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차이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
김난도.전미영.김서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 고맙고도 무서운 이웃이다. 1992년 수교 당시 63.8억 달러 정도의 교역량이 2012년 2563.2억 달러로 약 40배 증가했다. 2004년부터 대미교역량을 넘어 최대교역국이 되었고, 수교 첫 해를 제외하곤 20여 년 동안 대중 무역수지 흑자를 _작년엔 흑자 규모가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_ 기록하여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으니 어찌 고맙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앞으로의 중국을 생각하면 살짝 두려움이 스며든다. 그동안 중국의 제조업 생산역량이 고도화되고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자동차·조선 및 첨단 전기전자제품 등 우리의 주요 수출품과 전 세계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제조업 중심 고도성장이 야기하는 자원의 블랙홀 현상도 자원 빈약국인 우리에겐 매우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엔 중국의 성장 모형이 소비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중간재 강국인 우리에게 큰 리스크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춰 밖으로 새지 않도록 하면서 은밀하게 힘을 기른다)의 중국이 어느새 G2로 부상하여 돌돌핍인(咄咄逼人·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한다)의 존재가 되었으니 어찌 두려워하고 경계하지 않겠는가.

 

중국의 경제성장과 맞물리는 중국 내수시장의 지속적인 확대는 모든 제조업자들에겐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중국 인구가 14~18억에 이르니 만큼 그 소비시장의 거대함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뭘 1인당 1개씩만 팔아도 그 수가 얼만가. 하지만 중국 땅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실제 사정은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중국진출 한국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기사는 여러 들었지만, 며칠 전 이마트 5개 중국법인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는 기사는 중국의 소비시장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하기에 충분했다. 외국기업에 대한 배타적인 문화와 함께 이마트의 점포 입지 선정 실패 등 준비 부족을 이야기하지만, 국내에서 월마트와 까르푸를 물리친 이마트가 아무 생각 없이 진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외에도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부문 대폭 정리, 대우인터내셔널의 산둥 시멘트 매각 철수, 두산인프라코어의 생산량 절반 감소, SK차이나의 주재원 80% 철수 등의 기사는 현지소비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렇게 우리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것은 일단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겠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 소비자의 마인드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적확하게 분석해 볼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때에 참으로 괜찮은 책이 나왔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 Consumer Trend Center)에서 펴낸 <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 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는 그동안 현지화전략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CJ제일제당 등의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3년간 진행한 프로젝트를 정리한, 최근 중국의 소비트렌드 변화흐름을 분석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연구소의 명성만큼이나 일목요연하고 논리 정연한 전개가 작금의 중국 소비시장에 한 눈에 꿰뚫어보게 한다. 중국에 관해 많이 안다는 사람들이 보면 별 새로운 내용이 없는 듯도 하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고 분석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기에 이 연구소 만의 노하우가 여실히 녹아있는 책이라 생각되었다.

 

3부로 되어있는 이 책은, 1부에서는 중국의 소비자는 무엇에 열광하는지 소득과 소비의 자기·타인 지향성에 따라 6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특징과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각 유형에 따라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맞춤식 전략을 마련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도록 편집한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VIP형 소비자 : 생활 자체의 프리미엄을 추구하며, 이들의 소비목표는 ‘필요’보다 ‘발견’, ‘가격’보다 ‘품질’ → '중국'이 아닌 '글로벌' 소비자로 접근하라
자기만족형 소비자 : 인생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소비목표는 지금 바로 이 순간, 살 수 있을 때 산다. → 구매의 TPO를 조성하라
트렌디형 소비자 :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며, 패션이란 우월감의 표현 수단이라는 소비 지향성을 가짐 → 소속감과 우월감을 동시에 자극하라
실속형 소비자 : 상황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카멜레온 같은 성향이며, 소비목표는 합리적 구매가 최대 목표 →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주목하라
열망형 소비자 : 더 많이 갖지 못해 슬픈 사람들로, 이들의 소비목표는 적은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누린 것 → 다양성과 미끼상품으로 공략하라
검약형 소비자 : 무의식적 절약(전통형) VS. 의식적 절약(현대형)이 양립하며, 소비의 최소화(전통형) VS. 저축의 최대화(현대형) → 한 집단 내 두 유형,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

 

2부에서는 중국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개인적 소비성향과 태도에 따라 '7대 소비 DNA'를 추출·분석한 후, 최종적으로 한국의 소비자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 있다. 그 전개가 바로 '김난도 식' 분류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 핵심을 잘 짚어내고 있다고 보인다.

Core Values(본질을 찾아서) : 균형 잡힌 삶의 추구하며, 원천성분과 고유성에 집착 → 진정성이라는 기본원칙으로 승부하라
Mianzi Republic(체면과 실속 사이) : 중국 소비자의 체면 차리기 유형 → 존중의 체면을 바탕으로 한 고객서비스
In Trust You Can Depend(신뢰는 처음이자 끝) :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저 신뢰 사회에서 의심이 습관화된 소비자들 → 오직 신뢰만이 마음을 얻는 비결
Individualism in Collectivism(집단의식 속의 개인주의) : 세상의 기준은 바로 ‘나’, 관계 맺기 수단으로서의 소비 → 독특한 소비성향 이해가 필수
Family Consumption(중국식 가족소비) : ‘2-1’에서 ‘4-2-1’로 가족구성의 변화로 자녀-부모-자신을 위한 삼중 소비 → 중국식 가족경제를 이해하라
China Chic(중국풍, 글로벌 스탠더드 사이에 서다) : 중국, 세계의 큰손으로 등장, 중국 소비자만을 위한 차이나 에디션의 탄생 → 진정한 의미의 중국풍이 무언지 이해
Affordable Luxury(럭셔리, 일상 속으로) : 럭셔리의 일상화·보편화·세분화로 열정적 구매, 조용한 향유 → 사치품 소비자의 유형별로 달리 접근하라

 

3부에서는 일종의 부록과 같은 장으로 중국 소비시장의 최근 트렌드를 알아보고 있다. 지금 중국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 변화의 3대 핵심 키워드를 _ Level up to ‘Quality of Life’('삶의 질'에 눈뜨다), Niche to New Mainstream(니치시장의 주류화), Trading Across(중국식 신실용주의의 대두) _ 정리하여 변화양상을 점검한 후, 중국 소비시장 신조어를 알아봄으로써 소비트렌드가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보고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은 그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한다면 정말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같은 기회의 땅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 인구나 대륙의 크기만큼이나 많은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 중국을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중국 시장의 환경 변화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혜안이 있어야 할 것이고, 거기에 적합한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표적 시장 결정(targeting), 포지셔닝(positioning) 등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경쟁적 역동성을 지향하려면 역시 상대를 알아야 한다는데 초점이 모아진다. 이 책은 이러한 점에서 아주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중국인의 소비에 대한 생각을 엿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을 권해 본다. 중국 관련 책을 제법 읽었지만 이 책만큼 세밀하게 추적 분석한 책은 근래에 보기 힘들었다는 걸 말하고 싶다.  딱딱한 학술적 의견 제시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이라 가독성도 높다. 자~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중국 소비자와 소비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이 책으로 보물찾기에 나서보길 기대하면서 책을 덮는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코머핀 2013-11-18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