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노아 > [과학향기]충전지 오래 쓰는 법. 궁금하지? (강추!)

충전지 오래 쓰는 법. 궁금하지? [제 489 호/2006-08-25]
김대리 : 이번 휴가는 좋았는데 황당하게도 디지털카메라 충전지가 얼마 못가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어!
오대리 : 어, 나도 휴가 때 노트북 충전지 사용시간이 짧아 제대로 못 썼는데...
박과장 : 아니, 어떻게들 충전하면서 사용하기에 그래?
김대리 : 아, 당연하게 디지털카메라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사용하고 나중에 충전하죠!
오대리 : 저도 노트북을 충전하면 꺼질 때까지 충전 안하고 사용했는데.
박과장 : 이 친구들, 충전지를 잘못 사용하고 있었군. 내가 충전지 제대로 사용하는 비법을 전수해줌세.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이 많아짐에 따라 충전지 사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PMP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가 모두 충전지를 사용한다. 이들 대부분은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하고 있고 일부가 AA형태의 니켈수소 전지를 사용한다.

그런데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정품 리튬이온 충전지는 개당 5-10만원으로 웬만한 보급형 중고 디지털카메라 가격수준이다. 충전지를 잘 사용하는 것도 돈 버는 지름길이다. 그럼 충전지를 어떻게 사용해야할까?

김대리와 오대리의 사용법이 잘못이라는 데 무엇이 문제일까? 김대리와 오대리가 충전지를 완전히 다 사용하고 충전하는 이유는 과거 충전지가 가졌던 메모리 효과 때문이다. 충전지의 메모리 효과는 조금만 쓰고 충전하면 충전지가 최근에 충전된 용량만큼만 자기 용량인 것으로 기억하면서 충전용량이 줄어드는 특성이다. 이와 같은 과거 충전지가 지녔던 메모리 효과 때문에 상당수의 충전지 이용자들은 완전 방전 후 충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등 니켈을 이용한 충전지는 메모리 효과가 있어 김대리와 오대리처럼 사용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사용되는 대다수의 충전지는 니켈형과는 다른 리튬이온 충전지다. 리튬이온 충전지는 메모리 효과가 없으며 수시로 충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완전 방전이나 과충전을 하면 수명이 단축되는 특성이 있다. 김대리와 오대리는 리튬이온 충전지를 잘못 사용해 수명이 단축된 것이다.

니켈 충전지도 메모리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 자주 방전되면 좋지 않다. 즉 초기에만 메모리 효과 때문에 몇 번 완전방전과 완전충전을 반복할 뿐 그 이후에도 계속 완전 방전시키며 사용하는 것은 결코 좋은 습관이 아니다. 두 전지 모두 수시로 충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에 만들어지는 니켈수소용 충전기 중 상당수는 충전을 하기 전에 먼저 충전지를 모두 방전시킨 다음에 충전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완전 방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럼 왜 완전 방전이 되거나 과충전 상태가 되면 충전지 수명이 단축되는 것일까? 그 비밀은 충전지의 안전성에 있다. 리튬이온 충전지는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범위인 3.0~4.2V 사이에서 사용하도록 설계가 돼 있다. 그런데 이 범위를 벗어나면 충전지 내부의 물질이 부반응을 일으켜 계속 사용하는데 지장을 가져온다. 과충전이 돼 4.2V를 넘거나 방전이 돼 3.0V 아래로 내려가면 충전지 안에 들어있는 전해질에 불순물이 많아진다. 즉 내부물질 중 일부가 부반응에 의해 원하는 않은 형태로 변질돼 원래의 기능을 막아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과충전은 크게 걱정하지 마시라. 최근에 나오는 대부분의 충전지는 과충전이 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충전지 수명은 300~500회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꼼꼼한 독자는 “적은 용량이라도 자주 충전해 500회 정도가 되면 수명이 다 되므로 자주 충전하는 것이 안 좋은 거 아니냐”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앞에서 말한 회수는 충전지를 완전히 충전해서 거의 다 사용하고 충전하는 경우에서 나온 값으로 자주 충전해서 사용하면 그 사용 정도에 따라 3000회 이상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즉 자주 충전하더라도 전체 수명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 더 알면 좋은 사실이 있다. 바로 충전 회수와 관련된 충전지 수명이다. 앞에서 제시한 것처럼 보통 충전지는 300~500회 정도 충전하면 수명이 다 됐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값은 정확하게 사실과 다르다. 그 이유는 수명이 다 됐다는 표현이 충전지를 처음 사용했을 때를 100 이라고 보고 이 사용 시간이 80 으로 줄었을 때를 말하기 때문이다. 즉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시점이 아니라 우리가 “충전지 사용시간이 줄었네!”라고 느끼는 시점을 충전지 수명한계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명이 다 됐다고 인정하는 시점 이후에도 충전지를 오랫동안 더 사용할 수 있다.

일반 건전지는 충전지에 비해 2~3배 정도의 저장용량을 가진다. 즉 3번 이상 충전해서 사용한다면 충전지가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일반 건전지는 약 300만개, 연간 10억개에 이른다고 한다. 건전지 내부에는 많은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함부로 버려지면 식수와 토양 등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일반 건전지 대신 충전지를 잘 사용한다면 개인의 경제 이익 뿐 아니라 환경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문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안순호 / 글 박응서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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