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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0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평점 :

늘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남기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존 클라센.
이미 여러 번의 칼데콧상 수상으로 유명하신 분인데요,
이번엔 또 다른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인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을 함께 만들었던
맥 바넷 작가와의 작품으로 돌아왔어요.
시선을 사로잡는 눈동자만 봐도 "혹시... 존 클라센?"하게 되는데요,
이번에도 간결하고 눈으로 말하는 그림이에요^^
삽을 들고 땅을 파는 샘과 데이브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어느 월요일, 땅을 파기 시작한 샘과 데이브.
"언제까지 파야 해?"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낼 때까지 파야 해. 그게 우리의 사명이야."
샘과 데이브의 대화랍니다.
보물지도를 발견해서 그걸 찾기위한 것도 아니고
그냥 어느 날 무작정 무엇일지 모를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낼 때까지 판대요.
어른들에겐 허걱!!! 시간낭비...일수도 있을 일이지만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아들이 매일하는 일입니다.


간식도 먹어가며 어디로 팔까 연구도 해가며 파고 파고 또 파는 아이들.
정말 재주도 좋아요~ 어쩜 그렇게 보물을 쏙쏙 피해가는 걸까요^^
책을 읽는 우리는 커다란 보물이 바로 옆에 있으니 책장을 제때 넘길 수가 없습니다.
샘과 데이브에게 보물의 위치를 가르쳐주느라 아주 바쁘거든요.
그런데 가만히보시면 촉이 아주 좋은 강아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눈만 보면 알죠~

점점 지쳐가는 아이들. 말끔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어느새 까무잡잡하게 변해있어요.
쉬고있는 아이들, 그러나 불굴의 의지, 욕망 강아지는 자신의 보물 뼈를 발견하고
아래로 아래로 땅을 파요.

앗!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아이들과 강아지!
자세히 보시면 아이들은 점점 말끔해지고 강아지는 드디어 뼈를 입에 물게 된담니다.

부드러운 흙 위에 털썩 내려앉은 아이들과 강아지!
아이들의 대화가 인상적이에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엥? 도대체 뭐가? 이 이모가 볼때 너희는 일명 삽질한건데...
이렇게 생각하는 엄마와 달리 별이는 샘과 데이브의 말에 공감을 하더라구요.
"왜? 도대체 뭐가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아~ 우리가 파놓은 땅이~ 땅을 파놓은 모양이 너무 너무 멋지잖아요~"라네요.
가끔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실~~컷 듣고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라고 물으면
"어? 그냥 그랬다고"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가 있어요.
엄마는 아이가 한껏 들떠서 이야기하는 그 사건의 결론이, 결과가 궁금한 반면
아이는 그저 그 사건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던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생각이 났담니다.
일의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즐기는 게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하는 생각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