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엔가 본 다큐였던 것 같은데 일본의 '스키장'에 대한 것이었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파우더스노우'가 내리는 곳,스키어들이 최고로 치는 스키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지만 스키장은 일본에게는 뱉을수도 삼킬수도 없는 '불'과 같은 애물단지이기도 했다. 환경문제와 부딪히기도 하고 그 많은 스키장이 자국민이 주인이 아닌 점점 주변 아시아계가 주인으로 바뀌고 있어서 일본의 몇 프로가 외국인땅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사양사업으로 인해 주변 경제까지 위험에 빠져서 경제에도 치명타를 안겨준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이기에 개인의 문제를 너머 나라 경제에 까지 미칠정도가 되었는지 아마도 그 부분에서 이 책은 기회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소설에서도 역시나 신게쓰 스키장은 모두가 잘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난 해 사망사건이 일어난 호쿠게쓰지역은 폐쇄가 되어 지역경제도 엉망이 되었다. 사고 피해당사자들이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스키장측은 다른이들의 안전을 내세우지만 몇몇 스키어들은 그곳을 원한다. 하지만 아직 스키장측은 그곳을 열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지역경제는 말이 아니다. 그런 과정에서 갑자기 사망사고 피해자인 이리에부자가 신게쓰 스키장에 나타나 스위트룸에 묵고 있고 그 옆방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노부부가 묵으면서 스키를 즐기고 있다. 세계적인 스노보드 대회를 열어야 하는데 아직 코스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의문의 협박메일이 오고 윗선들은 협박범이 해달라는 요구사항을 그저 묵묵히 들어주고만 있다.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패트롤 요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범인검거' 작전을 펼쳐 보지만 점점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소설은 사망사고 피해자들인 이리에부자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수상한 노부부 그리고 치아키와 그녀의 사촌들 그리고 스키장의 패트롤 요원들과 스키장의 간부급들이 함께 씨실과 날실이 되어 교묘하게 엮어 들어가면서 협박범이 누굴까에서 점점 한명이 아닌 '그들' 이 되어가며 모든 사람들은 커다란 대어를 낚기 위한 촘촘한 그물망처럼 하나로 엮이어 들면서 마지막엔 사건의 종결로 치달린다. 그렇게 걸린 '대어' 사건의 종결은 '스키장의 경영난'이 불러온 문제였던 것이다. 신게쓰 스키장의 문제였던 '호쿠게쓰' 이곳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신게쓰가 살아날 수 있는냐 없느냐였던 것,그렇다면 윗선들은 호쿠게쓰를 포기하더라도 다른 스키장만은 살려야겠기에 최후의 방법으로 자작극처럼 사건을 만들지만 사건위에 또 사건이 더해지고 그 사건위에 지난해에 있었던 '사망사고'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눈사태처럼 커졌던 것이다.

설원에서 펼쳐지는 쫒기는 자와 쫒는 자의 이야기라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가는 '스피드' 한 이야기라 정말 스릴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읽어도 읽어도 긴장감이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영상으로 본다면 스피드하겠지만 글은 그리 타이트하지 못하고 느슨하다. 이야기 어디에서 긴장감이 펼쳐지려는지 자못 기다려봐도 그런 긴장감이 나오지 않으니 조금 읽는 맛이 떨어지기도 하고 읽다보면 그의 깨알같은 복선들이 들어나는,마지막에 설명하듯 한꺼번에 모든것이 밝혀지는 결말 때문에 조금은 시시한 면도 있다. 이것이 만약에 영화라면 영상미와 함께 스릴과 공포 추리 모든 것을 안겨줄 수 있겠지만 글로서는 조금 긴장감이 떨어지니 읽으면서 한번에 읽어내리지 못하고 쉬다 쉬다 그렇게 시간을 끌며 읽게 되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아니라고 할 수 없듯이 모든 사람들이 얼키고 설키는 그러면서 하나의 사건으로 치달리는 그의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만능 스포츠맨으로서의 지식이 모두 녹아 있는 소설이 되었지만 조금도 조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협박범의 메일처럼 '스키장'은 어쩌면 환경문제이고 지역문제까지 야기하여 지역경제를 좀먹는 존재로 전락되어 존폐의 위기까지 가게 되겠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스키장이 존재하는 한 지역도 살리고 스키어들에게도 잇점이 되려면 잘되고 볼 일이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긍지를 가지고 일하는 패트롤 요원들이 있고 파우더스노우까지 적절하게 내려주니 잘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금상첨화'와 같은 존재이지만 잘못되면 폭파할 수도 없고 다시 나무로 복원할 수도 없는 큰 애물단지로 거듭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런면에서 히가시노는 모두가 존재할 수 있는 쪽의 손을 들어 주었다. 지역경제도 살리고 스키어들도 즐길 수 있으며 그곳에서 가족처럼 일하는 직원들의 생계도 책임질 수 있는 '스키장 존재' 로 결말을 지으면서 또한 사망사고를 겪은 가족들의 맘까지 헤아리는 폭넓은 면을 발휘했다.

그렇담 무엇이 문제여서 '긴장감'이 떨어졌을까.자신하는 스포츠를 너무 드러낸것일까? 사건을 너무 질질 끌어서 였을까. 연애사를 살짝 맛보기로 넣어서일까.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자신하는 다른 분야로 폭넓게 추리소설의 폭을 넓혔다고 본다. 설원에서 아니 대자연에서도 '실리' 를 놓고 인간들이 벌이는 추악한 면이 있다는 것을 그는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개인의 이윤추구를 위하여 자연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아니 자연이 담보가 되어서는 안될것이다. 자연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다. 추리소설면에서는 긴장감이 조금 떨어져 맛은 덜했을지 몰라도 사회문제로 이슈화 되고 있는 문제를 거울삼아 스포츠 추리소설을 써낸 것을 보면 그만이 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할수 있겠다. 이제 겨울시즌이 다가오는데 미리 겨울을 맛 보았다고 할 수 있겠고 사건은 어느 정도 독자들이 짐작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은 어쩌면 읽으면서 스포츠를 즐기라는 그의 메세지처럼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한동안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작가에 빠져 읽었던 책들이 생각난다. 너무 그의 책에 빠지다 보니 그의 생각을 읽는 듯 하여 한동안 손에서 놓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다시 '히가시노의 추리소설을 읽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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