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 a True Story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1
페르디난 트 폰쉬라크 지음, 김희상 옮김 / 갤리온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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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전문 변호사인 저자가 자신이 변호했던 사건들을 모은 것들이다. "아니,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어요?"  당신도 살인자와 똑같은 개차반이죠? 라는 세간의 눈빛에 대해 그는 말문을 연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실은 살인자 중에서도 당신보다 더 착하고 선량하며 인정이 넘치는 사람이지만, 잘못된 곳에 서 있고, 잘못된 사람들과 엮이며, 잘못된 유전자를 받고 태어나서 자신들이 원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도 있다고 말이다. 

그런 가장 두드러진 예로 그는 칠순의 의사 사건을 들려준다.명문가의 자제로 앞날이 창창했던 그는 까페 종업원인 아내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녀의 육감적인 얼굴과 몸매에 반한 그는 그녀가 자신과 생각하는 사람과 전혀 다른 인간이라는 것을 신혼 여행지에서 알게 된다. 폭력적이고 입이 거칠며, 막무가내고,그를 종 부리는 듯 거침없이 대하는 아내, 절대 이혼만은 안 된다는 아내와의 약속 때문에 그는 수십년간의 수모와 고문을 묵묵히 견디며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그러다 어느날 평생 쌓아왔던 모든 불만을 폭발시킨 그는 아내를 도끼로 토막내 죽여 버린다. 그리고 곧장 경찰에 자수를 하고 그를 찾아왔다고 한다.... 

과연 그 의사에게 손가락질을 우린 할 수 있을까? 살인자라고? 그가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면 아마도 그렇게 불행한 나날들을 약속이라는 맹세 때문에 견디어 왔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면 다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서도, 과거의 독일 같은 체제에서 그가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한 시도를 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우린 자기 자신에 대해 때론 끔찍할 정도로 무지한 사람들이니, 그런 우리로썬 그의 비극에 섣불리 비난을 가할 수 없을리라 본다. 하여간 이웃 사람들의 증언과 정상참작으로 그 할아버지 의사는 풀려 났다고 한다. 아직 살아계신지 모르겠지만 이젠 평온하게 잘 사시길... 

그외 유전적으로 범죄자 집안에서 태어난 죄로 평생 외롭게 살다 자살한 의뢰인에 대한 이야기나 갱단과 거래한 이야기들이 인상에 남는다. 전문 작가가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을 나열한 것이기 때문에 종종 지루해진다는 것이 단점. 그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잠시 들여다 본다는 기분으로 읽으시면 될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누구를 변호하건 간에 이 저자가 변호사라는 자신의 직업에 어느정도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즉 , 곤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선량함이 있었다는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그는 살인자를 변호할수 있었던 것이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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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좋다 2011-06-23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격! 즐겨찾는 서재에서 읽어본 책을 올려주시다니요!! (잘난척이라 하셔도... 맞아요)

이네사 2011-06-23 23:32   좋아요 0 | URL
하하하...뭐, 감격까지...오히려 제가 죄송하네요. 읽은 지 좀 오래되서 대충 쓴 리뷰거든요.
이것보단 더 잘 쓰면 좋았으련만, 아니 솔직히 다른건 몰라도 정확하게라도 썼다면 좋았으련만...
요즘은 예전만 기억력이 못해서요. 벌써 가물가물 하네요. 내용이 어땠는지...그래도 그냥 흥미있게 읽긴 했는데요.
뭐,이런 잘난척은 많이 하셔도 뭐라 안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해주셔요~~~~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