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 소년의 3분은 천상의 시간이었다
토드 버포.린 빈센트 지음, 유정희 옮김 / 크리스천석세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믿는 종교는, 난 정확히는 무교다. 하지만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은 불교다. 그리고 나 또한 절에 가거나 그곳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한다. 그렇다고 그외 존재나 믿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영적인 세상에 대하여 부정하지 않기에 거리낌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간증' 에 해당하는 것이리라.기독교나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조금 무리가 가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보다 그들이 겪었을 고난의 시간들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목회자인 콜튼의 아버지인 토드 역시나 힘든 질곡의 시간을 계속적으로 견디어 냈기에 그들의 인내는 바닥에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에서 다시 만4살이 안된 아들이 사경을 헤매이게 되었으니 어떠했을까.

나도 그런 시간을 보내었었다. 2년 차이로 계속해서 긴 병원신세를 져야했던 큰 사고,산행사고 교통사고 그리고 친정아버지의 폐암선고는 정말 암흑과 같았다.산행사고에서 죽었구나 하는 순간,누군가 날 살려주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되었는데 뜻하지 않던 사람을 만나 그게 내가 어린시절에 그렇게 따르던 큰할아버지였다는 것을, 정말 어떻게 설명이 안되는 그런 일이었다. 그렇게 생명을 연장하게 되었는데 또 한번의 큰 교통사고로 또 다시 힘든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살아날 수 없는 순간이라 남들은 이야기 하는데 난 멀쩡하게 살아났다.그리고 꿈에 보이던 아버지와의 긴 이별연습, 꿈일거라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곧 현실이 되었고 내 꿈은 정말 딱 들어맞았으니 무어라 설명할까. 그렇다면 4살의 어린아이가 보았다는 '천국' 은 믿어야 할까? 세상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믿을 수 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존재하고 있다.꿈이라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라 생각했던 것이 진실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버지 토드이 다리 골절및 유방암 등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어간 가족들, 그런 가족들에게 장염이라 생각했던 콜튼이 장염이 아닌 맹장이 터진 것을 모르고 5일여 지속되어 사경을 헤매이게 되었다니 정말 이것은 누구의 잘못이라 해야할지.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을 때 특히나 많은 맹장염수술 환자들을 만났다. 아파서 바로 수술을 한 사람들은 2~3일 후면 걸어서 나갔는데 맹장인줄 모르고 배가 아픈것을 참았다가 맹장이 속에서 터져 온 어떤 아줌마는 다른 사람보다 더 심하게 아픔을 호소하며 일주일여 그렇게 심하게 앓고는 다행히 나아져 퇴원을 했다. 책을 읽다보니 그때 생각이 퍼득 떠올랐다. 어린아이에게는 그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른도 참기 힘든 아픔인데. 그런 아이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수술을 거듭하고 그 힘든 아픔의 시간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는 '하느님을 만나고 천국을 여행' 했다니 정말 놀랍다.

4살의 꼬마의 말이라 처음엔 그냥 흘러 들었을 이야기가 점점 구체화되고 자신이 보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이야기 한다는 것은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 아닌 경험에 의해서라는 것을 믿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정말 눈감으면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아니고 정말 선택되어야만이 볼 수 있는 영적인 존재와 영적인 세상을 보았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유체이탈의 경험은 가끔 느끼었다는 사람들도 있고 나 또한 오래전에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무척 힘들고 아팠던 고등학교 시절,아파서 자고 있는데 내가 나 자신이 자고 있는 그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유체이탈의 순간이었다. 얼마나 놀랍던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게 되었고 다른 방에 있던 식구들이 놀라 달려와 무슨 일인지 물었는데 이야기를 해주자 믿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난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내가 나 자신을 보았던 순간을. 하지만 단순한 유체이탈이 아닌 천상의 존재인 하느님과 천사들과 그리고 그외 영혼들과 함께 하며 자신이 겪고 있는 힘든 시간을 내려다 보았고 천국을 경험했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때묻은 어른이었다면 지어낸 이야기라 했을까? 목회자인 아버지 토드의 성경의 말씀이 곁들여져 좀더 극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아니 아빠 토드의 질곡의 시간들에 이어진 아들 콜튼의 사경의 시간에 본 천국행 이야기라 더욱 극적인 이야기가 되었지만 난 믿고 싶다.

다른 부부보다 콜튼의 위에 가졌던 두번째 아이의 두달만의 유산 때문에 마음 아파했던 엄마 소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듯 천국에서 '누나' 를 만났다는 콜튼, 여자이고 엄마라면 그 부분을 이해할 것이다.아무리 아이가 아이라고 부리기 이전에 유산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평생 지을 수 없는 아픔으로 가슴에 묻게 된다. 그런 아픔에 이름도 지어주지 못했던 아이, 그 아이를 콜튼은 천국에 가서 만났던 것이다.그렇다면 이승에서는 잊혀지고 버려지듯 하는 생명도 천국에서는 모두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한한 생이 주어지겠지.그 부분을 읽으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단지 콜튼의 천국 이야기를 믿지 못한다고 해도,아니 진실이 아니라고 인정하지 못한다고 해도 어느 순간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이야기라는 것은 알게 된다. 믿음을 떠나 어디엔가 있을 천국, 아니 우리도 언제인가는 한번은 가게 될 그 세계를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서 보았기에 더 특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을 먼저 보낸 이가 있다면 한편으로는 그 세계를 믿고 싶을 것이다. 종교와 무관하게 말이다. 나 또한 내 아버지가 그 세계에 계실 것이라 믿는다.

'콜튼, 네가 천국에 있었고, 이 모든 것들을 ......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또 숙제도 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얼마나 오랫동안 거기에 가 있었던 거니? ...... 3분이오.' '3분' 이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심히 생각했던 3분동안 어떤 소년은 생과 사의 갈릴길에서 '천국' 을 경험했다. 그렇다면 내게 3분의 의미는 무엇일까? 3분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니 정말 많았다. 라면 하나를 끓여 배고픔을 극복할 수 있고 남편과 싸웠을 때 화해할 수 있는 문자나 통화를 할 수 있고 외출준비에 걸리는 시간등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만약에 생과 사의 갈릴길에 있다면, 그렇다면... 나 또한 큰 사고를 겪은 시간도 생각해 보면 아주 짧은 순간의 시간 겨우 '3분여' 될까 말까한 시간에 사고를 당했다. 그 순간의 시간으로 모든 것을 달라질 수 있었지만 운 좋게 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나 생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때는 살아 있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를 하며 살았는지,정말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리며 살게 되었는데 이제 그 느낌이 서서히 잊혀져가고 빛바래가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천국을 경험하고 하느님을 만나고 천사를 만난 것도 중요하겠지만 다시 이승의 삶을 감사하게 누리 수 있음이 더 행복이리라. '소냐가 간호사실에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러 잠깐 나간 동안, 나는 콜튼의 침대 옆에 앉아 살아 있는 내 아들의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 온 아들의 모습, 그 기쁨을 무엇으로 말하리. 천국을 보았다고 해도 천사를 보았다고 해도 모두가 다 행복이겠지만 다시 주어진 삶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으리라.콜튼의 천국행인 짧은 '3분' 의 시간은 지금의 우리의 삶을 한번도 뒤돌아보게 한다. 그대,진실되게 잘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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