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엇 - 175년 동안 바다를 품고 살았던 갈라파고스 거북 이야기 보름달문고 45
한윤섭 지음, 서영아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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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인 <봉주르,뚜르>를 읽고 너무 좋아서 얼른 읽게 된 책 '해리엇'은 고향이 갈라파고스인 175년이 산 거북이 이름이다. 지금은 동물원에 갇혀 아기원숭이 때 동물원에 온 '찰리' 라는 원숭이와 올드 그리고 개코원숭이등과 살고 있다. 올드는 약하게 태어났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삶을 이어오면서 남이 가지지 못한 '미래' 를 본다. 그러니까 죽음이 얼마 남았는지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올드가 본 해리엇의 생명은 앞으로 삼일이다. 그 전에 찰리가 이 동물원에 오게 되는 상황이 묘사된다. 사람들에 의해 잡혀 동물원에 왔지만 엄마와 헤어져 개코원숭이 우리 앞에서 살아야 했는데 어쩌다 사육사의 열쇠를 훔치게 되고 그 열쇠 때문에 개코원숭이의 공격을 받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해리엇이 옆에서 그를 지켜준다.

해리엇은 175살이라는 나이도 그렇고 그동안 세상을 살아온 연륜으로 모두를 너그렇게 보면서 모두를 '친구' 라면서 하나로 본다. 개코원숭이게게 시달림을 받는 찰리를 자신이 있는 우리인 늙고 병들고 죽음이 임박한 동물들이 있는 우리로 옮겨오게 하면서 평화로운 날을 보내지만 그에겐 세상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한가지 소원이 있다. 그가 태어나고 친구들과 함께 하던 갈라파고스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힘도 없고 죽을 날도 가까워 그것은 꿈에 불과하다. 그런 그들에게 어느 날 개코원숭이 우리에서 불길한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했음을 감지한다. 해리엇이 개코원숭이 우리게 가 보고는 개코원숭이 대장인 스미스의 아기가 사람이 준 사탕을 먹다가 목에 걸려 죽음직전에 간 것을 알게 된다. 그 소리를 들은 찰리는 자신이 지금 '열쇠' 를 이용하여 구해줘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올드에게 묻는다. 개코원숭이 아기를 구할 수 있는지. 그렇게 그들은 하나가 되어 개코원숭이 우리도 향하지만 그들은 덜덜 떨고 있다. 무시무시했던 스미스,하지만 이제 그는 아기 때문에 그런 힘마져 없다. 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 올드에게 개코원숭이 아기를 구하게 한다. 목에 걸린 사탕을 빼내어 아기의 목숨을 구한 올드와 찰리,하지만 그들의 목숨이 위험하다.스미스가 당장이라도 그를 해칠것만 같아 덜덜 떨며 문을 잠그는데 스미스의 한마디, '천천히 해라,찰리' 그로부터 그들은 친구로, 하나가 된다.

해리엇은 올드가 말해준 죽을 날에서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음을 알고는 동물원 친구들을 모두 불러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자 찰리에게 부탁을 한다. 하지만 스미스가 어떻게 나올지 모두 궁금하다.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찰리는 스미스에게 맡기도 문을 열어주고는 모두를 부른다. 해리엇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동물원 친구들,해리엇은 자신이 어떻게 하여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갈라파고스 섬에서 부터 이곳에 오게 된 오래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윈과 그외 사람들에 의해 붙잡혀 오고 동물원에 갇히게 되면서 사람들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다. '길들여 진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것' 인지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숲이 바로 곁에 있어도 동물원 문이 열려도 그들은 나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주는 먹이와 사람에 의해 길들여져서 그들이 태어난 숲보다 이젠 이곳이 편한 것이다. 하지만 숲도 인간이 만들어 놓은 곳이다. 개체수를 늘리기 위하여 인간이 숲을 만들어 놓고 그들을 관리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동물원에 가두어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게 하고 있다. 동물이지만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동물,하지만 그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은 '사람' 이다. 그들이 사람을 무서워 하고 길들여졌어도 그들의 한가지 마지막은 '살아 남는 것' 이다. 어디에서 살든 말이다.

해리엇은 자신의 과거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모두가 하나가 될 것을 말한다. 그는 찰리가 개코원숭이들에게 공격을 당할 때도 곁에서 그를 지키며 '넌 혼자가 아니야,내가 친구가 되어줄께.' 했던 거북이다.'그래,친구.우린 모두 친구야.어떤 동물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이곳에서는 다 친구지.숲에서처럼 잡아먹을 필요도 도망 다니 필요도 없는 곳이니까.' 그러니 하나로 뭉쳐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찰리가 어려울 때도 도와 주었고 개코원숭이 스미스의 아기 원숭이가 죽을 뻔 했을 때도 해리엇의 지혜로 살아날 수 있었다면 이젠  친구들이 해리엇을 위해 마지막으로 무언가 해 주어야 한다. '세상에 죽지 않는 동물은 없고, 죽음이존재하지 않는 장소도 없지. 나무도 풀도, 그리고 개미도 너구리도 사람도 모두 죽어. 죽어야만 해로운 생명으로 태어날 수 있어.' 175년을 살았어도 그에겐 죽음은 의연하다. 그런 해리엇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하여 친구들이 뭉쳤다.

죽음까지 얼마의 시간이 남지 않은 해리엇을 바다로 보내는 작전이 시작된다. 올드와 개코원숭이들과 찰리는 찰리가 인간과 함께 살 때 보았던 가까운 곳의 바다로 그를 보내기로 한다.하지만 그가 이제 얼마의 시간이 남지 않아 힘이 든다는 것,그러므로 친구들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바다에 이르는 해리엇, 그는 고향에 온 듯한 그 푸근함에 마음 놓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친구들은 다시 동물원에 돌아 오지만 스미스는 늘 꿈 꾸던 바깥세상에 갈까 고민한다. 지금까지 사람들에 의해 길들여져서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만 동물원에는 그와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위험한 바깥세상보다 동물원을 선택하는 스미스,찰리와 올드도 그들의 자리로 돌오가고 다시 동물원의 일상은 시작된다. 단지 해리엇만 그곳에 없을 뿐이다.

간만에 감동 진하게 주는 어린이소설로 가슴 뭉클함에 깊게 젖어 들었다. 해리엇의 모두를 아우르는 연륜과 찰리의 이성적인 행동에서 사람보다 더한 무한 감동을 느꼈다. 이 이야기가 동물에 빗댄 이야기라 무한감동이었고 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을 보았기에 우리가 보지 못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그런 추한 면을 보게도 된 듯 하다.동물세계나 인간세계나 약자와 강자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강자는 약자를 괴롭히고 그들의 우위에 서려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위계질서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처럼,친구처럼 돕고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사는 곳이라 가르치며 생과 마찬가지로 죽음 또한 인생의 한부분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인간에게 아니 스스로가 무언가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게 한다. 습관처럼 몸에 베인 길들여짐에 의해 혹여 자신이 꿈 꾸고 있던 꿈마져 잊는 것은 아닌지,죽음이 임박해도 자신의 꿈은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해리엇처럼 말이다. 죽어서 자신의 고향에 갈지 누가 아는가.찰리처럼 세상으로 나가는 '열쇠' 를 쥐고 있더라도 모든 선택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기회마져 잃을 수 있다.살면서 늘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만화영화로 나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모두를 아우르고 하나로 엮어 주었던 리도로의 역할을 제대로 한 해리엇,이시대에 꼭 필요한 인간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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