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레드북 -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 '여자는 누구나 그날을 기억한다'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엮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는 누구나 그날을 기억한다.' 

라는 문구를 보고.... 살짝 울적했습니다. 전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ㅠ.ㅠ (그럼 난 뭐지?) 

하지만... 기억이라는거 참 묘하지요. 한가지를 꺼내면 다른것도 따라 찾아오니 말입니다. 도대체 나는 왜 기억을 못할까?하고 생각하다가 다른건 다 기억 나지 않는데 한가지는 기억나더군요. 바로 제가 처음 초경을 한후 한달 후에 제 동생이 초경을 했다는거. 사실 그 기억도 확실하지 않아서 동생에게 물어봤어요. 

동생도 언제했는지는 기억 못하면서 제가 초경을 한후 자신이 한달후에 했다며, 그 당시 자신은 너무 천진하게 좋아했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언니보다 빨리 시작했다며.. -.-;; 같은 시간상 동생이 늦게 한거지만, 나이상으로 보면 동생이 저보다 더 빨리 어른이 된거지요. 아마도 동생은 저만 어른이 된것이 부러웠었나봐요. (연년생인 저희 자매는 친한 친구면서도 경쟁자이기도 하지요. 어릴때 그렇게 싸웠는데, 커서는 한번도 안싸워요.ㅎㅎ)

그런후에 생각해보니 전 여자아이에서 여성으로 가는길을 이미 알고 있었던것 같아요. 그 당시도 책을 많이 읽었었는데, 책을 통해 좀 조숙했다고 할까요. ^^;; 피흘린다고 자신이 죽는거 아니냐는 그런 천진무구한 생각 (참 많이도 들어온 상황이지만, 이 책에서도 이런 상황들이 많은것을 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나봐요.) 전혀 하지 않고, 속옷에 맫힌 피를 보고 초경이구나..생각했던것 같아요. 그리고 엄마에게 이야기해서 생리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운것이 끝. 특별히 축하한다는 이야기, 어른이 되었다는 이야기 들었던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기억이 없었느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드네요. 만약 제게 딸이 있었다면 기억에 남는 파티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말이지요. 하지만, 조카들도 남자아이들이라 아마도 제게는 이런 기회가 없을것 같네요. ^^;;    

참 다양한 여성들이 자신만의 초경을 맞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화적 차이도 느꼈지만(탐폰이나 '주디 블룸'의 책등) 대부분 여성만이 공감할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져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읽는듯하여, 계속 읽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나눠서 읽는편이 책의 재미를 더 할수 있는것 같아요.   

어찌보면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이 책 때문에 편하게 꺼내놓을수 있었어요. 아마도 이 책을 읽으신 모든 여성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 책을 함께 읽을수 있는 딸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마지막에는 독서가이드가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읽고 토론해보는것도 좋은것 같아요. 아직도 초경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들이 계신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 미국소녀들이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는 주디 블룸의 책을 보며 우리나라도 사춘기 소녀들이 동감할수 있는 이런 책들이 출판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이 책 때문에 주디 블룸의 '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Are you there God? It's Me, Margaret.)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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