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좀잠자리가 높이높이 물들숲 그림책 8
김황 글, 김재희 그림 / 비룡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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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지만 전집으로 구성된 자연관찰책에 큰 관심이 없는 별이에요.

형아의 영향으로 달이는 자연스레 자연관찰책을 볼 기회가 줄어들고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듯 읽어주는 자연관찰책이나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자연관찰책은 좋아한담니다.

요즘 나들이를 가면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고추잠자리인데요, 

산에서도 땅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몸이 빨갛게 된 이 잠자리는

바로 "고추좀잠자리"라고해요.

빨간색 잠자리를 고추잠자리라고 알고있었는데 고추좀잠자리는 뭘까요? 

형제와 함께 읽어보았담니다.


"갓 태어난 애벌레는 작고도 작아.  작아도 사나운 사냥꾼이야.

접고 있던 아래턱을 재빨리 뻗어서 잽싸게 먹이를 잡아."

이 책은 이렇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마치 전래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자연스러운 문체로

 고추좀잠자리의 한살이를 알려주고있어요.

잠자리가 물에 알을 낳는다는 건 알고있는 사실이었지만

 아래턱을 뻗어서 먹이를 잡는 건 생소했담니다.

잠자리계에 개그프로가 있다면 좋은 소재가 되지않을까

생각을 할 정도로 놀라운 방법이었어요^^

더 놀라운 것은 이 작은 고추좀잠자리애벌레가 커서

 실지렁이나 올챙이도 잡아먹고 실잠자리 애벌레도 잡아먹는다는 사실!


하지만 언제나 먹고 먹히는게 동물의 세계잖아요.

"아, 조심해! 게아재비가 쫓아와.  무서운 왕잠자리 애벌레도 겨누고 있어"라며

포식자의 이야기도 들려주고요

도망가는 방법이나 위험에 대한 대처법도 알려주어요.

예전에 자연관찰을 다룰 때 한살이, 먹이사슬, 위장(법) 등에 대해서

 다뤄야한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요,

이 책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이야기하고 있어요.

궁둥이에서 세차게 물을 뿜어내어 도망가고 걸어가다가도 급하면 헤엄쳐서 도망간다네요^^


어느 새 어른이 된 고추좀잠자리가 하늘을 날고 있어요.

여름이 끝나가면서 수컷 고추좀잠자리의 몸은 붉게 바뀌고

 암컷은 짙은 황갈색으로 바뀐다고해요. 

그런데! 고추좀잠자리는 도니장잠자리도 잡아먹는다는 사실!

앙~ 완전 완전 사람으로치자면 식인에 해당됩니다...

이 책은 세밀화로 그려놓았는데요 배경은 수채화느낌으로 은은하게 처리되어있어서

눈도 편안하고 한 부분 한 부분 더 잘 관찰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한 각 그림 옆 작은 글씨로 설명이 되어있어서 그림을 보고도 헷갈리지않아서 좋으네요.


예전에 잠자리와 관련된 자연관찰책을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에요.

바로 짝짓기를 하는 장면인데요 수컷과 암컷이 꼬리와 머리를 붙이고 날아가는 장면.

하트모양을 이룬 고추좀잠자리커플은 지금 결혼을 한 거랍니다^^

붉은 수컷과 황갈색의 암컷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물가에 알을 낳으면 고추좀잠자리는 삶을 마치게 된다고해요. 

일 년이라는 삶을 살아가는 고추좀잠자리들의 한살이를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서 만나보고나면

뒷쪽에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져있담니다. 

또한 남북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잠자리에 대해서는

설명과 함께 그림을 덧붙여져있어서 아이와 함께 찾아보기 좋아요.


지난 주말 나들이를 가서 과일을 먹고있는데 "어! 엄마 고추좀잠자리에요"라고

 별이가 외치는거에요.

가리키는 곳을 보니 바로 눈앞에 이 녀석이!!!

카메라로 가까이가서 찍는데 꼼짝도 앉고있어요^^ 증명사진 잘 나왔나요? ㅎㅎ

예전같음 "어? 잠자리다"라고 했을텐데

최근에 이 책을 읽어서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그럼 고추잠자리와 고추좀잠자리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지는데요

책에 보니 고추잠자리는 좀 더 크고 5월에서 9월에 나타난다고해요.

  수컷은 빨강색 암컷은 주황색이구요.

그런데 산과 들에서 모두 볼 수 있는 잠자리는 고추좀잠자리 한 종 뿐이라고하는데요

 이 곳은 산이었으니 고추좀잠자리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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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에게 물어봐! 1 - 고추가 있어야 힘이 셀까? 사랑이에게 물어봐 1
티에리 르냉 글, 델핀 뒤랑 그림, 곽노경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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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때에 비해서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모든 게 빠른 요즘 아이들.

그래서인지 성교육동화라는 책의 분류가 따로 등장하기도하고

 유치원생들에게도 읽어주는 걸 보고 '벌써?'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작년부터 뜬금없이 던지는 아들의 질문에 무방비엄마는 무너지고 말았담니다.

자기의 몸에 관심을 갖고 타인의 몸을 관찰하기 시작했던

 네 살의 어느 날 이런 질문을 하더라구요.

"엄마, 엄마 고추는 어디있어요?  보여주세요"

헉! 뭐라고 해야할까? 숨겨져있다고해야했는데 없다고

말해버린듯한 기억이 어설프레나네요.

그러다 다섯살이 된 올해는 또 이런 질문을...

"엄마, 저는 어떤 구멍에서 나왔어요?"

'헉! 구멍에서 나오는 것도 알고있단 말인가? 내가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알게된 사실을...'

그즈음이었을거에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성교육이 이루어지고있다는 것을 안 것이.

그리고 기관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내용을 엄마가 알고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게 말이죠.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 성교육을 의무화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등에서

극찬을 받은 어린이 성교육 그림책!

바로 "사랑이에게 물어봐!"에요.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이 여자아이가 바로 사랑이에요.

사랑이에게 물어 볼 첫번째 질문은 바로 "고추가 있어야 힘이 셀까?"랍니다.

사랑이에게 물어보기전에 별이에게 물어보았죠.

"별아~ 고추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힘이 셀까?"

대답은 "아니요, 싸워봐야 누가 힘이 센지 알 수 있죠~"라네요.

사실 별이는 남자친구보다 여자친구들과 더 잘 노는 아이인지라

아직 남녀의 구분이 있을 뿐 다름은 없는 아이인 것 같아요.

이 책은 고추가 있어야, 즉 남자가 더 힘이 세다고 생각하는 막스에 대한 이야기에요.


막스의 세상에 사람은 두 부류랍니다.  고추 달린 애들과 고추 없는 애들.

고추 달린 애들, 즉 남자애들은 힘이 세고 운동을 잘 하고 자동차를 좋아하고 등등

예전에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남성적인'이라는 형용사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남자아이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전학 온 사랑이라는 고추 없는 아이,

즉 여자아이가 막스의 생각을 통째로 흔들게 되어요.

막스보다 축구도 잘하고 자전거도 잘 타고 높은 곳에도 잘 올라가는데다,

인형놀이를 하고 꽃이나 공주를 그리는 다른 여자아이들과는 다른거에요.

"그럴리가 없다, 이 애는 분명 고추가 있는 걸 숨기고 있는거야"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사랑이 파파라치 시작~!
시종일관 밀착 관찰을 하였음에도 심지어 사랑이 집에 놀러가서 잠 잘 기회가 있었음에도 고추있음을 밝혀내지 못한 어느 날... 



바닷가에 수영하러 가서 비밀을 밝혀내는데 성공(?) 한담니다.

사실 성공이라고 하긴 힘들죠... "너... 고추 안 달렸네!"

이제 막스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해요. 

고추가 안 달린 여자아이도 남자 아이처럼 축구도 좋아하고

 힘도 세고 모험도 좋아할 수 있다는 걸!

물론 별이의 첫 질문에 대한 대답도 나와있어요.

"나는 고추가 아닌 음순이 있어.  그리고 고추가 아니라,

 음경이라고 부르는 거야"라고 말이죠^^


예전에 들은 말 중에 "가장 잔인한 말이 '~다운'이라는 말"이라는 게 기억났어요.

저희가 어릴 때는 "남자가 왜 울어?", "여자애가 칠칠치 못하게~"

 뭐 이런 말 많이들 하셨잖아요.

지금 생각하면 그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스스로의 진짜 모습을 억누르고 지냈을 수도 있는 참 위험한 말들이죠.

이 책은 남녀의 신체 모습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걸 넘어서서

성적고정관념에 대해서 자연스레 이야기하고 있어요.

책을 읽으며 어른인 저도 아이에게 이야기할 때

"남자니까, 여자니까" 등등의 말을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되는 것 같아요.

 

* 이 서평은 '내 인생의 책'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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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0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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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남기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존 클라센.

이미 여러 번의 칼데콧상 수상으로 유명하신 분인데요,

이번엔 또 다른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인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을 함께 만들었던

 맥 바넷 작가와의 작품으로 돌아왔어요.

시선을 사로잡는 눈동자만 봐도 "혹시... 존 클라센?"하게 되는데요,

이번에도 간결하고 눈으로 말하는 그림이에요^^

삽을 들고 땅을 파는 샘과 데이브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어느 월요일, 땅을 파기 시작한 샘과 데이브.

"언제까지 파야 해?"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낼 때까지 파야 해.  그게 우리의 사명이야."

샘과 데이브의 대화랍니다. 

보물지도를 발견해서 그걸 찾기위한 것도 아니고

그냥 어느 날 무작정 무엇일지 모를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낼 때까지 판대요.

어른들에겐 허걱!!! 시간낭비...일수도 있을 일이지만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아들이 매일하는 일입니다.



 

간식도 먹어가며 어디로 팔까 연구도 해가며 파고 파고 또 파는 아이들.  

정말 재주도 좋아요~ 어쩜 그렇게 보물을 쏙쏙 피해가는 걸까요^^

책을 읽는 우리는 커다란 보물이 바로 옆에 있으니 책장을 제때 넘길 수가 없습니다.

샘과 데이브에게 보물의 위치를 가르쳐주느라 아주 바쁘거든요.

그런데 가만히보시면 촉이 아주 좋은 강아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눈만 보면 알죠~

 

점점 지쳐가는 아이들.  말끔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어느새 까무잡잡하게 변해있어요.

쉬고있는 아이들, 그러나 불굴의 의지, 욕망 강아지는 자신의 보물 뼈를 발견하고

 아래로 아래로 땅을 파요.

 

앗!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아이들과 강아지!

자세히 보시면 아이들은 점점 말끔해지고 강아지는 드디어 뼈를 입에 물게 된담니다.

 

부드러운 흙 위에 털썩 내려앉은 아이들과 강아지!

아이들의 대화가 인상적이에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엥?  도대체 뭐가?  이 이모가 볼때 너희는 일명 삽질한건데...

이렇게 생각하는 엄마와 달리 별이는 샘과 데이브의 말에 공감을 하더라구요.

"왜? 도대체 뭐가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아~ 우리가 파놓은 땅이~ 땅을 파놓은 모양이 너무 너무 멋지잖아요~"라네요.

 

가끔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실~~컷 듣고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라고 물으면

"어? 그냥 그랬다고"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가 있어요.

엄마는 아이가 한껏 들떠서 이야기하는 그 사건의 결론이, 결과가 궁금한 반면

아이는 그저 그 사건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던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생각이 났담니다.

일의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즐기는 게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하는 생각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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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의 가출 내 친구는 그림책
다네무라 유키코 글.그림, 강방화 옮김 / 한림출판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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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때는 엄마의 성향에 맞는 책을 사고 읽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이상하게 일본 책이나 영화와 연이 없던 엄마인지라

형제들이 아기일때 일본 그림책을 별로 읽어준 적이 없어요.

그러다 별이가 네 살이 되던 해인 작년에서야 일본 그림책의 재미에 눈을 뜬 것 같아요.

정말 기발한 상상이 돋보이는 책하며 코믹한 느낌의 책들,

그리고 다양한 일상적 소재를 다룬 책들이 많더라구요.

이번에 만나 본 책은 아이의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한 듯한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책이에요.

"키이의 가출"

별이에게 제목을 읽어주고 가출의 의미를 말해주니 이해할 수 없다고하는데요, 왜 어린 키이는 가출을 하는 걸까요?



쌍둥이 자매인 우타와 키이, 그런데 키이는 유독 엄마에게 자주 혼나는 모양이에요.

이 날은 키이가 중대결심을 하게 됩니다.  바로 가출을 한다는거죠!!!

"이걸 어쩐다.  이럴 때는 내가 좀 나서 줘야 해요."라는 우타의 말.

이 책은 우타의 관점에서 우타의 나레이션으로 쓰여져있는데요

그래서 더 정감가는 것 같아요.

그럼 우타는 어떻게 쌍둥이 자매의 가출을 막을 수 있을까요?

바야흐로 우타의 키이 가출막기 대작전이 시작됩니다.


필요한 것을 몽땅 챙기고 집을 떠나기전에 강아지와 막둥이 동생에게 인사까지하는 키이.

그런데 우타가 건넨 사진 속의 자매의 모습은 넘 사랑스럽네요.

"정말 나가 버릴 거야?  우리는 늘 함께했는데..."

그러게... 이렇게 다정스런 모습의 우리인데, 그냥 나가면 안되겠죠. 

잠시 생각하고있으니 2단계 작전 돌입, 과자 먹고 나가라고합니다.

이거이거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신의 한 수입니다^^



그러고보니 아직 다 읽지않은 책도 있구요, 어제 그리다 만 그림도 완성해야하네요.

이런이런... 집 나가기전에 마무리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림만 다 그리면 나가겠다는 전투적인 자세로 연필을 쥔 키이의 모습과

 그걸 바라보는 우타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림을 다 그렸더니 저녁은 또 너무 맛있어보이고 또...또...또....

그럼 키이는 이 날 과연 가출을 할 수 있었을까요?


옴마야!  무슨 일이 있었냐는둥 잠옷까지 갈아입고 편안하게 자고있네요.

그런데 그 위로 보이는 우타의 나레이션,

"내일은 꼭 나가겠다고 하던데, 정말 그럴까요?"


별이에게 물어보았어요.  키이는 과연 내일 나갈까?

그런데 대답이 나간다는 거였어요.

헉!!! 엄마는 당황...

"그럼 별이는 엄마가 혼내면 가출할거야?"

"아뇨.  저는 엄마가 혼내는 건 조금 싫고 엄마는 아주 많이 좋아요. 

가출하면 엄마도 없는데 왜 나가요?"

휴~ 고마워 아들... 다행이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런데 자기는 엄마없으면 안된다는 녀석이 왜 키이걱정은 안하는 걸까요^^


동글동글한 그림, 부드러운 느낌의 질감이 그림을 보는내내

 귀엽고 사랑스럽고 포근하다는 느낌을 갖게 했는데요,

이 책은 다섯살 별이뿐 아니라 세 살 달이의 시선마저 사로잡았담니다.

가출이 뭔지, 엄마에게 야단을 맞는게 뭔지도 잘 모르는 달이가

더 집중하면서 보고있어서 살짝 놀랐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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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틀려도 좋아! 책 읽는 우리 집 11
엘리노아르 켈러.나아마 펠레그 쎄갈 글, 아야 고든-노이 그림, 박대진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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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은 반드시 지켜야하고 엄마나 선생님이 하신 말씀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큰 일이나는 어린이,

다섯살 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제목의 책을 만났어요.

바로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인데요,

 뭔가 일을 그르쳤을때도 괜찮다는 걸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제목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보여주었담니다.

표지의 그림은 무엇일까요?

피아노 건반모양의 경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모습? 

 그런데 저 까만 줄같은 건 또 뭘까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담니다.


완벽한! 친구처럼 멋진 그림을 그려 칭찬을 받고 싶은 여자아이.

아이는 멋진 그림을 머리속으로 그리며 피아노를 치고있는

예쁘고 착한 여자아이를 그리고 있어요.

그런데!

선이 밖으로 나가버렸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다시 그리면 되겠죠^^

하지만~! 가만히보니 밖으로 나간 선이 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그 선은 끈, 아니 꼬리, 줄무늬가 있으니 얼룩말의 꼬리가 되고

그림 속 아이는 이제 피아노를 치는이 아닌 얼룩말을 타고 있는 아이가 된담니다.


그렇게 얼룩말을 타는 아이가 달콤한 사탕 나라에 가고, 사탕을 담을 주머니가 필요했다가

칠하는 과정에서 다시 얼룩말은 비행기가 되고, 배 위에 있는 해적을 만나기도 하지요.

별이가 가장 좋아한 장면은 바로 이 해적이 나오는 장면인데요,

해적의 다리를 칠하다 그만 또 실수를 하게 된 아이는

이제 쿨하게 지워버리는 선택을 하게되어요 .

하지만 별이는 "어? 그냥 후크선장말고 댕기머리해적이라고하면 되는데"라며

해적이 지워짐을 아쉬워하네요.




완성된 그림이에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모습인데요,

바로 원하는 부분만 잘라서 붙여콜라쥬로 완성했네요.

"날개를 달고 구름 그네를 타고있는 여자아이"

시작은 분명 피아노를 치고있는 여자아이였는데 시작과 끝이 영~ 다르죠.

하지만 아이는 이렇게 생각해요.

"내가 이렇게 예쁜 그림을 그리다니!  이 그림은 내가 바라던 그대로야!"

이 모습을 보면서 문득 다섯살 꼬맹이의 모습이 떠올랐담니다.

분명 A를 한다고 말해놓고 완성된 모습이 A가 아니자

 자기는 원래부터 B를 그리려고 했는데 바빠서 말을 못했다는 녀석.

그 뻔뻔함에 늘 웃음짓곤했는데 요맘때 아이들이 다 그런가봐요^^

실수를 실수라고 부르지않고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이야기,

실수를 했을 때 거기서 좌절하지않고

또 하나의 새로운 무언가를 배웠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유연하고 긍정적인 사고가 이 책이 전해주는 또 다른 메시지인 것 같아요.


책 뒷면을 보니 이 책은 '핀카스'선정 2013 최우수 동화 일러스트 수상작이기도 한데요,

아이의 실제 그림과 상상 속 그림을 넘나들고 콜라쥬 기법의 그림배열이 인상적이랍니다.

또한 흔히 만나볼 수 없었던 이스라엘 작가의 작품이라 더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별이와 읽으며 첫 장면에서 틀렸는데 어떻게하면 좋을지 물어봤더니

지우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규칙에 있어서는 융통성 제로였던 아들이었는데

 그림앞에선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어요.



이건 요즘 하루에 스케치북 한 권을 그릴 정도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별이의 오늘 그림이에요.

처음에 오른쪽 큰 네모의 아랫부분을 그리기에 "어? 배네"라고 했더니

 자동차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리고나서 하는 말, "엄마, 이건 배를 싣고가는 자동차에요"라네요.

엄마의 말도 무시할 수는 없었던지 그리고자했던 배와 자동차를 모두 표현했어요.


그렇게 계속 그림에 그림을 더하는 별이, 장난끼가 발동한 엄마가

별이의 손을 쳐서 선이 밖으로 나가게 해보았어요.

 

완성된 모습인데요, 맨 아랫쪽의 자동차,

그리고 그 위의 배를 보시면 뜬금없이 촛불모양이 보인담니다.

엄마가 별이의 실수를 유도한 건데요, 위로 쑥! 올라온 선을 다시 아래로 끌어내리더니

배에 사람이 탈 공간을 마련해준거라고해요.

그리고 윗쪽의 물결은 이건 바다로 가는 자동차니까

자기의 사인(sign)을 물결모양으로 해본거구

OK는 스스로 그림이 완성된 것에 만족한다는 뜻이라네요.

그냥 자동차를 그리려고했던 별이의 그림이

 배를 싣고 바다로 향하는 자동차들의 행렬로 바뀌었지만

아들의 결론은 "OK" 책 속 주인공의 모습과 비슷해서 절로 웃음이 났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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