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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8-1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
발 맥더미드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인어의 노래, 이는 나의 네이버 블로그의 menu name으로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인어의 노래..., 파스텔 색의 부드럽고, 따뜻한 -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음도 잠시,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압도적인 표지의 분위기에 질겁했다. 너, 추리소설이었구나! ㅡ 포기했다. 겨우 30페이지가 넘어가는 그곳에서. 등장 인물 이름을 써내려 가는 것울. 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 못되어서, 아니 굳이 ‘좋다, 나쁘다’와 같은 둘 만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쁘다,에 8,90%는 속하는 매우 저질스러운 기억력의 소유자임을 여지껏 책을 읽으며 알아차렸기 때문에 나는, 특히 추리 소설을 읽을 때에는 등장 인물의 이름, 성격, 두드러지는 특징 등을 나열하며 써놓아 가며 책을 읽는다. 그것이 내가 추리라 하는 장르를 읽는 방법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렇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약간은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책의 내용을, 또 등장 인물에 대한 애정에 조금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라는 것은, 나의 저질스러운 기억력을 감추려는 비겁한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을, 포기했다는 거다. 책의 흐름에 나를 맡기기로 했다. 등장 인물의 이름을 쓰는 시간조차도 아까울 정도로 흥미진진했기 때문에,라는 이유만으로 모험을 감행한 게다.

 

 

 

영국의 브래드필드의 게이 커뮤니티의 술집 뒷마당 쓰레기더미에 잔혹한 고문의 흔적이 역력한 시체가 발견된다. 경찰은 연쇄 살인일 가능성을 부인하지만, 네번 째 피해자가 발견되면서 연쇄 살인일 가능성을 인정하고 (처음부터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만은_), 내무부 소속의 국가 범죄 프로파일링 태스크포스 가능성 연구를 맡고 있는 토니 힐 박사의 도움을 요청한다. 네번 째 시체를 본 토니 힐은, 이렇게 망가진 시체는 블러디 메리 잔 안에 뜬 얼음덩어리처럼 피의 호수 속에 뜬 섬을 연상시키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시체 주변에 피가 없다? _ 대신, 줄이 끊어지고 팔 다리가 느슨하게 꺾여 널브러져 있는 꼭두각시 인형 같다,는 것 토니 힐이 작성한 ‘피해자에 대한 분석’에서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부분. 사인(목의 자상), 묶인 자국(손목, 발목. 접착제로 제갈), 이빨자국 위치(목, 가슴, 복부, 사타구니), 특이사항(사후 성기 절단) - 범인은 변태싸이코 기질을 가진 게이인가? 아니라면, 당신은 무엇을 상상할 수 있는가.

 

 

 

실은 나, 책의 중반도 읽기 전에 범인을 확신했다. 남들보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서 내공이 쌓인 것도 아닐텐데, 괜히 민망함에 머쓱해진다. ‘피해자에 대한 분석’이 가장 큰 역할을 해주었는데, 유심히 살펴보면 확신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난 왜 이 사람일까, 무엇때문에? 와 같은 생각을 간직한 채로 읽어야 했는데, 중반 부분에 경찰의 추측이 얽혀지며 ‘아, 아닌가봐’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할 만큼 책은 그 자가 범인이 아닌 척,을 너무 잘했다. 그래서 확신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로 그들(토니 힐 박사, 캐롤 조던 경감)의 뒤를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졸졸 쫓아다녔다. ㅡ 작품은 범인을 잡으려는 사람들과 범인의 일기로 시점이 두 갈래로 분할된다. 그것은 윌리엄 베비어의 「새의 살인」을 연상시켰는데, 나는 그 작품을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었고, 여타 추리소설들과 좀 더 다른 스릴감을 맛보았었다. (물론, 범인의 심리가 잘 표현되서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추리 소설에서 말하는 공포를 동반한 잔혹함은, 추리하는 자의 시선이 아닌 범인의 시선이었음을, 범인의 시선이 배재된 책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인어의 노래작품 역시도 그러하다. 때마침 그간 읽어온 독점적인(경찰,탐정)의 시각이 지겨워졌달까. 두 시선은 이미 다른 시점에서 알게 된 내용을 반복함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할 수도 있는데, 작품은 경찰이 밝혀낸 사실 (혹은 가설)을 범인이 확대해 놓은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컨대, 토니 힐의 ‘피해자에 대한 분석’에서 손과 발을 결박하고 제갈을 물렸다,는 점이 범인의 일기에서는 사건의 전후 과정이 적나라하게 밝힌 점,등을 들 수 있겠다. 다만, 전개가 내가 생각한 그대로 가서 약간 (개인적으로) 식상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과 (그 점은 박진감으로 인해 읽을 당시에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지만) 「인어의 노래」_ 라 하는 제목의 뜻을 유추해 낼 수가 없었다는 것. 차라리 표지에 나온 나비 ㅡ 라면 모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작품을 기대 이상으로 읽었기 때문에 토니 힐 시리즈의 첫 번째라는 사실에 안도하며, 추후 저자의 토니 힐 시리즈 출간에 귀가 쫑긋해지는 것도 당연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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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3-08-0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