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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것들
나쓰가와 가오 지음, 고정아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8월
평점 :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그 전개 방법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라'로 도배하거나,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여러 사례를 들어 이를 입증해 나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전자의 책은 옳은 말씀으로 너무 가득하여 꼭 바른생활 책이나 약장수 같아 머릿속만 어질어질 거려 건질게 하나도 없고, 후자는 그 한마디를 위해 긴 시간을 들여 꼭 책을 읽어야만 하는가?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이제 웬만하면 자기 계발서는 읽지 않으려 하였는데, 어찌어찌하여 이렇게 또 읽고 말았네요. 일본인이 쓴 <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것들: Stop Doing List!>이란 책인데, 책을 관통하는 흐름은 '해야 할 일(to do)'에서 허덕거리지 말고 '안 해도 될 일(stop doing)'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네요. 일단 이래라 저래라는 일반적 계발서 와는 다른 관점에서 출발하니 '읽어나 보자'는 마음이 살짝 살아나더군요.
약간은 시니컬하게 읽어 내리다가 Part 4. "스마트한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다."에서 많은 공감을 합니다. 실은 며칠 전 직장의 어린 여직원에게 언성을 높이고 말았지요. 들어온 지 1년이 안된 다른 부서의 직원인데 일이 버겁고 힘에 부치나 봅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사라지고 회피하려고만 하는 게 평소에 마땅찮았는데, 직접 일로 부딪히면서 고만 열통이 열리고 말았습니다. 눈물 흘리는 게 안쓰럽고, 내가 이 나이에 뭐하나~ 싶어 그냥 먼저 메신저를 보내었습니다. 물론 사과의 답신을 받긴 했는데 영~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더군요. 이 장(章)을 읽으면서 제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화를 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내용들이 더러 있네요. 회사는 서로의 신뢰로 성립되는데 그 목적이나 신뢰를 어기는 행동이 보일 때 분노라는 감정이 생긴답니다. "화가 상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인지 자각하라"는 말을 기억해 보며, 어쨌거나 업무상 생기는 화를 다른 에너지로 바꿔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해 봤습니다.
조직이 분노에 의해 지배되고 자유가 적어지면 인재는 떠나기 마련이다.(113쪽)
아무래도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으로 Part 4. "스마트한 사람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를 꼽아야겠습니다. 누군가의 뜻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를 물으면서 '나만의 답'을 찾으라는 말에 공감을 합니다. "오로지 남에게만 해답을 구하려다가는 결국 자기자신이 사라지고 만다.(175쪽)"거나 "타인의 판단에만 따르는 한 자신이 원하는 답은 절대로 얻을 수 없다.(153쪽)"는 말이 제가 평소 자기계발서에 가지고 있는 생각인지라 피식~ 웃고 맙니다. 직장의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의 생각과 뚝심이 중요함을 절감하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자기계발서에 자꾸 의존하면 자아는 없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허탈함만 남을 듯합니다. 결국은 타인의 생각에 얽매이면 나를 잃게 되겠지요. 법구경의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씀이 가슴에 깊이 자리 잡습니다. 항심(恒心)이랄까요. 이 장은 그렇게 받아드렸습니다.
문제는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회사에 어떤 규정이 있는지가 아니라, 하느냐 안 하느냐이다. (171쪽)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책은 '그만해야 할 것'들에 대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목표나 위대한 이념을 세우려 애쓰지 마라.'거나 '상식 깨기를 두려워 마라.' 등등…….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다스려 역량으로 승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곰곰 더듬어보면 이 역시 또 다른 '~하라'인 것만 같아 불편해 집니다. 그래서 하나만 건지고 다 놓아버릴려고 합니다. 많고 많은 내용 중 무엇을 건질까 다시 갈무리해 보다가 한 구절에 밑줄을 그어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일에 대해 품고 있는 바로 그 '생각'이다.(193쪽)"…….
평소 제 가치관에 딱 들어맞다고 느껴져 이걸 이 책의 핵심으로 가슴에 담으면서 책을 책장으로 보냅니다.
(번역, 편집은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