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하는 천재들의 마의 나이라 할 수 있는 26을 넘지 못한 걸출한 재즈 여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 중독 치료소가 잘 되어 있는 요즘 같은 시절에도 알콜중독과 마약 중독을 치료하지 못해서 죽었다는 사실에 놀랐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그것 못지 않게 거식증도 심각했었다고. 몸을 그 정도로 혹사하고도 살아있길 바란다는게 어불성설이지. 그 유명한 "Rehab" 으로 그래미 상을 받을 순간에도 마약 없이 견디려니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는 그녀를 보니, 천재들의 뇌 어디에는 아마도 자신들을 못 견뎌해서 자폭하는 시한장치가 내장되어 있는게 아닐까 싶더라. 10대에 이미 굴곡있는 보이스로 중년이 되서야나 읊조릴만한 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던 에이미. 자신이 요절할 것을 알고 미리 세월을 앞당겨 살았던 것일까, 아니면 세월을 앞당겨 살다보니 요절하게 된 것일까. 그녀의 천재성이 아깝고, 그녀의 인생이 안스러울 뿐이다. 영화 보면서 느낀 점 셋은,


이 영화를 보면서 이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 성이 와인하우스라니...술이 와서 쩍쩍 들러붙을 것 같지 않는가.

중독자를 대하는 보통 사람들의 자세/ 가족은 회피함(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음. 자신의 골치아픈 문제가 되는게 싫기 때문에) 친구들은 차마 볼 수 없어서 피함. 중독이 일정 수위를 넘어가면 보통 사람들의 인내나 사랑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것 같다. 그걸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지켜본다는 것 역시 끔찍한 일이고. 중독자들이 결국 모두를 떠나보내고 혼자 쓸쓸히 지내다 죽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개입의 중요성/ 사람이 아니라 중독이 말을 하기 시작할시 주변 사람들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 때론 누군가 그렇게 강하게 개입해주는 것만으로도 당사자는 안도감을 느낀다고. 왜냐면 이미 자신이 조절할 능력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만 자존심때문에 도움 달라는 말을 못하는 것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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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15-11-0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네사님 , 에이미 노래를 많이 좋아해서 이 다큐 , 서너 달 전 쯤에 극장에서 봤어요.
안타깝죠. 평범(?)한 뇌와 마음/재능을 가진 저같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천재의) 광스러움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너무 짧게 살다 떠났어요.

이네사 2015-11-02 19:44   좋아요 0 | URL
네ㅡ, 안녕하세요, 몬스터님...
맞습니다. 넘 짧게 살다 떠났죠. 사망 소식을 들은 날 믿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유명한 중독자였으니 누군가 옆에서 치료를 도와주고 있을 거라 지례짐작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허망하게 사람을 가게 할 줄은 몰랐었네요. 그런데 다큐를 보니...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더라구요.
막을 수 없었겠구나 싶으면서, 토니 베넷이 말미에 한 말이 가슴에 와닿더군요.
충분히 오래 살다보면, 살아가는 법을 알 수 있었을텐데, 하시던 말씀...
그녀를 보면서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녀가 그렇게 충분히 오래 살지 못했지요.
그녀가 오래 살았다면 어쩌면 젊은 시절의 자신에 대해 안스러워 하면서, 중독을 벗어난 것을 다행이라고 말하고 다녔을지도 모르는데 말여요. 그랬다면 참 좋았을텐데...
하여간 넘 허무하게 가서 더 안타깝네요.
그냥 노래나 들으면서 그녀의 명복을 빌어줘야죠. 윤회가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그렇게 고통 받지 않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