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각류 크리스천 : 레드 편 - 딱딱한 형식의 껍질 속에 불안한 속살을 감춘 갑각류 크리스천
옥성호 지음 / 테리토스(Teritos)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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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딱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의지가 되고 그나마 믿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불교쪽인듯 하다.그렇다고 불교 또한 진실되게 찾아 다니며 믿는 것이 아니라 오다가다 들르는 산사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문화와 역사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그쪽으로 기우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그렇다고 특정 종교에 대하여 뭐라 말 할 정도의 그런 믿음이나 그외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기독교나 그외 종교에 대하여 비판의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갑각류 크리스천' 은 현시대 기독교에 대하여 누구보다 부조리를 말해주는 듯 하여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려고 선택한 책이다. 믿음이 없다고 이런 서적을 읽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뉴스에서 불교계 사람들이 하지 말야 할 행동을 하여 뉴스를 타거나 혹은 기독교인으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뉴스를 타는 그런 사건과 사고속의 사람들을 종종 접하기도 했다. 기독교의 문제점을 들추면 꼭 불교와 비교를 한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비교하듯 불교가 뉴스감이 되면 기독교가 타깃이 되고 꼭 대립되는 종교가 기독교와 불교인 듯 하다. 하지만 저자는 '기독교' 크리스천에 대한 부조리를 찾고 있다. 아니 짚어내고 있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어제 오늘일은 분명 아닐진데 믿음이라는 것이 그리고 문명사회로 발전해 나가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이익'을 위하여 종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 주위에서도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직접 접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종교를 타인이게 혹은 아무것도 모르는 타인에게 믿음을 강요한다. 그럴 경우 몇 번은 경험해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혹은 더욱 난처한 것은 아파트에 일찍부터 찾아와 강요를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동네에도 무척 많은 교회가 있고 그들은 큰 차를 이용하여 아파트를 순회하며 믿음을 강요한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

 

저자는 아버지가 목사이고 그 또한 기독교인이라 할 수 있으니 자신이 속한 믿음에 대한 잘못된 점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맹목적으로 따라 가고 있었지만 점점 불어나는 교회의 몸뚱이는 목사가 아니고 교회 CEO라고 해야 하는지. 성경보다는 다른 이야기에 감동을 하고 말발이 강한 목사의 설교가 먹혀 드는, 무언가 진실과 짐심이 배제되고 알맹이 빠져 버린 듯한 믿음과 크리스천이라는 '갑각' 밑에 숨어 술과 담배를 안하기나 십일조나 새벽기도 큐티등 겉으로 들어나는 것에만 치중하는 갑각류들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잡아 내고 있다. '우리나라 크리스천들은 다 갑각류야. 겉모습은 엄청 단단하고 흔들림이 없어 보이는데,실상 그 속은 연약한 살로 가득 채워진 갑각류...... 그러다 보니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에 더 집착해. 새벽기도,십일조,술 담배 안하기,등등... 속이 허할수록 밖으로 드러내는 이런 신앙 행동 양태에 더 집착하지.왜 그런지 알아? 겉이 무너지면 속까지 다 무너지기 때문이야.'

 

단단한 겁껍질 속에 숨은 여리디 여린 영혼을 가진 사람들을 나 또한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그렇다고 그들이 믿음에 대하여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궁지에 몰리면 내세우는 것은 결국 '믿음'이다. 하지만 일상을 들여다보면 믿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경우가 더 많다. 저자는 일례로 '책을 많이 읽어라' 그만큼 공부를 많이 하라는 것이다. '공부하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회의하는 크리스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아멘한다고 따라서 '아멘' 할 것이 아니라 좀더 생각하고 질문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겉모습에만 치중하는 크리스천이기도 하지만 두번째로 그가 문제점으로 들고 있는 것은 '유명인'에 취약하고 성공한 사람을 숭배한다는 것. 이 부분에는 많이 공감한다. 매체에서도 정말 민망할 정도로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는 연애인이나 그외 유명인들이 있다. 셋째로는 내용보다 효과를 중시한다는 것.전시효과처럼 은혜에 집착하는 크리스천과 신앙에 민감하게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 내 종교가 소중하면 타인의 믿음도 소중하다는 것을 존중해줄 줄 하는 그런 아량 넓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자신의 믿음을 강요는 해도 타인의 믿음을 이해하고 넓게 받아 들이며 포용해주는 그런 크리스천 있을까.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하여 여행하면서 절에 가게 된 사람들,결코 절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절이란 믿음이기 이전에 문화재이고 역사라고 본다. 내 땅만 밟으며 어떻게 살것인가.

 

무엇이든 털어서 먼지 안나는 것이 없다.그것이 종교여도 마찬가지고 사람이어도 마찬가지다. 성경말씀의 효과와 기도에 대한 응답을 기대하면서 정작 성경에 무엇을 말하나는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 술 담배는 죄악시 하면서 그보다 더한 부도덕한 잘못들에 대하여는 슬며시 눈 감는 크리스천들의 '갑각' 을 드드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등잔 밑이 어두워서 자신들의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옳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야 훤하게 무엇이 잘못인지 보이지만 당사자들은 종교라는 겁껍질 밑에 숨을 수도 있고 미쳐 잡아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종교의 오류 아닐까 한다. 믿음보다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읽어 보았다. 뻔한 문제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제목의 비유가 참 신선함에 그리고 그 또한 믿음의 길을 걷고 있으면서 내뱉는 쓴소리라 더 와닿은 듯 하다. 닥치고 아멘이 아닌 이유 있는 아멘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믿음이든 무엇이든 생각이 깨어 있는 자가 되어야 한다.남이 간다고 나도 따라서 무작정 갈 수는 없는 것이 종교에서는 더욱 확연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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