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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잡화점 쁘랑땅 - W-novel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을 읽어봤다면 그 스타일이 여기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만이 아니기에 읽으면서 이 부분은 꼭 적어봐야지! 라고 생각도 들었던 오카자키 다쿠마작가님의 '봄을 기다리는 잡화점 쁘랑땅' 입니다.
우린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을 때로는 미칠 정도로 갈망하고 부러워하면서도,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돌아보며 그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왔어요.
작품을 다 읽은 후, 봄을 기다리는 잡화점 쁘랑땅에서 유달리 눈이 가는 단어로 불량품이 아니었던가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첫 이야기를 장식하는 불량품이라는 단어를 떠나게 하지 못 한'하나, 둘' 다음으로 이어지는 씁쓸하다고 할 수 있던 '클로버' 계속해서 느껴지는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레진의 하늘' 그리고, 사람의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헨드메이드 봄' 으로 네 가지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죠.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 더 파고 들어가기 전에 이 부분은 확실하게 말해둬야겠죠. 봄 타이틀 달고 새드 또는 데드 라는 결말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아니라서 봄이니까 또냐, 라는 감수성 터지는 작품들과 거리가 있으니 안심하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로 들어가 불량품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언급하며 이야기는 쁘랑땅이라는 이름의 핸드 메이커, 즉 손으로 작업해서 제작하는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 하루의 쉽게 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인생을 무겁게 누르는 평생을 달고 살아야하는 병에 대하여 자신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려던 닮은 꼴의 남자 잇세이와의 만남으로 그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짊어지고 있던 병과 그로인한 고독함을 마주할 수도 있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 이렇게 비춰주고 있죠.
같은 아픔을 아는 사람인데도 서로의 고독을 알아주지 못한다면, 진짜 그런 시간이 오면 나는 진정으로 고독해질 거야.
그렇게 되는 것이 나는 너무 무서워.
이것을 어떻게 풀어가는지를 보는 것이 작품의 시작점이죠. 작중에 고객들로 등장하는 인물들도 하나씩 결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점을 이겨내고 봄이 찾아 오는 것처럼 웃으며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죠.
'클로버'와 '레진의 하늘'에서도 나 자신을 좋아하게 되고 싶어하는 사람과 지독한 짓을 당해서 얻은 상처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당당하게 시작하려는 여성들의 이야기. 여기서도 비중있는 이야기와 소량의 미스터리가 첨가되면서 사랑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서도 지독할 수도 있거니와 허망할 수도 있지만 아픔을 공감해주거나 함께 화를 내줄 수 있거나 즐거워 하는 모습에 따스해 지듯이 함께 있어주는 존재가 있음으로 결코 고독해지는 일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소중한 곳을 지키기위해서라면 조금은 거칠게 나서는 하루만의 각오를 볼 수 있었던 이야기며, 이것은 질투이기도 한 헨드메이드-만들어지는-봄이 찾아오는 이야기였다고 적어봅니다. 여기서는 하루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건이 터지기 시작하죠. 엎친데 덮친격 운영하고 있던 가게도 빼주고 나가야하는, 어지간한 정신으로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들이 연이어 닥치면서 하루에게도 흔들림이 보였습니다.
그녀의 곁에는 하루바라기 상태의 잇세이가 같이 있어주었기에 그녀가 무너지지 않도록 가장 큰 조력자로서 있어주었죠. 결혼까지 해줬다면 가장 행복했었을 잇세이지만 하루가 결단을 내릴때까지 기다려주고 있지만.
위기의 앞에서 곁에 있어주는 소중한 존재. 그런 존재가 없었다면 위기로부터 도망치려고 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를 부각시겨주었다고 생각했죠.
본편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녀를 위협했던 일들을 일으켰던 범인과의 일들은 하루 스스로도 조금 깨지 않았냐고 말을 하는 정도로 강하게 나갔다는 거죠.
위기를 함께 넘기니 기다리고 있던 것은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 이 부분을 이렇게 표현한 것은 스포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점이라고 해두겠습니다.
리뷰를 끝내면서 적어도 눈이 이끌리는 문장들이 꽤나 보이고 있었습니다. 여러 문장들에 눈이 가던 작품들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제가 읽었던 많은 작품들 중에서 상위에 둬야 할 작품이라고 해야겠네요. 탈레랑을 읽었을 때에는 각 권마다 두문장 정도 골라볼 수 있었는데 쁘랑땅은 여러 곳. 그만큼 즐길 수도 있었던 점에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준 위즈덤하우스에게 감사의 말을 적어봅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글을 적으면서
누군가를 알아가려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픔조차도 이해할 수 있는 용기와 기다림, 그리고 따스함이라는 자리를 만들어두고 기다릴 수 있는 방법을 만들 수 있는 걸 차근차근 배워가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