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릴리 블레이크 지음, 정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그림형제의 <백설공주>를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다던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림형제의 '백설공주'가 벌써 200년이 되었단다.그리고 시대는 변했다.오래전 백설공주는 마녀의 독사과를 먹고 잠들어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렸다면 이시대의 '백설공주'는 어떻게 변신을 해야 할까? 요즘은 3D영화도 많이 나오고 '여전사' 이미지 환타지물도 많다. 고전은 왕자와 공주는 결혼을 하여 '오래오래 살았답니다' 로 끝났기 때문에 아직도 그들은 죽지 않고 우리들 가슴에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들은 불멸의 삶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오래도록 '백설공주'는 그렇게 대를 거듭하며 읽히고 또 읽혔다. 그렇다면 21세기 백설공주는 무언가 변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탄생한 백설공주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다.영화로도 한참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의 '원작'이다.

 

영화를 보지 않아서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다보니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와 '반지의 제왕'을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난다. 그래도 고전의 그 줄기는 그대로 가져오면서 판타지적 요소가 잘 결합했다는,고전에서는 백설공주가 왕자를 기다렸다면 21세기의 백설공주는 능동적이 인물이면서 여전사가 되어 왕자격인 '윌리엄'을 찾아 가기도 하지만 도움과 시중을 받는 공주가 아니라 맞서 싸우는 백설공주다.고전 비틀기를 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고 고전물이 현대물로 바뀌어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를 더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공주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기는 했지만 매그너스 왕이 결혼을 한다고 할 때까지는 왕국도 그렇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매그너스 왕이 어둠의 병사들로부터 구해 낸 '라벤나' 라는 짚시 여자와 결혼을 한다고 한 후 결혼식날 모두의 운명은 바뀐다. 그녀 라벤나는 누구일까? 매그너스 왕에게 어머니를 잃었지만 어머니가 죽기 전에 오빠 핀과 그녀에게 신성한 피로 영혼이 연결되게 마법을 걸어 놓았다. 신성한 피를 마시면 다시금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다시 힘을 가질 수 있는 라벤타와 핀,그들은 결혼식날 매그너스 왕의 가슴에 칼을 꽂고 공주는 탑의 감옥에 가두고 왕국은 어둠에 잠식되어 황폐해졌다. 공주와 친구처럼 지내던 윌리엄과 그의 아버지 해먼드 경은 다행히 도망쳤지만 공주는 붙잡혀 감옥에 갇혀 십여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라벤나에게 공주의 신성한 피가 지금 필요하다. 팔딱팔딱 뛰는 공주의 심장이 필요하다. 오빠 핀이 그녀의 심장을 가지러 들어간 사이 그녀는 까치 두마리의 도움으로 핀을 공격하고 탈출에 성공,하지만 라벤나는 어둠의 숲으로 도망친 공주를 잡기 위하여 어둠의 숲에 대하여 잘 아는 사냥꾼 에릭을 끌어 들인다. 그는 아내 사라가 처참하게 죽은 뒤로 술병만 끼고 사는 주정뱅이나 같지만 어둠의 숲을 몇 번 들어갔다 나왔기에 안내자로 적합했던 것.

 

사냥꾼 에릭이 어둠의 숲에서 핀의 부대와 함께 공주를 찾아 라벤나에게 넘길까? 어느 순간 사냥꾼은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주를 도와주고 그녀에게 무술도 가르쳐 주는 동조자가 된다는 것이다. 사냥꾼과 함께 윌리엄을 찾아 가는 길에 라벤나를 피해 살기 위하여 자신의 아름다움을 버린 여인들도 만나게 되고 황폐한 숲도 보게 되고 사냥꾼에게 무술도 배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되는 공주, 그녀가 무사히 윌리엄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신성의 숲에서 만난 난장이들은 그녀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어둠의 숲을 지나 신성의 숲에서의 이야기는 영화 아바타를 연상케 한다. 어둠의 숲은 '반지의 제왕'을 생각하며 읽었다. 느낌이 딱 그렇다. 라벤나를 벗어나 달아나려 하지만 그녀는 마법을 이용하여 그녀를 찾아 내게 되고 핀은 사냥꾼의 손에 무참하게 죽게 된다. 핀과 라벤나를 떼어 놓아 라벤나의 힘이 약해졌을까? 그녀는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소녀들의 신성한 피로 힘을 키워 공주와 대적한다.

 

백설공주를 염두해 두지 않고 읽는다면 딱 판타지소설이다. 백설공주라기 하기 보다는 공주에서 여전사로 거듭난 공주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드는데 영화적 요소를 생각하며 읽으면 재밌기도 하다. 영상으로 만난다면 더욱 재밌을 듯 하다. 새어머니인 왕비가 마귀할멈으로 변신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마녀로 변신을 했고 공주 또한 강인한 여전사로 변신을 한다. 그런가 하면 난쟁이 들은 그냥 광부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들여다보는 존재로 표현이 된다. '전설에 따르면,난쟁이들은 땅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서 창조되었다고 해.금은 보화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아름다움까지도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이 있지.' 그런가하면 공주와 사냥꾼 에릭과 윌리엄은 약간은 삼각관계와 같은 뉘앙스도 풍긴다. 윌리엄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사냥꾼을 맘에 품고 있는 공주, 공주를 놓고 윌리엄과 사냥꾼 에릭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듯 서로의 감정을 나타내지만 사냥꾼이 자신이 있을 자리가 아님을 알고는 떠난다. 그런 사냥꾼의 뒷모습을 눈에 담는 공주, 무언가 여운이 남는다.이야기가 이어질 듯 하다.

 

우리는 가끔 고전을 비틀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낸다. 이 이야기도 그렇게 볼 수 있는데 판타지물로 거듭나서일가 더욱 강인해 보이는 공주의 모습과 고전의 뼈대에 판타지적 요소들이 가미되어 더욱 웅장한 느낌도 들고 그녀가 공주라서가 아니라 현대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운명과 마주해 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녀가 라벤나의 손에 붙잡혀 그냥 탐의 감옥에 갇혀 허송세월을 다 보낸 후 라벤나의 먹잇감으로 죽어 갔다면 이야기는 정말 재미가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마지막 순간인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아무도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어둠의 숲에서도 벗어나고 트롤을 만나서도 강인하게 나가 그를 돌아서게 한다. 그동안 탐의 감옥에 갇혀 있던 그녀에게 어디서 이런 힘이 솟아 나왔을까? 매그너스 왕에게 물려 받은 힘이 내재하고 있었을까? 그것이 라벤나로 인해 폐허가 되듯 한 아버지의 왕국을 보게 됨으로 하여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아버지의 보호아래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자신의 삶이 이제는 그 누구의 힘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것을 깨우친 순간,그야말로 불굴의 여전사가 되어 자신의 왕국을 다스리게 되는 공주,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게 된 것이다. 원작을 읽었으니 영화를 보면 더욱 재밌을 듯 하다. 영상과 글이 어떻게 다른지. 백설공주가 되었건 아니건 간에 인생이란 굴복하기 보다는 막 부딪혀서 싸워나가야 한다. 부딪혀야 무언가 새로운 것을 얻지 그냥 주어진 대로 받아 들이고만 있다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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