이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원서는 러브 크래프트의 작품을 출간 순서대로 냈습니다. 그래서 출간 순서 참고용으로 오랜만에 목차를 찍어보았어요.

 

 

 

이쁜 보라색 책끈. 양장본에 책끈없으면 서운해요~~~

 

의도한것은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을 펼쳤었네요. 원서 역시 책을 읽기전에 책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좋아요. 번역서에는 짧은 이야기는 없지만 원서는 대부분 짧게 나마다 소개가 있습니다.

 

 

 

 

댄 시먼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7월

 

댄 시먼스의 '칼리의 노래'가 출간되었을때, 그때는 이 책이 댄 시먼스의 신간일거라 생각했어요. '올림포스'와 '히페리온'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워낙 분량이 방대하다보니 시도도 못했다가 조금 가벼운 분량의 '칼리의 노래'가 반가웠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받고 보니, 댄 시먼스의 최초의 장편소설이라는 글을 보고 ?? 의아해서 찾아보니 1985년작으로 신작이 아니었네요.^^

 

30년전의 작품이지만,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공간(인도 -캘커타)에서의 이야기라 그런지 전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은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인도의 생활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일지도....(인도인이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떤 느낌일까? 문득 궁금해지네요.)

 

'칼리의 노래'를 읽다보면 이 책이 공포소설인가?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하지만 진짜 공포는 좀비나 유령이 아닌 일상속에서 느끼는 공포가 아닐런지.. 낯선곳은 우리에게 언제나 흥분을 주는데, 아마도 그속에 '공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인것 같아요. 약간의 공포는 삶의 활력소를 주기도 하니깐... 하지만 그 공포가 삶의 활력소가 아닌 삶을 송두리째 흔들게 된다면??

 

인도신중에 '칼리'는 악의 신에 가까워요. 자신의 힘을 인간에게 자비를 베풀기보다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인간을 지배하고 숭배 받기를 원하니깐요. 그것도 인간의 악한 마음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인도의 미신중에 '인신공희'에 대한 설명으로 새로운 다리 건설때, 한 소년이 철근에 꽂혀있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서늘했어요. 그런 미신은 인도에만 있었던것은 아닐테지요. 정말 루잭의 말대로 캘거타의 거리만 악의 거리일까요?  모든 도시에는 잠재적인 악이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문명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던 미국도 단 하루의 정전으로 자신들의 야만성을 보여주기도 하니깐..

 

처참한 죽음 앞에 루잭은 만약에?...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을겁니다.

 

 

 빅토리아가 태어나던 날 밤, 내가 몇 주간 조바심을 내며 준비하던 의식이 하나 있었다. 엑서터 병원은 초보 아빠들에게 분만실에서 바로 옆에 있는 간호사실까지 신생아를 데려다주는 일을 장려했다. 그러면 간호사실에서는 아이의 몸무게를 재고, 조치를 ㅜ치한 다음 회복실에 있는 산모의 품에 아이를 되돌려 주었다. 나는 그걸 알고 한참을 걱정했었다. 자칫 아이를 떨어뜨리면 어쩌나 싶어 두려웠다. 바보 같은 반응이긴 했다. 출산이라는 기쁘고 흥분되는 감정을 겪은 후에도 내 심장은 긴장감에 콩닥콩닥 뛰었다. 의사가 암리타의 배에서 빅토리아를 꺼내 들더니, 나더러 직접 공주님을 안고 복도를 걸어가겠느냐고 물었다. 내 기억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겁먹었던 것 같다. 나는 아이의 조막만 한 머리통을 감싼 다음, 배에서 나오느라 아직도 축축한 몸을 내 가슴과 어깨에 대고 분만실에서부터 서른 걸음을 떼어 간호사실에 데려다주었다. 거기까지 가는 사이 점차 자신감과 기쁨이 차올랐다. 빅토리아가 나를 도와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아이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실감한 순간, 바보처럼 빙그레 웃었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그 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에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나는 딸아이를 살포시 들어 올려서 머리를 감싸고 내 가슴과 어깨에 댔다. 예전에도 꽤 많이 했던 자세였다. 그리고 서른 걸음을 떼어서 항공용 철제 관까지 데려갔다. 그 안에는 하얀 비단이 깔린 작은 침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루잭이 자신의 아이를 영국에 데리고 가는 장면은 울컥했어요. 모든 서류절차보다 그 순간의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주어야하는거다. 그래서인지 세월호 아이들과 부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악을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복수?

 

보통 아이를 잃은 부모는 몇년안에 서로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합니다. 상대방을 보면 아이가 떠오르고 상대방에 대한 원망도 생겨서 그렇다는데, 루잭은 이해와 배려를 통해 악을 이겨내기로 했습니다. 그 시간이 꽤 오래걸렸지만, 두 부부가 헤어지지 않고 다시 함께 하는 모습을 보고 안도감이 느꼈어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칼리의 노래'는 멈추지 않겠지만, 루잭 부부를 보면서 적어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인것 같아요.

 

 

 

이토 준지 글.그림 / 시공사 / 2010년 5월

 

이토 준지는 제가 애정하는 호러 만화가예요. 결혼하고 고양이를 키우면서 예전만큼 자주 작품이 나오지 않아 서운하지만, 여전히 기발한 아이디어로 저를 무척 즐겁게 해줍니다.

 

이토준지의 만화를 러프 크래프트 책과 함께 올린것은 '레미나'가 러브 크래프트가 탄생 시킨, 코스믹 공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함께 올려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확실히 만화는 글에서 줄수 없는 시각적 자극 때문에 더 혐오스럽지만, 혼자만의 상상력의 한계를 극복해주어서 좋았습니다.

 

 

'지옥별 레미나'는 지구 종말을 이토준지식으로 독특하게 풀어낸 코스믹 호러랍니다. 이토준지의 공포도, 이제 지구 차원에서 벗어나 우주 차원으로 뻗어가려나봅니다.

 

우연히 발견한 행성에 자신의 딸 '레미나'라는 이름을 붙여준 박사. 하지만 그 행성은 자신이 지나간 자리에 있는 행성을 모두 먹어치우면서 지구로 돌진하고 있네요. 처음엔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고 열광했던 지구인들이 점차 다가오는 공포로 이성을 잃어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사람들의 광기는 레미나를 향한 마녀 사냥을 하기까지 이릅니다. 솔직히 지구의 종말보다 사람들의 광기가 더 무섭게 느껴져요.

 

예상하지도 못한 엔딩은 제가 최근에 읽은 지구 종말중에 가장 쉬원하게 느껴졌어요. 지구 종말 이야기하면서 진짜 종말되는것을 본적이 거이 없는지라, 이런 결말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레미나'가 끝나니 좀 아쉽네요. 레미나의 그후 이야기도 그려주었으면 좋겠어요.

 

* 레미나는 다른 만화책과 달리 책표지부터 책속 재질까지 무척 좋아요. 내용, 책상태를 보면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이토 준지 글 그림 / 시공사 / 2010년 5월

 

처음엔 호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신랑도 요즘은 저보다 더 호러에 열광하게 되어서, 이제는 저한테 호러영화를 추천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토준지는 호러를 좋아하지 않았던 신랑도 좋아했던 만화가예요. 10년전에 그의 호러 전작들을 섭렵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길 무척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그의 신간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시 잊고 지냈던것 같아요.

 

최근에야 이토 준지가 새로운 이야기를 출간한것을 알고 한권씩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블랙 패러독스'도 그중 한권입니다. 역시나 그림 스타일은 크게 변한것은 없어요. 여자 주인공은 그의 대표작 '토미에'가 떠오르는데, 예전보다 그림체가 조금 세련되어졌다는 정도..

 

자살을 꿈꾸는 여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3명과 함께 동반 자살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블랙 패러독스'는 각각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듯하면서도 전체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이예요. 그래서 각 에피소드마다 독특한 현상들이 발생하는데 그중 도플갱어를 만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동반 자살을 하려던 인물중 한 사람만 성공한듯 하다가 다시 살아났어요. 하지만 그에게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데.... 바로 '패러드 나이트'라 불리는 이상한 돌을 뱉어냅니다.

 

 

마치 그 돌을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로 이루어졌으며 독특한 에너지를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과연 이 돌은 인간에게 유익한 에너지 자원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불운한 물건이 될지는 만화책을 다 읽는 분만이 아실수 있을거예요.

 

또 그의 새로운 이야기를 언제까지 기다려야할지 모르지만... 끝까지 기다릴테니, 계속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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