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코, 연애하다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다나베 세이코는 책보다 난 영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로 만난 작가이다. 잔잔한 영화가 좋아서 잠깐 일본 영화에 빠져 들어 보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 작가의 <노리코 3부작>이라고 하는 그 첫 권이 바로 이 책 <노리코,연애하다>이다. <딸기를 으깨며>를 읽어볼까 했는데 기회를 놓쳤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아주 사적인 시간> 그리고 <딸기를 으깨며>로 이어지는 '노리코 3부작' 사랑과 연애 이야기가 주는 의미는 뭘까? 우리와는 문화적 차이가 많아서일까 내용에서 노리코의 '자유연애'에 대하여 낯설기도 했지만 삶은 시작과 끝의 연속이면서 사랑과 이별의 반복 순환이라는 것을 말해주기 위한 노리코의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잠깐 일본 젊은이들의 사랑에 젖어 들어가본다.

 

무엇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다. 길의 끝에서 뒤돌아보면 다시 시작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리코는 어릴적부터 오빠 친구인 '고로'를 가슴에 담아 두고 있지만 그의 앞에 서기만 하면 작아지는 그런 무력한 존재가 되고 만다. 그녀는 프리랜서로 그림도 그리고 일러스트를 하는가 하면 디지인도 하고 인형도 만들고 한마디로 다재다능하지만 연애에는 별재주가 없다. 오랜시간 마음에 담은 고로와 잘되길 바라지만 늘 어긋날 뿐인데 그녀의 친구인 미미가 남자를 떼어 놓기 위하여 '임신'을 핑계로 돈을 뜯어 내자며 그녀와 함께 가길 바라고 그렇게 우연하게 자리한 곳에서 만나게 된 '고' 부자짓 도련님과 노리코의 연애는 시작된다.그자리는 미미와 그녀를 임신케 한 타짱과의 끝인 자리였다. 시작과 끝이 겹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미미는 실제 임신을 하게 되고 가짜로 호적을 빌려 줄 남자가 필요했는데 그때 마침 고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호적을 빌려주겠다고 나서게 되면서 미미와 고로의 사랑이 시작된다.

 

노리코는 오랜시간동안 그렇게 노력을 해도 가질 수 없었던 고로를 미미는 '임신'이라는 하나만의 이유로 가뿐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가하면 노리코와 고는 그의 별장에 놀러갔다가 바다에 빠져  위험한 순간에 '미즈노'라는 고의 별장 옆에 사는 중년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가슴에는 고로를 품고 있으면서 실제 사랑은 고와 나누는가 하면 저돌적인 고의 사랑보다는 중년의 미즈노의 사랑에 더 빠져들게 되는 노리코,그녀는 가슴과 머리가 따로인 사랑을 하게 되고 또한 미미와 고로가 가짜 결혼에서 진짜 결혼생활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은 너무 허무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어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어긋나고 만다. 미즈노와의 사랑을 눈치챈 고의 폭력앞에 무참히 무너지는 노리코,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노리코에게 단단히 빠져 버린 고,과연 그의 선택은 누구를 향할까?

 

미미와 고로는 미미의 아이가 사산되면서 더 깊게 이어지고 만다. 이별에서 시작된 사랑이다. 노리코와 미즈노의 사랑의 끝에서 다시금 시작되는 노리코와 고의 사랑의 대반전, 그렇게 사랑은 순환되고 삶도 순환된다. 흘러가는 물처럼 정지하여 고이지 못하고 시작과 끝 그리고 사랑과 이별이라는 순환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조금은 낯선 풍경이라 처음엔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읽다보니 '아 이런게 삶인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린 하루에도 이런 '시작과 끝'그리고 '사랑과 이별'의 감정의 변이및 삶의 순환속에 살아가고 있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어느 광고의 글귀처럼 움직여야 사랑이겠지만 그렇다고 저울마다 사랑을 놓고 달아 보는 행동은 그리 좋지만은 않은 듯 하다. 이동하는 동안 '진실'성이 결여되는 듯 하면서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처럼 너무 자신 입맛만 찾는 것 같은 왠지 '간본다'는 느낌이 강한 노리코식 사랑이 그래도 좋은 결실로 끝나 다행이기도 하고 운명은 정말 따로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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