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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ㅣ 케이스릴러
이두온 지음 / 고즈넉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선이'는 사람들 앞에 나설 때면 공황장애 증상을 보인다. 어릴 적 '밀리언달러 키즈'라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본인 대신 그녀의 동생 '장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그녀는 일곱 살의 나이로 스타덤에 오르며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그 후
외조부모 밑에서 자라게 된 선이가 동생 장이의 소식을 들은 건 꼬박 10년 만이다. 실종된 그녀는 살인용의자가 되어있었다. 과연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진 요즘, 이런 소재의 스릴러가 신선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그저 재미로 간과하기엔 어딘가 찜찜한 건 사실이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아이가 부모의 무관심 속에 버려지고 검은 손들이 뻗치는 불손한 관심 속에 어떻게 변모해가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은 아동학대 뿐만이 아니라 그밖에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다룬다.
층간소음 살해, 직장상사의 묻지마 폭행으로 한쪽 팔을 잃은 여성, 인간을 위해 무자비하게 희생되는 동물들, 같은 학우를 상대로한 강압적인
포르노 제작 등... 모든 문제의 이면에는 계급과 권력이 존재한다.
특히 공감되면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상사에게 한쪽 팔을 잃은 여성의 말이었다. 그녀는 왜 그때 좀더 저항하지 못했는지,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위계질서 때문에 그 위급한 상황에서도 일순간 예의를 지키려던 자신을 후회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서도 살면서 이런 경험쯤은 누구나 갖고있을거라 생각한다. 돌이켜보니 후회되는 순간들. 내가 그때 왜 그렇게
넘어갔을까.. 충분히 화를 내도 되는 상황에서도 나는 나보다 직급이 높다거나, 어른이라는 이유로 참고 넘어간 일들 말이다. 아마도 한쪽 방향만을 향한 일방적인 계급사회가 변하지 않는 이상 이런 사건사고들은 계속될 것이다.
문장 호흡이 짧고 간결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특히 초반 분위기는 추리소설답게 궁금증을 자아내며 스릴러 전형의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느슨한 2부와 급하게 끝맺은 듯한 결말이 아쉬웠다. 그리고 형사가 불구덩이 속으로 던진 건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