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른이 되려나 봐요 - 스페인 아펠레스 메스트레스 상 수상
마리아 마르티네스 이 벤드렐 지음, 카르메 솔레 벤드렐 그림, 김미화 옮김 / 풀빛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풀빛에서 나온 그림책은 이름만큼 따뜻함이 먼저 전해져 온다.
책겉표지를 봐도 엄마의 사랑을 느낄수 있다.
우리는 왜 가까이 있던 사람이 사라진 다음에야 깨닫는 것인지....
이책을 보면서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자꾸 떠올랐다.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달님이나 햇님의 표정은 오히려 귀엽기만하다.
긴머리를 좋아하는 마르타는 울보이다.
언제나 두눈에 눈물을 머금고 사는 아이.
아이들이 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마르타 역시 이유가 있었다.
아픈 엄마대신 긴머리를 대충 빗겨주는 고모가 원망스러웠고, 챙겨주지 못해 머리를 자르자는 아빠가 그러했다.
짧은 머리를 보며 슬픔이 밀려왔지만 마르타는 알고 있었다.
머리칼이 또다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마르타는 우리집 막둥이와 닮았다.
아침마다 내게 머리따는 숙제를 주는 우리집 막둥이. 머리따는 것을 잘 못하는 내겐 너무나 버거운 과제이다.
둘째딸은 긴머리를 하나로 묶어서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아직 머리카락 길이가 애메한 막둥이의 머리는 묶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잘 하는 사람들은 대충하는것 같아도 예쁘게 잘만 해주더만....난 왜 안되는 것인지....
난 내가 커트 머리가 제일 편해서 그런지 딸을 낳으면 커트로 잘라주마 했었다.
하지만 딸들이 거부를 한다. 언젠가 막둥이를 데라고 미장원에서 삼천원을 주고 커트로 자른적이 있었다.
그 조그맣다고 여긴 막둥이의 두눈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언니처럼 기르고 싶었다고....자신도 머리를 묶고 다니고 싶다고....
그 뒤로는 아직 한번도 자르지 않았다. 단발을 향해 제멋데로 뻗어만 가는 머리.
언니의 긴머리처럼 되기 위해 오늘도 묶여지지 않는 것을 간신히 해서 분수머리를 하고 어린이집에 갔다.
 
아이들이 한번씩 앓고 나면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키가 클려고 그런다고.... 어른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마르타도 우리 아이들도 어쩜 몸부림을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쁨을 알고 행복을 알고 슬픔을 겪으면서 좌절도 맛보고 패배감도 느끼면서 우리 아이들은 자라고 있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
 
이제 우리 아이들과 마르타는 혼자사는 법을 배워가기 시작해야한다.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사라졌을때를 대비해야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아픔이 밀려오지만 사람이기때문에 언젠가 한번씩은 겪어야 하는일이기에 준비를 시킨다.
어른되는 법을.....
달님의 슬픈 얼굴이 사라지고 햇님이 윙크를 하며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