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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 - 1% 부자들의 탈무드 실천법
테시마 유로 지음, 한양심 옮김 / 가디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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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들의 지혜가 집약되어 있다는 <탈무드>! 필독서 중의 필독서로 자자하다보니 누구나 이런저런 형태의 탈무드를 한번쯤은 읽어봤을 듯하다. 그런데 탈무드가 필독서인 이유는 뭘까? 뭐~ 그건 이 책을 어릴 적부터 체득한 유대인들이 보여주는 예사롭지 않은 성과가 바로 정답이 아닐까 한다. 이번에 읽은 책 <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 _ 1% 부자들의 탈무드 실천법>의 책머리 첫줄에 그 이유가 바로 나타난다. "세계 인구의 0.25%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20%를 차지하고, 전 세계 억만장자 상위 400명 중에 15%를 차지하는 유대인들"... 그러고 보니 2013년 노벨상도 수상자 8명 중 6명이 유대인이었다. 이스라엘과 디아스포라 인구까지 합쳐 약1500만 명 정도라는 유대인들의 놀라운 업적을 단순히 인종적 우월성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대인들의 선민의식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들이 약 1900년 동안 나라 없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아 왔다는 걸 감안하면 뭔가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다. 박해와 유랑이라는 운명은 그들의 DNA에 똑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각인시켜주었을 것이고, 많은 학자들은 그 각인, 즉 강인한 체화의 비결이 유대인 부모의 교육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교육의 원천으로 <토라 : 일반적으로 모세 5경_창세기, 탈출기(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_을 말하는데, 십계명을 일컬어 토라라고도 한다네. '가르침 또는 지시'라는 의미>와 <탈무드 - '배움, 학문, 연구'를 의미>를 꼽고 있다.

 

 

  <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 유대인 부모들은 매일 아이들의 잠자리 베갯머리에서 토라와 탈무드를 읽어주곤 한단다. 어떤 책에선가 읽은 이야기인데, 아이가 처음으로 토라와 탈무드를 익힐 때 그 책에 꿀을 발라 아이에게 입맞춤을 하게 한다고 하더라. 그 이유는 토라와 탈무드의 말씀이 꿀보다 달고 또한 독서가 꿀처럼 달콤하다는 것을 가르쳐주는데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대인들은 항상 머리맡에 탈무드를 두어 읽고 또 읽어서 현인들의 가르침을 연구하고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내어 부단히 연마한단다. 이 책의 제목도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리라. 그런데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우습게도 박범신의 장편소설 <비즈니스>의 표지였다. 조금 야한 듯한 그 표지가 왜 떠오른담... 내가 속물화되었기 때문일까? 그 소설은 돈의 천박함이 일상화된 사회를 그리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 책도 기본은 '부(富)'의 문제를 논하는 것이다. 탈무드를 보면 유독 '돈'에 대한 냉철한 현세 철학이 많이 언급되어 있다고 한다. '돈은 모든 문을 열어주는 황금 열쇠이자 모든 장애물을 치워주는 황금지팡이이다'는 격언이 바로 유대인들의 돈에 대한 사고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란다. 그러고 보니 노벨경제학상의 경우 역대 수상자의 37%가 유대인이다. 그들의 고난한 이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돈을 번다는 것이 바로 생존과 직결되는 행위였을 터이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 책은 이렇게 탈무드의 내용 중 '부'와 관련한 부분을 특화하여 현대 비즈니스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그러나 가난이 더 불행하게 하는 것은 확실하다."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러면서 <부자의 줄에 서라>며 1장의 문을 연다. 참 좋은 말이 많다. "사람이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자신의 힘으로 생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거나 성공의 해법을 시간 분배와 활용으로 파악하는 내용도 배울 만했다. 
  2장 <비즈니스는 넓게, 얕게, 많이>는 "인색하지 마라. 인색한 사람에게는 돈도 야박하게 대한다."며 베풂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 출발한다. 당연히 많이 베풀면 주변에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고, 기회와 정보와 돈은 대개 많은 사람들 속에서 생긴다는 철학이다. 주위에 좋은 사람이라고 신뢰하면 그는 성공의 길을 절반쯤 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치를 유대인들은 일찍 깨달아 박리다매의 역발상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원을 이용하되, 그 룰(틀)을 살리는 운용의 묘를 잘 설명하고 있는데, "성의를 다해 정직하게 거래하라." 이것이 유대 상도의 기본이라 하겠다.
  3장 <신용은 최고의 화폐>편은 정직과 함께 책임을 강조한다. 유대 사회에서 신용을 잃는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란다. 그래서 그들은 "평판이 최고의 소개장이다"라는 격언을 금언으로 삼고 있단다. 인도하는 물건은 끝까지 책임지는 탈무드의 가르침은 예나 지금이나 각처에 필요한 교훈이라 하겠다. '사람은 과오를 범하기 쉬운 존재'라 규정하고, 유대교를 성악설이나 성선설이 아닌 '위기대책설'로 파악하는 게 흥미로웠다. 
  4장 <치밀한 계약이 이익을 보장한다.> 당연한 말이다. 유대인 속담에 "계약은 계약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한번 계약한 것은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이 장에서는 '속지 않고 속이지 않는다.'는 유대인의 협상 방법이 공부가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앞에 닥친 것을 위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만, 유대인들은 장래 예상되는 문제의 처리 방법에 초점을 맞춰 상세하게 계약한다고 한다. 리더라면 읽어볼만한 내용이지만, 요즘의 시각으로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는 장이다.
  '부'를 중심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이 책의 마무리는 '지혜'이다. "생활이 궁핍하여 물건을 팔아야 한다면, 금, 보석, 집, 토지의 순서로 팔아라. 마지막까지 팔아서는 안되는 것은 책이다."라는 말의 의미는 결국 <지혜는 마르지 않는 금고>라는 것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빼앗겨도 머리에 들어있는 지혜만 있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지혜의 원천은 물론 <토라>와 <탈무드>이고...

 

  이 책의 편집구성은 상당히 괜찮다. 각 장마다 프롤로그가 있고, '탈무드 실천법'으로 탈무드의 몇몇 경구를 제시한 다음 소제목을 달아 저자가 하고픈 말을 전개한 후, 각 실천법 말미에 간단한 우화를 붙여 잠시 삶의 그림자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한 장이 끝나면 '머리맡에 두고 읽는 탈무드 지혜'란 제목으로 여러 사례를 들어 생각거리를 던져 놓는다. 그 다음 한 쪽을 할애하여 여러 금언(유대인의 금전, 장사, 비즈니스, 거래, 삶의 철학)을 정리하여 전해준다. 일본인들의 처세서는 이런 오밀조밀한 꼼꼼함이 특징이더라. 
  책의 말미를 읽으면서 탈무드의 지혜가 동양사상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없는 장소에서 더욱 인간답게 행동하도록 힘쓰라"는 가르침은 대학과 중용에 나오는 신독(愼獨)이요, 익힌 것을 진정한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토론하는 것은 논어의 학이시습(學而時習)의 다른 모습처럼 느껴졌다. 고당(古堂) 조만식 선생께서 정신적 유산으로 남긴 세 글자가 용서할 서(恕), 참을 인(忍), 그리고 부지런할 근(勤)자였는데 탈무드의 내용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_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_이 전체적으로 대단한 책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탈무드에서 '부(富)'에 대한 핵심만 뽑아 그 실천법을 알려준다고 하지만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그저 당연한 수준에서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저급한 자본주의의 내음도 느껴지는 게 조금 역겹기도 하다. 먹고 살 정도의 부만 있으면 나에겐 명심보감이나 채근담이 훨씬 더 삶의 지혜와 질을 높여주는 책이라는 인식을 새삼 하게 되었다. 그냥 잘나가는 유대인들이 부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 한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라 느끼면서 독후를 정리한다.

 

사족 : 270쪽 하5, 눈에는 이 단서 ==> 눈에는 이단서... 띄우면 안되는 부분. 이단서(異端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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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1-23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