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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살아, 눈부시게! - 김보통의 내 멋대로 고민 상담
김보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만화가이자 수필가인 김보통 씨는 평범하지만 노력하고, 할 수 있는 선에서 답을 준다.
질문 사이트 ‘ask.fm’에 올라온 익명의 고민을 토대로 유료 만화 사이트 ‘레진코믹스’에 연재했던 ‘내 멋대로 고민상담’(현재 휴재 중)은 그의 성격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사람들의 고민에 막연한 응원이나 방안을 제시하지 않지만,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다. 말을 들어주고 느낀 바로 답한다고 할까? 거기서 희망과 위로를 얻는 사람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문답을 모은 책 『살아, 눈부시게』(위즈덤하우스 펴냄)를 한 번 읽어보았다.
“나의 말뿐인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 책 표지에 나온 문구
‘네 인생 네 멋대로’(자존감), ‘대충 살아’(관계), ‘뭐가 되든, 되지 않든’(진로), ‘응원할테니까’(위로),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연애), 하나의 말을 5가지 주제로 나눠 제목으로 썼는데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읽으면서 하나씩 다루기 힘들고 기억나는 구절도 없지만, 가볍게 재미를 얻고, 나도 모르게 답을 얻어가는 즐거움과 희망을 느꼈다.
234~236p (전자책 기준)
“저는 여덟아홉 살 때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자꾸 드문드문 기억이 나서 무서워요. 병원을 가야 할까요? 제 자신이 스스로 기억을 찾을 때까지 내버려 둬야 할까요?”
→ “어느 날 손가락이 한 마디 잘렸다면 병원을 갈 거야, 아니면 나을 때까지 내버려 둘 거야? 우리는 도마뱀도 플라나리아도 아니야. 병원을 가. 용기를 내길!”
(코멘트 중) 아프면 병원을 가야 한다. 그것이 몸이건 마음이건, 안 가고 버텨 봤자 키울 수 있는 건 미련함과 병뿐이다.
이 책 속 고민 중엔 ‘죽고 싶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럴 때 사람들은 대부분 ‘살자’며 ‘꿈이 있다’, ‘포기하지 말라’고만 말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살자’는 독특하다. 여기서 소개하는 사례는 저자가 한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라고 했다.
315~p
“죽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이상한 별명으로 불리고, 찐따라고 욕 먹고 그렇게 거부당하면서 살아왔어요. 지금은 좀 나아지긴 했지만, 친구들이 제가 들었던 말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말을 하면 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힘듭니다. 하루에도 그냥 뜬금없이 샤프로 제 목을 쑤시고 손을 파 버리고 싶어요. 피해망상증이 너무 심한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죽고 싶어요. 밥을 먹다가도, 공부를 하다가도, 얘기를 하다가도 그냥 죽고 싶어요.”
→ “저는 당신을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어떤 말도 당신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진 않을 거예요. 그냥 말일 뿐이니까요. 안타깝게도 사실이죠. 그런 겁니다. 결국은 모두가 서로에게 타인일 뿐이죠. (...)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느니, 조금씩 나아질 거라느니 그런 얘긴 못 하겠네요. 세상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가혹할 것이고, 더 많은 시련과 고통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사실 저도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진 잘 모르겠고요. (!) 당신의 이름은 뭔가요? 왜 묻냐고요? 다음 만화 주인공 이름으로 쓰려고요. 당신이 주인공인 만화, 보고 싶죠? 궁금하죠? 살아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살아 주세요. 살아 있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만화를 그릴 테니까. (지금은 재미없지만...) 당신을 위해서 꼭 그릴 테니까. 지켜봐 주세요. 일단 그때까지 잘리지나 말아야겠지만...”
나는 이번 책 리뷰를 쓰면서 읽을 때 스쳐 지나가던 매력을 발견했다. 만화가 주는 유쾌함, 질문과 답을 읽으며 느끼는 솔직함, 코멘트로 더하는 진지함이다.
『살아, 눈부시게』는 처음에 가볍게 보고, 다음에 진지하게 읽으면 좋은 고민상담집이라 생각한다.
* 함께 보면 좋은 자료
『신간헤드라인 '살아! 눈부시게'』 (tbs TV ‘TV책방 북소리’ 2018년 8월 24일 방송분)
https://www.youtube.com/watch?v=9UZK1LICjZI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김보통』 (tbs TV ‘TV책방 북소리’ 2017년 11월 3일 방송분)
https://www.youtube.com/watch?v=s5DWwkzsZ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