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하루하루가 다른 뒷산의 초록세상,은방울꽃이 피네

 

 

 

애기똥풀

 

 

어제 언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다녀오고 옆지기도 늦는 다고 해서 그냥 찬밥 한 술 뜨려 했는데

갑자기 옆지기가 집에 온다는 톡,거기에 어젠 어버이 날이라 오빠들이 집에 가서 밭에 고추를 심었

다는데 작은오빠가 엄마가 담아주신 열무김치를 가져 온다는 것.그걸 엄마께 전화했다가 알고는

준비할새도 없이 작은오빠가 오고 잠시 후에 옆지기가 오고 밥도 없고 찬도 없고 그냥 가져온 열무

김치를 넣고 비빔국수를 해 먹었는데 팔이 아파 밤새 끙끙 앓으면서 잤다.그래서인지 몸이 찌뿌둥,

비가 온다고해서인지 묵지근 해서 뒷산을 바라보다 비가 오기전에 다녀오기로 하고는 얼른 준비하고

나섰다. 여시는 벌써 눈치채고 데려가 달라고 여우짓인데 녀석 데리고 나가면 내가 더 고생을 해서

기다리라고 하고 나 혼자 뒷산행,밖에 나오니 기분이 좋다. 오늘은 땀을 훔뻑 흘릴 생각으로 웃옷의

지퍼를 열지도 않고 다녔다. 교육방송에서 엄대장이 나오는 부분을 보았더니 엄대장은 산행할 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나도 한번 노폐물을 몸 밖으로 모두 빼내기 위하여 땀을 뻘뻘 흘려 보기로.

 

 

 

둥굴레

 

은난초..비가 오려고 흐려서인지 촛점이 안잡힌다..ㅜ 

 

 

 

숲의 하루는 나의 하루보다 몹시 바쁘게 움직이는지 하루가 다르게 초록빛으로 무성하게 뒤덮힌

산,모기도 있고 파리도 있고 새들도 무척 많아서 비가 오기전이라 더 시끄럽다.아니 정말 좋다.

노래를 불러주는 녀석들이 있고 온통 초록이라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비가

오긴 오려나보다. 무성한 숲 속을 보니 둥굴레도 꽃 피고 하나 둘 오월의 야생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월에는 [은난초] [금난초]를 보아야 하는데 은난초가 이제 잎은 올라온 것이 보인다. 얼마 있음

꽃을 볼 수 있으리라.

 

 

 

 

어디서 꽃 향기가 나서 보니 온통 하얀꽃이 탐스럽게 핀 나무,그리고 나비와 벌도 보인다. 요즘

정말 벌을 보기가 힘든데 그래도 가끔 벌이 '윙 윙..' 하며 날아다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날이 좋았다면 더 많은 벌을 볼 수 있었을텐데 비가 온다고 하니 날이 흐려서 더 없는 듯 하다.

 

 

이게 뭘까? 궁금하다.

 

이름이 뭔지 모를 것이 씨를 뿌린것처럼 밭과 같이 무성하게 쫙 깔렸다. 잎을 따서 향기를 맡아보니

기분 좋은 향기가 나는데 꼭 제라늄페페 비슷하면서도 바질 비슷하기도 하고 암튼 이름을 알 수

없어 '지식in'에 '사진으로 묻기' 에 올려 놓았는데도 답이 없다.잎을 몇 개 따서 향기를 맡으며

이녀석 이름을 정말 알고 싶다 했지만...녀석의 이름은 뭘까?

 

고사리..역시나 촛점이 안잡힌다..흐려서리..

 

무덤가에 무성한 할미꽃..이제는 머리를 풀어헤쳤다.

 

점도나물

 

쥐똥나무 인가?

 

음지에서 핀 현호색

 

둥굴레를 누가 뽑아 버렸네...ㅜ

 

은방울꽃

 

은방울꽃

 

은방울꽃이 무리지어 있는 곳을 몇 곳이나 찾아 보았는데 겨우 이거 하나 꽃대 발견,

몇 차례 핸펀으로 촛점을 맞추려 해 보았지만 날이 흐리니 도통 잡히지가 않는다. 그것이

또한 잎 뒤라 그런지..그래도 요거라도 봤다는 것이 맘에 위안,큰 보물을 찾은 것처럼 기쁘다.

 

 

 

때죽나무

 

초록숲에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 내 몸과 마음이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 나도 초록이 된것처럼

상큼하고 싱싱해지는 기분이 들어 정말 좋다. 맘들은 산행길로만 해서 안정적으로 길만 보고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난 굳이 숲 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을 들추기도 하고 이녀석 저녀석

찾아 보느라 바쁘다. 그러다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암튼 그렇게 하여 하나라도 찾아서 보고 나면

정말 기분이 더 좋아지고 그날은 보물을 하나가득 품에 안은것처럼 좋다. 오늘도 역시나 은난초에

은방울꽃 고사리까지 보고 나니 기분이 좋다.

 

 

 

 

 

오솔길로 접어 들어 새소리를 들어가며 혼자 흥얼흥얼 기분 좋게 길 끝에 가 닿아 메밀차를 시원하게

마시고 있는데 '후드득 후드득..' 녹우가 내린다. 숲에서 비는 녹우가 되고 내게는 청량감을 준다.

시원하게 메밀차로 입을 적시고 가슴을 적시고 비를 맞아 가며 숲길을 걸으니 더욱 좋다. 시원한 것이

그렇게 오솔길을 벗어 나는데 숲의 한쪽 사유지인지 밭으로 일구던 무척 넓은 부분의 맨땅에서 갑자기

'푸드덕 푸드덕~~' 하며 무언가 날아 올라 보니 꿩이다. 숫꿩이 그 모습도 당당하게 날아 올라 숲으로

비행을 하는데 너무 멋있어 그냥 멈추어 서서 바라보았다. 얼른 찍었다면 조그맣게라도 찍혔을텐데

왠지 녀석의 비행을 내가라도 봐줘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은 갑자기 또 무언지.그렇게 꿩의 비행까지

보고 나니 오늘 이 시간이 내겐 마법과 같다. 숲에 들어와 초록세상에서 길을 잃듯 꽃과 식물을 찾아

다니고 숲에 내리는 비도 맞고 꿩의 비행까지 모두 숨겨져 있던 날 위한 것들은 아니었을까. 기분좋게

산행을 마치고 오락가락 하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향하는데 땀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린다. 내 안에서

나쁜 것들이 모두 밖으로 나오고 있는가 보다.

 

20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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