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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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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내 존재를 느낄 수 없을 때 '여행'이 고파진다. 항상 걷던 길, 머무르던 장소,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지겨워지는 나날에 숨이 막힐 때 '여행'이 간절해진다. 하지만 누구나 원한다고 떠날 수는 없다. 시간이 없고, 함께 할 사람이 없고, 돈이 없고...

이 책이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단연코 이병률의 사진이였다. 그의 책 <끌림>에서 한 컷 한 컷의 사진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설레였던지.. 그 기억만으로도 이병률의 사진은 내게 80점은 먹고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그의 사진 속 변치않는 따뜻함이 계속된다면 이 기쁨이 계속 되겠지..  

평소 접하지 못했던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마침 시즌이라 크리스마스의 설레임이 더 가득했던 이병률의 핀란드 산타마을, 요즘 일본어 공부에 (혼자만의 여행을 가기위한 목적으로 시작해서인지.. ^^) 매진 중이라 특히 관심이 갔던 박찬일 세프의 일본 도시락이야기, 와인을 좋아하는 줄 몰랐던 은희경 작가의 프랑스 와인이야기, 자신이 머물렀던 장소를 다시 찾은 반가움이 묻어났던 신경숙 작가의 맨해튼, 공연을 보고, 맥주에 빠진 장기하의 런던 등등 저마다의 이야기와 사연들로 떠난 여행에서 그들 각자의 개성이 묻어났고, 애정이 듬뿍했다.

난 여행을 간다면 어디로 갈까?

다친 다리가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느껴져 여행은 커녕 마트 다녀오기도 조심스럽지만 뭐 어떤가 생각해보자는데.. 첫 해외여행지였던 캄보디아 (그 떨림을 어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아니면 열기가 식기 전에 일본을 (어느 날 불현듯 내 마음에 직구로 날아온 그가 살고 있는 오사카에 가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본어 공부가 요즘 자꾸만 시들해 지고 있다~ 그는 떠났고, 나만 남았으니 내 실력으로 어찌 그를 찾으랴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1년 전의 그 마음으로 다시 컴백하자구!!!), 친구네 부부가 살고 있는 베트남 (여긴 그냥 비행기 값만 들고 가면 어찌 해결되지 않겠냐는 꼼수가 묻어있다.), 스무 살 때부터 나의 로망인 인도 (비록 인도에 대한 사랑이 식긴 했지만-혼자 사랑하고, 혼자 식어가고 난리다 난리- 그래도 인도여행을 꿈꾸며 보냈던 나의 이십대를 생각해보며 처음의 설렘을 찾는다면 그것도 충분히 의미 있을 듯~) 참으로 갈 곳도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많다. 하지만 그전에 올해 엄마 환갑을 맞이해 동생과 적금을 들고 있는데 계획대로 제주도 가족여행이나 꼭 다녀왔으면 좋겠다.

여행이 좋은 건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것을 버리고, 여행만 하라면 그럴 수 있을까? 여행지에서의 기쁨도 즐거움도 새로움도 신선함도 모두 좋지만 피곤한 건 피곤한거다. 짧은 여행 후라도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표지판을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안정감이 들면서 내 방에 들어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지는 것도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야 느낄 수 있는 소중함이다. 그러고 보면 여행은 어쩌면 시간과 돈을 들여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 얼만큼 소중한지는 느끼는 시간인 것 같다. 이전의 나와 조금은 다른 내가 되어 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그런 것 말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토록 떠나고 싶어하고, 다시 돌아오고, 또 떠나기를 반복하는 것이겠지?

~ 여행가고 싶다.. 너무너무 가고 싶다...

한번도 타보지 않은 노선버스를 타고, 무작정 아무 정류장에나 내려 처음 보이는 카페에서 혼자만의 여행계획을 세워볼까 싶다. 그럼 그곳이 어디든 간에 그 순간 난 이미 여행자가 되어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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