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을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몰입감 있게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던 작품. 왕이자 아버지였던 영조가 아들이자 세자였던 사도 세자를 죽일 수밖엔 없었던 과정이 한치 오차없이 설득력있다. 심리학적으로 둘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조울증 환자였다는 사도와 강박증과 경계성 인격 장애자로 보이는 영조, 두 성격이상자를 도망갈 구멍도 없는 권력이라는 방 속에 가둬놓은 꼴이니...둘 중 누군가 죽어야 끝이 났을 것이란 점이 극이 전개될 수록 분명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왕이 아니고 네가 세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영조의 한서린 탄식은 변명이라기 보단 적확한 표현이다. 그저 집안 문제일 수도 있었던 것이 나라 문제가 되어 버리면서 결국은 역사에 남는 참혹한 비극이 되고만 사건. 부자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전히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유아인의 연기는 작두 타는 듯 신이 들렸고, 송강호야 뭐. 말할 필요도 없고.두 출중한 배우들의 열연과 긴장감 넘치는 인상적인 연출, 궁궐 안의 복잡한 정치세계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로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 되었지 않는가 한다. 다만 마지막 정조가 나오는 장면만큼은 ...소지섭 나오고부터 줄줄 울던 눈물이 다 들어가 버리는데 적잖이 당황했다. 소지섭 팬으로써 정말 기대했었는데 , 그 장면이 원래 임팩트가 없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워낙 유아인이 연기를 잘 한 것에 비교가 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흥을 깨는 분위기라서 안타까웠다. 대단한 것의 대미가 된다는 것은 그래서 쉽지 않은 일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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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있게 밀어붙인 " 가오" 덕에 재밌게 본 작품. 물론 폭력이 심하다 싶은 것엔 눈살을 찌프렸지만서도, 요즘 왕좌의 게임 같은 미드의 수위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기본이 된 것인가 싶기도 하고.  가오 대신 돈이 말해주는 사회에 익숙해져버린 찌질하고 우울한 우리들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안긴 것이 좋았다.정의에 대한 갈증을 유머와 폭력을 활용해 적절하게 풀어낸듯하다. 뻔할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황정민이나 유아인, 오달수님등 전문 배우들의 연기야 말할 필요도 없고, 나는 그들외에 미스 봉으로 나온 장윤주의 연기도 인상적으로 봤다. 그렇게 열심히 할 줄은 몰랐기에, 그럴듯했고 말이다. 후속편을 찍는다면 거기에서도 미스 봉으로 나와주기를.



익히 아시는대로 무한 긍정왕 마크 와트니의 화성에서 나홀로 한 판. 사고로 화성에 홀로 살아남은 마크는 살아돌아가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과학지식과 화성에 남은 한정된 재료들을 합해 서바이벌 미션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그가 살아있다는걸 알아차린 지구인들과 동료들이 함께 힘을 합쳐 불가능해 보이는 마크 구출작전에 성공한다는 이야기. 장점은 과학적 지식의 유용함을 눈앞에서 보게 해준다는 것과 긍정의 힘을 믿게 해준다는 점이고, 단점은 실제로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다들 저렇게 힘을 합쳐 도와줄까라는 의문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 감격적인 장면이 많아서 울먹울먹하면서도, 머리 한편에서는 이거 너무 작위적인데? 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조카는 자신이 본 우주 영화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면서, 그 이유로 죽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꼽았다. 자기 인생의 영화라면서. 뭐...그 이후로 과학 공부에 매진하는 것을 보면 영화 자체의 효용도는 그닥 나쁘지 않은 듯...



일제시대 독립군의 이야기를 이렇게 세련되게 그려내다니...놀란 작품이 되겠다. 가장 맘에 들던 장면은 맨 마지막 임무 완수씬. 멋진 역활은 하정우와 전지현의 몫이었지만, 연기적인 면에서는 이정재가 가장 인상적이지 않았는가 한다. 영화속 결론과는 달리 영화관 밖의 현실은 여전히 독립군은 잊혀지고, 친일파는 승승장구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그런 부정의는 언제쯤 말끔히 정리가 될 것인지...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지네.


별 네개 반을 줬다가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서 반개를 뺐다.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작품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김이 빠져버렸다고 해야 하나...감독이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하지 못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뜬금없이 끝이 나버린 것이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최대 단점. 다른 산뜻하고 기발한 결말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쉽긴 했는데, 문제는 내가 생각해도 어떤 결말로 가줘야 할지 구상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 아마도 그건 감독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줄거리는 슈퍼 히어로 <버드맨>으로 젊은시절 아주 잘 나갔던 리건 톰슨은 자신은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니라 작품성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주장을 하다 한물간 배우가 되어 버렸다. 다른 프랜차이즈 히어로 배우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것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부러워 하는 마음 숨길 수 없는 그는 재기를 위해 무모한 도전을 시도한다. 바로 브로드웨이 연극을 제작  연출 출연하기로 한 것인데, 용기를 왜 냈을까 후회될 정도로 힘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제작비는 모라자고, 평론가는 그의 시도 자체를 비웃는데다 , 함께 출연하는 배우는 통제불능에 그의 연기를 무시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뭔가 이뤄내기 위해 애를 쓰는 리건은 점차 연기란 무언인가? 라는 화두에 깊이 빠져들게 되는데...마이클 키튼의 인생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 리건 톰슨과 마이클 키튼의 현실이 묘하게 닮아 있어서 그런가 마치 마이클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설득력이 있었다. 거기에 진정한 연기자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던 에드워드 노튼이나 깜찍한 얼굴에 도발적인 연기를 보여주던 엠마 스톤기도 인상적. 모든 장면을 커트없이 찍은 듯 보여주던 연출도 신선했지 싶다. 어떻게 저렇게 찍었는지 궁금해지게 만들더라. 비록 2015년도 아카데미상에서 주연상이나 감독상 작품상을 받지 못했지만 감독이건 배우들이건 간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을 듯 싶었다. 그들이 모여서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대해서만큼은 그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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