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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 낮의 이별과 밤의 사랑 혹은 그림이 숨겨둔 33개의 이야기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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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림을 설명해주는 책에 빠져있을 때가 있었다. 지나가다 내가 알고 있는 작가의 그림이 나오면 어찌나 뿌듯하던지... 앎의 생각보다 더 큰 기쁨을 주었다. 하지만 내 관심은 언제나 짧고, 굵게 끝나버린다. 만약 전시회를 한번이라도 가봤더라면 동기부여가 되었을 텐데 전시회 보러 왕복 9시간을 가기란 왠만해선 할 수 없는 일이다. (고흐전에 못 간 게 두고두고 아쉽고, 지금 전시 중인 지브리스튜디오레이아웃전은 너무 가고 싶어 울고만 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인서울~하나보다.) 슬픈 현실이여!!

 

오랜만에 그림책이다. 하지만 그림에 관한 단순한 설명이 아닌 황경신만의 감성적인 설명과 그에 덧붙인 이야기가 있어 어느 광고의 CM송처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느낌이다.

 

얼마 전 닉부이치치를 보면서 어쩌면 그는 팔이 없어 더 많은 사람을 안을 수 있고, 다리가 없어 더 많은 일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자신을 모두 내려놓고 나니 비로소 모든 사람을 이해 할 수 있었다던 그를 보면서 나처럼 못난 사람은 또 위로를 받았다. 열심히 살아보자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눈을 감으니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던 그녀의 말처럼 대체적으로 짙고, 우울한 그림을 보면서 난 왜 이런 그림을 더 좋아할까?’ 생각해보니 태생적으로 우울함과 친한 것도 있지만 그런 그림을 보고나면 세상의 밝음이 더 보인다고 해야 할까? 마치 눈이 아프고 나서야 눈의 소중함을 깨닫듯이 말이다.

 

저자의 이름이 익숙해 기억을 더듬어보니 페이퍼였다. 처음 나왔을 때 새롭고, 신선한 잡지라 한동안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어김없이 곧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던 페이퍼. 이십대를 추억할 수 있어 반갑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일 뿐 집중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들어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여름과 맞지 않아서인듯했다. 여름엔 외롭다는 생각 전혀 들지 않는다. 사랑도 이별도 슬픔도 좀처럼 동화되지 않는다. 여름엔 밝고, 활기차고, 우르르 몰려서 물놀이하는 게 최고이니깐. 찬바람이 불면 진한 커피와 함께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때쯤이면 작가처럼은 못해도 나만의 이야기 하나쯤 상상해 볼 수 있을 것도 같으니깐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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