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영상. '허드슨강의 기적'이라고 널리 알려진 비행기사고 생존자가 TED연사로 나와 단 5분뿐이지만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Ric Elias: 3 things I learned while my plane crashed

 

 

벌써 2년이나 됐나 싶은 사건인데, 허드슨 강 위에 여객기가 비상착륙을 한 뉴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일이다. 강물에 떠 있는 비행기는 자주 볼 수 있는게 아니니..     


  

 

1. 무엇이든 다음으로 미루지 않는다,
2. 행복해지기를 선택한다("I don't try to be right, I choose to be happy"),
3. 좋은 아빠가 된다. 
 

 

마지막 부분을 설명할때는 나도 찔끔 했다.
닥쳐보니 죽음이란 무섭지 않구나, 그런데 슬프구나 생각했단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볼수 없다는 것이.
그래서 사고 이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바로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되었다고. 


과연 내가 추락하는 비행기에 있게 된다면 뒤로 미루었던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무엇이 슬퍼지게 될까? 
짧지만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다시금 상기시켜준는 이야기다. 실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라 더 진정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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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나이를 알게되면 그 한가지로 많은 것들을 알수가 있다. 어디까지나 대략적이기는 하지만 자랄때 어떤 TV프로그램을 보고 자랐으며 어떤 큰 사건들에 대한 기억이 있을지 없을지 어떤 입시제도에서 공부했는지 취업할때 상황은 어떠했을 것이며 군대에선 어떤 일을 겪었을지, 결혼은 했을지, 결혼 했다면 아이들은 어느정도 나이이고 어떤 걱정꺼리를 가지고 사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안다면 그 일에 대한 지식의 깊이는 어느 정도일지 등등을 말이다. 

물론 이것은 앞에서 말했듯 매우 대략적이며 상당히 부정확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대화의 단초로써 기능을 할수 있고 부정확한 정보는 이때 교정이 되고는 한다. 무엇보다 단지 숫자 하나로 상대방과 어떤 대화까지 가능하고 어떤 대화는 부적절한지를 가늠할수 있기때문에 상대방의 나이에 대한 궁금증은 항상 주위에 머무르게 된다. 

주의해야 할 것은 "너, 몇 살이야?" 라고 질문하는 태도.
나이로 상대방을 재단해버리겠다는 마음을 먹고 묻는 것은 분명 저질스러운 태도가 아닐수 없다. 가끔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모두의 비웃음만 살뿐이다. 백 년도 못사는 주제에 나이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게 우습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70,80 노인이나 10대 청소년이나 상식선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10대 청소년이 노인보다 훌륭해 보일때도 많다. 사려깊은 청소년과 철부지 노인이며 이때 나이란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이 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굳이 나이를 따지지 않을터이니 더더욱 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나 저질에 교양없고 실력없고 나이값 못하는 사람이오!"라고 고백하는 셈이된다. 

우리는 언제부터 나이를 묻게 되었을까?
아마 도시화가 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농경사회로 지내던 오랜시간동안 인간은 태어난 곳에서 자라나 평생 한 곳에서 살다가 같은 곳에 죽어 묻히는 것이 일반적인 삶이었을 것이다. 서로 나이를 모르는 사람도 없었겠지만 다른 위계질서가 공고히 자리잡고 있어서 나이를 물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먼 옛날을 상상할 것도 없다. 내 아버지는 고향을 떠나 사신지 40여년 되어가시지만 지금도 명절때 고향에 가서 '누구네집 아들 누구'라고 하면 눈 침침한 노인분들도 다 아는 척을 하신다. 이런 분위기에서 "너, 몇 살이야"라는 질문이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건 딱 아버지 세대까지만의 이야기이다.
2008년 통계인데, 내집 마련까지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이사횟수는 4.5회라고 한다. 이건 내집마련(평균8년)까지의 횟수니까 평생을 놓고 보면 누구말대로 우리는 유목민같은 삶을 살고 있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언제나 새로운 이웃, 새로운 직장, 새로운 동료, 새로운 파트너, 새로운 고객, 새로운 커뮤니티... 우리는 우리 몸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환경과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여야만 하고 또 그렇게 흘려보내야만 하도록 강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나이'는 내가 판단해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한 부담을 상당히 덜어줄수 있다.  
(한편 판단기준이 변형이 되기도 하는데 주로 고향이나 학번, 학교, 직장 등이 될때가 있다. 이런 것들은 나이로 갖는 편견과 조금 다른 방식의 편견을 주는데 그건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는 자원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는 공평하고 배타적이지 않지만 사는 곳과 학벌과 직장 등은 매우 배타적이며 환경까지 싸잡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이와 함께 이야기할 꺼리가 못된다.)

'나이는 속일 수 없다' VS. '나이를 그냥 먹은게 아니다'  
단순한 숫자인 나이는, 그러나 참 많은 것들을 말해준다. 때론 부정적으로, 때론 긍정적으로 어떤 사건의 책임을 뒤집어 쓰기도 한다. 잘하던 일이 힘에 부칠때는 나이탓, 별 생각없이 해도 잘될때는 나이덕을 말한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나쁜 일인줄 알았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뭐, 그런게 인생이지 싶다. (쓰다보니 나이답지 않게 노인네 소리를 하는 것 같다...^^;; )  
아무튼 남의 나이를 물어보는 일은 항상 그 사람에 대해 좋은 쪽으로 놀라기 위해서였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누군가 나의 나이를 알아볼때는 속으로나마 '나이는 속일 수 없지만 그냥 먹은건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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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04-1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보기에 자기보다 어려보이면, 곧바로 반말을 지껄이는 사람들이 있죠.
따져보면 몇 살 차이도 안날텐데, 나이가 무슨 지위나 권력인 것처럼 구는 사람들.

저도 가끔 나이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는데,
이 글에서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정리를 참 잘 하셨네요.
멋진 글입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4-18 17:3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칭찬이 후하신편인듯.. ㅎㅎ
 

병원갈 일도 없고 하던 일도 다음 단계 시작전까지는 비교적 여유롭고 그외 다른 참석해야 할 어떤 행사도 없는 정말 오래간만에 찾아온 휴일다운 휴일에 푹 쉬어야 하건만 평일보다 더 일찍일어나버렸다. 일단 책상에 앉아 있으니 작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책상위에 놓여있는 '원전을 멈춰라'라는 책을 보니 원자력 문제를 생각 안할 수 없다. 일본에서 일어난 원전 방사능 누출사고는 사실 작은 일이고 근본적인 것은 '원자력'의 이용을 허용할 것이냐 말것이냐가 진짜 고민해야할 문제다.  "원전을 멈추라니! 전기 없이 살꺼냐?"는 우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건 저축 많이하자고 하니 당장 굶어죽자는 소리냐고 하는거나 마찬가지다. 이런 반응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아직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든다.  원전문제는 지금 우리, 그리고 미래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위해 꼭 짚어야할 문제다.


환경문제로 생각을 전환하니 얼마전 다른 게시판에서 본 '쓰레기 섬' 생각이 났다. 해류의 영향으로 태평양 한가운데 인간들이 버린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있는 쓰레기 섬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들 때문에 많은 새와 바다 생물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인간없는 세상'에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아주 오랬동안 지구를 떠돌아다니며 문제를 만들것이라고 한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인간있는 세상에서 이미  실현이 되고 있는 중이었다. (너무 당연한가?)  플라스틱의 문제점은 아주 작은 알갱이로 분해되어 먹이사슬의 하위 단계부터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는 점이다.

 

저런 엄청난 섬이 있다면 혹시 구글 어스에 나오지나 않을까 생각해서 구글 어스를 뒤져봤다. 그런데 좀 실망스럽게도 구글어스는 육지가 없는 망망대해의 바다는 그래픽 처리를 해놓아서 확인이 불가능 했다. 아쉽지만 이런 사진 하나만 건졌다.  넓은 바다에 비하면 우스워보이지만 수 십, 수 백년을 떠돌아다닐테니....

 

 

 

 

 

 

구글이 좀 신기했던건 지도를 계속 확대를 해 들어가니 바닷속까지 들어가더라는거. 사진이 아닌 그래픽처리된거지만 바다 지형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구글, 이 사람들 정말.... 

구글 어스를 설치한 김에 우리 동네 위성사진이나 볼까하고 들어가 본다. 보통때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위성사진을 보면 충분했는데 사실 얼마전 웃기는 사실을 발견했기에 그걸 비교해 보고 싶은게 진짜 이유였다.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군부대가 하나 있다. 워낙 주거지와 붙어있어서 그 위치와 담벼락 근처 건물 정도는 아무한테나 드러나 있는 곳인데 네이버 위성사진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그곳은 울창한 숲으로 나온다. 위성사진에 뽀샵질을 한것. 
웃겨줘서 고맙다고 해야하나?  구글어스 들어가니 연병장 파리새끼도 보이더만(요건 조금 과장^^) 네이버만 보면 누가 이 동네에 센트럴 파크가 있는줄 알것다.  참...
국방부나 그곳 지시를 따르는 네이버나 의도는 알겠지만 이게 최선인지는 좀 묻고 싶었다.  좀 더 창의적일수는 없는건가?   (왼쪽 네이버, 오른쪽 구글)

 

주말에 이런 자유시간이 있으니 지리공부도 하고 창의적인(?) 페이퍼도  쓰고 좋네. 역시 인간을 우리에 가둬두고 쪼아대면 제대로 될일이 없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내가 지금 하는 일의 99%는 뻘짓일게다. 하지만 나머지 1%가 모든 것을 바꿀수도 있기 때문에 아주 필요없는 짓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실제로 그런 사례들을 있기에 여기저기서 자유로운 환경을 강조하는것일테고. 실례로 하버드 심리학과 학생이 뻘짓으로 만든 사이트가  5억 인구의 세계 최대 국가가 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자살한 서울대와 카이스트 학생들이 떠오른다. 사실 성적때문에 죽어가는 학생들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른 대학도 자살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중고등학생들은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저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자살할 지경까지 몰아대는 말그대로 살인적인 입시경쟁에서 살아남은, 그것도 가장 우수한 수준으로 선발된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의 경우엔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가대표로 뽑힌 인재들이라는 상징성도 있고. 

 

계속 답도 없이 문제꺼리만 늘어놓다가 날씨는 좋고 온통 꽃놀이 타령이길래
자전거나 타러 나가야겠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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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04-1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더라구요. 원전 문제를 꺼내면, 늘 따라오는 물음이 전기없이 어떻게 살꺼냐는 거.
구글과 네이버의 비교. 재밌네요.
일 때문에 파주나 문산쪽으로 갈 일이 많은데,
다음이나 네이버 맵에서는 고의로 안보여주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다음에는 구글에서 찾아봐야겠어요.

귀를기울이면 2011-04-18 17:33   좋아요 0 | URL
원자력을 옹호하는 이유가 '값싼 전기때문' 하나라면 인생 착하게 살 필요 없죠. 강도짓을 하던 사기를 치던 대충 돈 훔쳐서 편히 살다가 인생 끝내는거랑 다를바 없다고 생각해요. 내 행동의 피해자가 눈에 보이는가 안보이는가의 차이밖에 없으니까요. 뭐,그렇다고 제가 흠잡을데 없이 사는건 아니지만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의식정도는 있으니...-.-;; 사실 저도 또 다른데 가면 싫컷 얻어맞을 인물이긴해요.
 
 전출처 : 귀를기울이면 > 나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었던걸까? - 인문학스터디 5기4강 후기

인문학스터디의 4번째 강의는 신용카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제목은 '신용카드와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라는 문학적 표현이지만 매우 현실적(?)인 고민에 대한 것이었죠.  저는 5분정도 늦게 도착해서 나갈때는 사정상 먼저 (언제 끝났나요?  전 다른 용무때문에 20시 40분까지밖에 듣지 못했네요.) 나갔기 때문에 강의 전부를 듣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는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나름 신용카드 사용에 도가 텄다고 자부하는 사람입니다. 가지고 있는 카드 종류만 해도...엄청나죠^^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혜택은 쏙쏙 골라챙기되, 카드사의 이익이 될만한 카드대출이나 현금서비스, 리볼빙제도 같은 것은 전혀 이용하지 않을뿐 아니라 불필요한 카드 지출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저같은 사람만 있으면 카드사 망할거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월급날 통장 잔고가 카드 결제액때문에 제자리 걸음을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겁니다. 이런 월급쟁이들이 주변에 많구요. 강사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데 회사원들 사이에선 이런 자조섞인 명언이 회자되곤 하죠.

   
 

월급이란 통장을 스치고  흘러 지나가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심각한건 이제 비밀도 아니고 조금씩 2003년 카드대란때의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뉴스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문제지요. 전 카드사용으로 인한 과다한 대출 및 금융기관에 쥐꼬리만한 월급마저 이자명목으로 약탈당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근본적으로 카드사의 이윤을 높이기 위해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가 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나름 현명하게 카드를 사용한다고 자부하는 사람조차도 결제일날 카드연체될까봐 회사를 절대 그만둘수 없는 웃지못할 상황에 처하게 된 것도 '인생을 즐겨라'라며 각종 혜택을 미끼로 과다한 소비를 조장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과도한 소비는 개인적으로도 낭비이지만 어려운 지구촌 이웃은 물론 우리 후손이 누릴 몫까지 훼손하는 일이 될것입니다.)

 

강사님이 시간 내내 강조하신 내용중에 기억나는 한마디만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이 말을 꼽겠습니다. 

   
 

빚 권하는 사회, 이것은 약탈이자 사기다!

 
   

"인간은 경제적동물이 아니기때문에 합리적 소비는 불가능하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혜택은 짧은 기쁨을 주지만 카드를 없애고 불편한 소비를 하면 결국 더 큰 만족과 행복감을 얻게될것이다" 등 제윤경 강사님의 말씀이 상당히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카드 사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친 사람이 자기 미쳤다고 하지 않는다고들 하죠?  TV만 틀면 카드와 대출광고가 나오는 것처럼 '빚 권하는 사회'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사회라고 생각했던 것도 비슷한것 같습니다. 매트릭스 안에 사는 사람들처럼 말이죠. (어쩌면 '나만 괜찮으면 돼'라고 생각했는지도.)   적어도 이번 강의는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거꾸로 뒤집어 볼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것 같아 이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일본 지진때문에 어수선한 주말입니다.  어서 평안이 깃들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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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3-13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기도합니다.
 

제목을 쓰고보니 한 10년쯤 뒤에 써야할것 같은 제목이다.
이래놓고 계속 쓴다. 그러고 보니 문체가 서재의 누군가를 닮아가는 느낌이다....
암튼,

하루에도 여러번 알라딘 서재에 들어와 글을 읽는다. 명색이 서점이라 책리뷰가 주류이어야할것 같은데 알라딘 서재는 그렇지 않다. 마치 일기장 같다. 책에 대한 글을 써도 꼭 생활사같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많다. 그뿐아니다. 내용의 폭과 깊이도 다양하다. 그런 모자이크같은 서재를 보면서  이란 매개체를 통해 모인 공간인데도 글을 쓰는 이유는 참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왜 쓰는가'가 아니라 '왜 읽는가' 하는 물음을 떠올렸다.   왜냐하면 이러한 다양성은 주로 그들이 읽은 책과 글로부터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백지 상태로 지금의 상태에 이른 것은 아니다. 한때는 그러했지만-.-..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되고, 책을 통해 경험을 하고, 책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들이 흘러나왔다가 여유가 생길때마다 글로 써지게 된것이니 말이다.   

 

왜 읽는지 정리해 보려면 무엇을 읽었는지 되돌아보는게 우선일듯 하여 기억을 더듬어가며 나만의 클래식들을 몇 권 정리해본다.

우선, 나에게 코페르니쿠스적 영향을 준 노엄촘스키의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예전 읽은 책은 절판 되고 지금은 제목을 약간 바꿔 '정복은 계속된다'로 나와 있다.  이 책은 미국과 미디어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무참히 깨어버림과 동시에 당시 가졌던 우리나라의 사회현상에 대한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준 책이다. 물론 이 책 이전에 완전 무지상태였다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으로 훅 가게 만든 한 방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 책 이후로 촘스키와 지금은 작고한 하워드 진의 책들을 여럿 구해서 읽었다. 나의 사회관은 16년간의 공교육과 대학교육이 아니라 이 책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한 번 이렇게 필이 꽂히니 가지에 가지를 치면서 읽는 책들의 폭이 넓어져갔다. 자연스럽게 사회과학과 경제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개인적인 관심에서 과학분야 책을, 부족한 교양을 채우기 위해 예술 분야 책들도 구해 읽었다.  

이상하게도 과학책들은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재미가 있어서 종종보게 된다. 상대성이론? 그거 죽었다 깨어나도 그 공식과 증명을 이해할 수 없을것이다. 그러나 그 이론이 암시하는 무한한 가능성들은 기분 좋은 꿈을 꾸는 것 같은 즐거움을 준다,   

 

 

 

특히 시간여행이나 카오스이론 같은 것에 흥미가 많아서 종종 읽었다. 단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주의 시작과 끝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과학분야 책 중에서 남다른 느낌을 준 책이 있다면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들겠다.  속표지부터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는데 천문우주과학자의 인문학적인 설득력과  마치 시같은 느낌을 주는 글은 내 소중한 책(마이 프레셔스 ~~ ^^)이 된 이유다. 이 책을 읽은 후 내 별명은 푸른점(bluedot)을 쓰게 되었다.  

 

역사분야도 나에게는 중요하다. 순전히 흥미나 관심도만 따지면 사학자의 길을 갔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백제와 일본이 얽힌 고대사는 풀리지 않을것만 같은 미스터리로, 꾸준한 나의 관심사다. 물론 책을 꾸준히 읽는 건 아니다. 별로 새로운게 없으니.. 예전에 '비류백제와 일본서기'라는 책도 읽은 것 같은데 지금 그 제목으로는 책이 검색되지 않는다. 아마도 제목을 헷갈리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엔 근현대사책을 많이 보려고 하고 있다.  이이화, 한홍구 의 저작들이 주 대상들. 물론 세계사 책도 재미있어 한다. 로마인이야기는 7권인가 8권째 읽고는 나가 떨어진 상태이고 로마제국 쇠망사는 1권을 사놓고 바라만 보고 있다. 저 두꺼운 책을 한 달음에 읽을 기회만 기다리는 중이다.  십자군전쟁 관련 외에도 여러권 봤던것 같은데 기억이... 

 

좋아하는 책으로 SF를 빼 놓을 수 없다.  

 

 

 '멋진 신세계'는 이정도는 읽었다는 테를 내기 아주 좋다.^^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재미도 있고 오래된 만큼 여기저기 인용이 많이 되는 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 그거? 멋진 신세계라고, 거기 나오는 이야기야"라고 한마디 해줄수 있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ㅎㅎ    '당신 인생의 이야기' 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 책이다. 뭐랄까.. 나랑 코드가 맞는다고나 할까, 착착 붙는 느낌을 받은 SF다.

 

그 외에 신화, 종교, 환타지 ... 등등 

 

사실 이 페이퍼를 쓰기 시작할땐 이런 내용으로 나가려고 한게 아닌데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왜 읽는가'가 아니라 아예 '무엇을 읽었나'가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끝도 안나고 정리가 안되려고 한다.  어쩌나...     

이만큼 쓴 페이퍼를 지워버리자니 아깝고, 그래서  제목에다가 '1'번이라고 달아두고 대충 이렇게 마무리 해야겠다.  '1'은 쓰다 만 글에 대한 아름다운 변명이 될것 같다.  마치 시리즈물처럼. ㅎㅎ   

물론 2번째 글은 예정에 없다. 언제 시간나는데 까먹지 않았다면 쓸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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