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용의 몸집에 봉황의 머리를 닮은 홍성 용봉산 산행

 

 

 

 

토요일에 옆지기는 광덕산에 산행을 다녀오고 난 뒷산에 다녀온 후라 일요일 산행은 서두르지 않고

가기로 했고 옆지기는 지난번부터 [용봉산]에 가자고 해서 그러마하고 수락을 해 놓았는데 우리가

이곳은 지난 07년도 가을에 다녀 온 기억이 있어 조금은 알고 있는 곳이기도 해서 더 느긋하게 떠

날 수 있었던 곳이다. 그런데 전날은 날이 그렇게 좋더니만 일요일은 황사에 바람이 몹시 분다.새벽에

바람에 문이 흔들리는 소리,안방문도 닫혀 여시가 밖에서 낑낑거리는 소리를 듣기는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녀석 컨디션이 좋지 않다. 산행 가려고 준비하는데 밥도 안먹고 내 뒤만 졸졸 따라 다니

며 안좋다. 전날에 언니네 아지가 한마리 죽었다. 여시보다 일년 더 빠른 녀석이고 울집 호야와 한배

새끼였는데 13년의 생을 마감해서 조카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나보다.새벽에 언니가 톡을 보내 놓았

는데 듣지를 못했고 이른 아침에 다시 톡이 와서 알았다.거기에 울집 여시까지 컨디션이 안좋으니

산행을 바로 떠나기가 조금 머뭇거려져서 조카에게 동물병원 전번을 남기고 여시는 괜찮아지겠지

하며 떠났다. 산행 다녀오는 길에 옆지기가 시골 엄마께 들렸다 오자고 해서 김치통도 준비해서 갔다.

 

 

 

 

 

 

용봉산 산행을 결심하고 코스를 어디로 잡을까 고민을 했다.지난번에는 구룡대에서 병풍바위로

해서 미륵불로 해서 용봉사로 내려왔기에 이번에는 용봉초등학교로 해서 그 반대코스로 올라갈까

했는데 그곳으로 해서 용봉사로 내려오면 차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또 시간이 걸리니 그게 문제다.

어쩔까 하다가 그냥 구관이 명관이라고 예전에 산행했던 코스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정말 날이

좋지 않다.바람이 너무 많이 분다는 것,이곳은 바위가 많아 위험한데 날을 잘못 잡았나보다. 그래서

더 욕심내지 않고 가기로 했다. 칠년전 기억을 더듬어 가는데 많이 변했다.변하지 않은 듯 하면서도

많이 변했다. 구룡대에서 병풍바위로 올라가는 길에 없던 설치물들도 있고 암튼 깨알같이 변한 것을

찾아 가며 올라가는 맛도 좋다. 거기에 예전에는 정말 힘들다하며 올랐는데 팔이 아프지 않았다면

조금 덜 힘들었을텐데 팔이 아픈게 문제이고 바람이 거세서 그게 위험했다.

 

 

 

병꽃

 

 

 

이곳은 바위와 소나무가 정말 멋진 곳이다. 381m밖에 되지 않지만 웅장한 바위들이 많아 멋져서인지

[소금강산] 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그럴만큼 정말 아찔한 곳도 있고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하는 곳이

많은데 바위가 다행이 미끄럽지 않아 잘 오를 수 있고 그 바위틈에서 자라는 멋진 소나무들이 많아

볼거리가 많다. 어느 곳을 보아도 바위와 소나무가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곳인데 그래서인지 늘 산행

객이 많은데 오늘도 황사에 바람이 심해도 단체 산악회도 많이 오고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런데 정말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 모자가 그냥 훌렁 날라가기도 한다. 조심 조심을 해야 해서 계속 옆지기에게 위

험한 곳에 가지 말라고 당부를 하며 다녔다. 날이 좀더 좋았다면 멋진 산행이 되었을텐데.그리고 이곳

으로 진입하는 길은 충남도청이 생기는 곳이라 그런지 길이 정말 잘 닦였다.예산에서 굽어 돌으면 바로

이곳이다. 얼마나 빠른지.예전보다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는지 너무 빨리 와서 이곳이 아닌줄 알았다.

그게 바로 도청의 힘이라지만 아직은 용봉산 앞이 허허벌판처럼 낯설은 풍경이다.

 

 

 

영차영차~

무거워~~ㅜㅜ

 

여기 바위에서 예전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역시나 바위는 그대로다.그리고 사람들

은 오늘도 이곳에서 발길을 멈추어 추억을 저장하고 있다. 우리도 신나게 한 컷 씩 찍고 옆지기는

바위에 올라가 취해 달라는 포즈를 멋지게 소화해 주시고 그렇게 바람과 싸우며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는 것과 같은 풍경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옆지기가 먼저 올라가고 올라오라고 해서 사진을 찍고

올라서자마자 바로 바람이 내 모자를 '획~' 벗겨 버렸다.어디로 날아간거니.하며 보니 그래도 다행

히 바로 옆에 떨어져있다.땀을 흘려 젖어서 그런지. 올라오며 바위부분에서는 그가 손을 잡아주며

그렇게 올랐는데 아픈 팔에 고통이 시작되었지만 그래도 참고 올랐다. 산행은 예전보다 가볍게

진행되어 다행이라며 바람과 싸웠다.그런데 이곳에 올라온 사람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모두 '바람'

과 싸우며 모자 단속에 나섰는데 한사람은 모자가 '획~' 낭떨어지로 날아가 버렸다. 나뭇가지로

용을 써봤지만 안된다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서기로 했다. 안전이 모자보다 더 우선인 것이다.

 

 

 

 

 

팔이 아파 요즘 디카로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그리고 핸펀으로도 잘 찍히고 모든게 디카보다 편하니

대부분 요즘은 핸펀으로 모든 것을 하고 있다. 디카는 핸펀의 스페이스가 되어 버려서 옆지기에게

주었더니 오늘 완전히 '카메라하고 잘 논다.' 갖은 폼을 잡아 가며 사진을 찍고 있는 옆지기,그런 모습

을 도촬하고 그는 내 모습을 도촬하고 있었다. 저런 곳도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가까이 가면 날아가

버릴것만 같아 '끝까지 가지 마시오~'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바람이 정말 장난 아니라 휘몰아칠 때는

바람을 피해 있다가 움직이기도 했다. 거기에 오늘은 간단하게 준비만 해서 왔다. 그가 간만에 컵라면

에 김밥을 먹을까? 했는데 오는 길에 [꼬마김밥]을 사서 차 안에서 먹었다.그리고 아침에 계란을 삶고

그는 오렌지를 까서 준비했다. 오이와 초콜렛 귤 삶은 계란 커피가 오늘 우리의 먹거리다. 팔이 아프

다고 가방을 메지 말라고 했지만 디카만 넣느라 작은 가방을 하나 달랑 메고 나왔는데 디카까지 그의

몫이 되어 버렸고 난 핸펀만으로 오늘 나의 시간을 채운다.

 

 

 

 

 

 

 

 

 

 

 

 

모진 바람을 이겨내고 바위틈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바람이 너무

거세어 가지 못하는 곳이 있었는데 [의자바위] 난 그곳에 가까이 가지 않았다. 위험해 보이고

옆지기도 그곳에 가는 것을 싫어했는데 옆지기는 고집을 부리며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겠단다.

난 바위뒤에서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위 사진을 찍었다.그런데 옆지기는 의자바위에 앉아

한참을 기다려도 내가 오지 않으니 그냥 빈 [의자바위]만 찍어 왔다. 그리고 나보고 투덜투덜...

에효 예전에 그곳에서 찍은 사진이 있다고 해도 믿지 않고 그 사진이 쪽 필요했다나... 암튼 소나무

가 많고 바위가 많아서인지 바람소리가 더욱 거세다. 산을 뒤흔드는 것 같다.용트림일까.용의 형상을

한 용봉산에 바람이 지나면 용바람인가.

 

 

의자바위...위험해...

 

의자바위에서 옆지기가 찍은 [용봉사]

 

 

 

 

 

거센 바람을 이겨내고 있는 것은 바위와 나무 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거세도

그 바람을 맞으며 많은 이들이 용봉산을 탐험하듯 여기저기서 움직이고 있다. 한사람이 지나가면

그 길로 다른 사람이 줄줄이 따라간다. 바람이 너무 거세어 많이 진행하지 못하고 잠깐 멈추어 서

기도 하면서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병풍바위를 지나갔다. 바위와 바위틈새를 지나가야 할 때도

있고 많은 부분을 옆지기가 먼저 지나고 손을 내밀어 주어야 내가 내려가기도 하면서 그렇게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스킨쉽을 나누며 산을 올랐다. 바람이 불어도 여기저기 자리를 펴고 챙겨온 먹거리

를 먹는 사람들,우리는 병풍바위를 지나고 조금 바람이 숨어 드는 곳에 서서 오이를 하나 반으로 잘라

나누어 먹었다. 산에서 먹는 오이는 더 맛있다.

 

 

 

용바위..라 했던가...

 

 

 

 

 

 

 

 

 

구룡대에서 병풍바위를 지나 전망대를 지나고 노적봉으로 가기 전 쉼터에서 점심겸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곳에 오니 바람이 잠잠하다.하지만 이곳을 뺀 다른 곳에서는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소나무가 많아서인지 바람소리가 더욱 거세다.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잘 마련된

쉼터에 앉아 맛있게 점심을 먹는데 우리도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삶은 달걀과 오렌지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맛있는 것을 사먹을까 생각도 했는데 산에서는 간단하게 요런것들이 좋다. 아침에

일찍 달걀을 삶아 놓길 잘했다. 사다 놓은 오렌지도 있어 옆지기가 까서 통에 잘 담아 왔으니 그야

말로 맛있는 점심이 되었다. 점심을 먹으며 옆지기가 '노적봉으로 해서 용봉초등학교로 내려가야지'

하길래 '그만 하산합시다. 용봉사 구경해야지.석탄일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옆지기가 '내 그럴줄

알았다.. 아쉬운데 어렵게 산을 타지도 않았고 더 진행하지..?' '아쉬움이 남아야 다음에 또 오지.

욕심내지 말고 여기서 멈춥시다..' 그리곤 쉼터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홍성 신경리 마애석블]

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마애석블]과 [용봉사]를 구경하는 것도 시간이 걸릴 듯.이만하면

만족한 산행이었다.다음엔 꼭 용봉초등학교 쪽으로 해서 올라가 내가 가보지 않았던 곳을 다 도는

산행을 해야겠다. 날이 좋은 날 가면 더욱 좋을 듯 하고.암튼 그래도 정말 좋은 산행이었고 용봉산

정말 멋지고 좋은 곳이다. 낮은 산이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춘 산으로 볼거리가 다양하다.

 

201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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