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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 - 존엄에 대한 요구와 분노의 정치에 대하여
프랜시스 후쿠야마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평점 :
역사의 종말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새로운 책이다. 역사의 종말에 대해 정말 많이 들었지만 아직 책으로 접하지 못하였는데 새로운 책이 출간되어 무척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접하게 되었다. 다소 어렵지 않을까 걱정도 하였지만 내용은 어렵지 않은 편이고 최근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어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말 제목은 <존중받지 못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인데 책 내용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원제 Indentity(정체성)가 책 내용을 과 직접 연결되는데, 이 단어가 주는 의미가 무척 다양하여 역시 적합한 제목은 아닌 것 같다.
책 전반은 사람의 심리, 의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심리학 등에서 많이 이야기 되는 의식과 무의식 이외에 자존심(또는 자부심)이 또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을 설명한다. 이를 위해 프로이트와 루소 등의 철학 등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오고 저자의 의견이 설득력이 있다. 물론 이 자부심, 자존심이 의식의 위치에서 때로는 무의식의 위치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보면 기존의 심리학 체계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제 3의 의식 주체로 자존심 또는 자부심을 거론하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생각인 것 같다.
책 후반은 최근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국가 또는 민족, 인종을 기반으로한 극우보수주의의 이유를 위의 자부심(자존심)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한다. 특히, 기존에는 어느 정도 기득권을 누렸으나 국가 간, 인종 간, 계층 간 평등이 강해지면서 또는 사회적 변동을 통해 이 기득권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정체성의 원인을 이러한 자존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자존심은 아랍의 봄 또는 그 이전의 여러 민주화 운동의 기반이기도 하여 세계사에서 무척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지만, 최근 극우보수주의의 원천이 되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자신의 소속 집단을 통한 정체성과 자존심보다는 인류의 공통된 가치인 시민정신을 기반으로하는 새로운 정체성과 자존심을 가지자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책 마지막 부분의 저자의 주장이 다소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관련된 정치적 이슈가 많아서 많은 분들이 책을 접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