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지인에게서 마진 콜이라는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대형 금융회사에서 일어난 실화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단 하루낮과 밤에 걸쳐서 일어난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라고 했다. 어느날 정리해고를 위해 쫒겨난 리스크 매니저가 살아남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종이박스 하나를 들고 회사에서 쫒겨나면서, 그나마 자신에게 아쉬움을 표한 다른 직원에게 자신이 하던 업무가 담겨 있는 파일을 봐다라고 하면서 건물을 나섰다고 한다. 그날밤 저녁 늦게까지 그 파일을 살피던 직원은 그 파일속에 든 내용에 따르면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엄청난 리스크를 무릅쓰는 매우 위험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에 퇴근후 집에서 쉬고 있는 상사를 불러내 사태에 대한 보고를 하고, 상사는 그 보고를 받아 확인한 후 새벽에 긴급이사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그 이사회에서의 결정은 다른 회사들이 자신들의 부실을 알아채기 전에 다음날 아침 장이 열리자마자 가능한 모든 채권을 다른 회사에 헐값으로 팔아넘겨 그 회사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키는 것으로 끝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영화는 단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을 이야기 하지만, 그 스토리는 500페이지를 넘는 이 두툼한 책에 실린 내용을 극적으로 요약한 것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에 빠지들면서 점점 더 실감나게 다가오는 것은 미국금융기관들의 총체적 도덕적 해이라는 단어이다. 실제로 이 책은 프롤로그에서 그 영화의 내용과 거의 같은 줄거리를 짤막하게 몇페이지로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이 그 영화의 대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사한 내용이었다. 지금은 우리들 거의 모두가 상당히 자세히 알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전개과정. 그 사태가 발발한지 4년이 지난 지금깢도 유럽의 위기로 현재진행형인 이 어마어마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금융위기 발발 이후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개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알려주는 책들이 여럿 쏫아져 나왔지만 이 책이야 말로 그에 관해서 가장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든다. 앞으로도 미국의 금융위기를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 엄청난 사건의 전개과정에 대한 추적이라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함의외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무척 흥미진지 하다는 점이다. 흔히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사람이 죽지만 않는다면 전쟁처럼 흥미로운 것이 없다고들 한다. 사람들이 전쟁을 싫어하는 지금도 수많은 전쟁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바로 그 이유때문일 것이다. 여기 또 하나의 전장이 있다. 총알대신 돈과 채권들이, 물리적 폭력대신에 최고의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도덕을 무시하고 벌이는 무시무시한 금융전쟁. 이 책은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