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후보토론 때마다 사드배치로 문제로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실태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사드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설명과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제대로 소명하는 후보가 없다.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져서 기계적인 동어반복으로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사드문제를 시작으로 대북관, 개성공단 햇볕정책 등이 우파와 좌파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는듯하다. 외교안보 문제를 보수 진보가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좋은 정책은 계승하고 현 상황에서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 정책은 밀어두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닌가.
홍준표의 개성공단 평가절하는 1차원적 사고다. 북한에 무조건 퍼주는 정책이라는 사고방식은 경제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에도 무능한 후보임을 증명한다.
개성공단은 그자체로 훌륭한 정책이다. 북한이 시장 경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창구역할과 예행연습을 할 수가 있었다. 또 한국 기업들과 북한의 노동인력이 결합되어 새로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통일을 지향한다면 북한의 경제적 격차가 줄어들어야함은 분명하다. 개성공단을 영구폐쇄하는 조치는 돌이킬수 없는 실책이었다. 박근혜정부가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보여주기 급급한 국내용 외교를 하는 동안, 한국이 쓸 수 있는 전략적 카드가 사라진 셈이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친 대북정책을 주장하는 것은 상황판단 대처능력에 물음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 모든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현실에 눈감은 당위적인 주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미국은 북한에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들을 저울질 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한국의 정권 교체, 동북아 정치상황 등을 고려할 때,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은 “북한이 선을 넘으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강경발언을 쏟아 냈고, “북한과 관계를 맺은 제 3자와 단체에 제재를 적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기업·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의 즉각 이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대북제재 국면에서 사드배치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갖거나 반대하는 주장을 하는 것이 한국에 득이 될수 있을까?
애초부터 사드배치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필요한 전략물자를 배치하는 한미 간에 군사업무의 일환이다. 확대해석해서 위기를 조장할 필요가 없었다. 전략물자를 이해득실을 따른 게임법칙에 따라 배치한 것 일뿐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그리고 이에 대한 각론인 한미행정협정- 제2조와 5조를 바탕으로 사드합의한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다. 사드비용은 이미 미국정부가 부담하고 한국은 부지를 제공하기로 합의를 끝마친 상태다. 이를 번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트럼프의 공갈에 대선후보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불안를 느끼기 충분하다.
의도된 연출에 따른 전략적 선택인지 전략적 부재상태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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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방위조약>
제 4 조
상호적 합의에 의하여 미합중국의 육군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한미행정협정>
제2조 시설과 구역 - 공여와 반환(Facilities and Areas - Grant and Return)
1.(가)합중국은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따라 대한민국안의 시설과 구역의 사용을 공여받는다. 개개의 시설과 구역에 관한 제협정은 본 협정 제28조 규정된 합동위원회를 통하여 양정부가 이를 체결해야 한다. ‘시설과 구역’은, 소재의 여하를 불문하고, 그 사실과 구역의 운용에 사용되는 현재의 설비, 비품 및 정착물을 포함한다.
(나)본 협정의 효력 발생시에 합중국 군대가 사용하고 있는 시설과 구역 및 합중국 군대가 이러한 시설과 구역을 재사용할 때에 합중국의 군대가 이를 재사용한다는 유보권을 가진 채 대한민국에 반환한 시설과 구역은, 전기(前記) (가)항에 따라 양정부간에 합의된 시설과 구역으로 간주한다. 합중국의 군대가 사용하고 있거나 재사용을 가지고 있는 시설과 구역에 기록은 본 협정의 효력 발생 후에도 합동위원회를 통하여 이를 보존한다.
2.대한민국 정부와 합중국의 정부는, 어느 일방 정부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이러한 협정을 재검토하여야 하며, 또한 이러한 시설과 구역이나 그 일부를 대한민국에 반환하여야 할 것인지의 여부 또는 새로이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여야 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합의할 수 있다.
3.합중국이 사용하는 시설과 구역은 본 협정의 목적을 위하여 더 필요가 없게 되는 때에는 언제든지 합동위원회를 통하여 합의되는 조건에 따라 대한민국에 반환되어야 하며, 합중국은 그와 같이 반환한다는 견지에서 동시설과 구역의 필요성을 계속 검토할 것에 동의한다.
제5조 시설과 구역 -경비와 유지(Facilities and Areas - Cost and Maintenance)
1.합중국은, 제2항에 규정된 바에 따라 대한민국이 부담하는 경비를 제외하고는, 본 협정의 유효 기간동안 대한민국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합중국 군대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기로 합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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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한중관계를 의식해 미국과의 군사협력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는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 아닐까? 중국은 군사적으로 우리와 반대 포지션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북한과 조중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한, 게다가 우리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게 있다. 또한 한국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휴전상태이고 해마다 국지전이 발생하고 있다.
2016년 1월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했을 때, 시진핑은 박근혜의 통화요청을 한달동안 외면했다.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가르켜 준 것 이나 다름없다. 중국이 사드배치와 같은 미국과의 군사협력에 항의하면 한국이 처한 상황과 이유를 설명하면서 미국과 중국에 전략적 딜을 제안하거나 울어될 수 있었다. 북핵이 존재하고 남한이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받고 있으며, 전작권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사드배치에 관해 전략적 모호성 운운하며 애매한 입장을 취하면서 중국 측이 기대감을 갖도록 한 것이 결국 사드배치 결정 후 중국측의 분노를 부른 것이다.
대선후보들은 한국을 경제대국, 군사대국이라고 자랑하고, 자강안보, 튼튼안보 자주안보를 외치고 있다. 한국은 약소국인가 강대국인가? 나는 약소국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한국을 무력하게 만든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둘러싸고 있는 실정을 생각해본다면 말이다.
역사적으로 이웃나라의 힘이 강해지면 우리 민족은 늘 수난을 겪었던 것이 역사의 실체적 진실이다. 중국의 힘이 강해지고 있는 지금, 미국의 끈을 놓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아직까지 미국이 세계제일의 군사대국이자 기축통화국이며 한국군의 무기체계가 미국 물재에 의존하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반도 영토에 대한 중국의 야심도 경계의 대상이다. 중국은 ‘동북공정’ 이라는 국가주도의 역사정리 사업을 통해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며 평양이 중국의 영토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명백한 거짓인데 왜 이런 억지를 그것도 국가가 나서서 주장할까?
이것은 북한에 권력교체의 진공상태가 오거나 한국에 의한 북한 흡수 통일 시도가 있을 때 한반도에 적극 개입하고 방해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보유하려는 이유는 미국을 경계하는 목적과 함께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주권을 지키기 위한 목적을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이라는게 옳은 시각이라 판단된다.
사드배치를 걸고 넘어지는 중국의 의도를 2가지로 생각한다.
첫째, 한미상호동맹관계의 약화를 바라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중국 전승절 응대, 김장수 외교안보실장을 중국대사로 임명하는 등 일관성없는 외교전략을 시도한 탓에 중국에게 빌미를 제공했다. 무능한 박근혜정부의 외교 탓에 지난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 조바이든은 한국방문시 “줄을 잘 서라”는 덕담을 하고 갔다.
중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게 있고 한미상호방조약에 따라 미국의 전략물자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에 한국정부가 이의를 달기 힘든 구조인줄 알면서도 한국을 보복조치로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사드같은 전략물자를 들여 오는 것에 미국에 멱살을 잡고 싸울일 인 것을 처세의 나라 중국은 한국의 다리를 걸고 있다.
전략적 모호성 같은 태도를 내세우면서 마치 사드 배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도 중국에게 좋은 구실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한·중 정상회담을 석상에서 사드배치 방침을 기습적 통보한 탓도 크다.
둘째,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꼼수다.
중국이 취하고 있는 경제보복은 터무니 없는 짓이다. 한국이 중국시장에 얼마나 중요한 관계자 인지 모를 리가 없다. 그들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은 한도를 넘어서는 것이데, 왜 이 야단을 떨어 되는 것일까. 중국시장에 점유율을 높여가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약진이 불편했을 수 있다. 한류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드라마에 나온 화장품, 옷, 식품 등 한국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탓에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중국의 GDP에서 순수출이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는 계속 감소 중이고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앞으로 성장잠재력이 큰 화장품 시장 등을 보호하기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역사적 교훈을 되돌아봐야한다. 한국이 강대국을 상대로 하는 외교관계에서 소외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말이다.
1905년 가쓰라-태프트 밀약. 미국은 필리핀을, 일본은 한국을 각기 식민지로 삼는다는 것을 서로 용인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이 필리핀에 침략적 의도를 품지 않고 미국의 지배를 확인한다는 것과 미·일·영 3국이 극동지역 평화유지를 위해 동맹관계를 확인하고 러일전쟁의 원인이 된 조선을 일본이 지배한다는 승인한다는 것 이다. 이것은 1924년 역사가 타일러 데넷의 루스벨트 문서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가쓰라는 대한제국 정부의 잘못된 행태가 러일전쟁의 직접 원인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했고,태프트는 한국이 일본의 보호국이 되는 것이 동아시아 안정에 직접 공헌하는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영국도 영일 동맹을 맺어 일본의 조선 지배를 승인하고 일본은 영국의 인도·미얀마 지배를 비호했다.
1945년 미·영·소 얄타회담과 후속회의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탁통치로 결정. 분단으로 이어졌다.
1950년 1월 12일 발표된 ‘애치슨 라인’은 동북아시아에 대한 미국 극동방위선을 일방적으로 긋고 남한에서 미국을 전원 철수 시켰다. 북한의 남침도발은 애치슨라인에서 한국방위가 제외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무시할 수 가 없다.
1979년 1월 중국 덩샤오핑과 미 카터는 국교정상화를 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파는 것을, 미국은 중국이 화교보호라는 명목으로 베트남침공을 묵인하는 ‘기브 앤 테이크’ 를 했다.
2016년 11월 러시아 푸틴은 시리아를 공습했다. 미 트럼프 당선을 축하한 다음날 벌어진 일이다. 시리아내전은 러시아가 알아사드 정부군, 미국은 반군을 지원하는 전쟁이다.
미국은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시리아 인민들의 생사가 다른사람들의 손에 달려있는 꼴이다. 시리아인들을 상대로 ‘ 트럼프-푸틴’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이게 시리아만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참고로 트럼프가 며칠전 시진핑과 만나는 동안 미군대는 시리아를 공습했다.
앞으로 이런 흥정이 없으란 법이 없다. 한국도 이런 피해의 당사국이 될 수 있다.
외교안보문제는 좌우파가 따로 논리 접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강대국과의 외교에서 한국이 자국관련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리드하지 못한다면, 패권경쟁에 먹이감이 되고 말 것이다.
바야흐로, 국제사회 G2,G4라 불리는 강대국들이 너무 자국만을 생각하고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리더가 실종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계적으로 우파, 국우가 득세하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미국의 트럼프, 영국의 메이 필리핀의 두테르테 등.
우파와 천박한 자본이 화학반응하면 전쟁 발발의 가능성이 커진다.
위 같은 일련의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사드배치를 조속히 이행하고 다음 실마리를 푸는게 더 합리적일까 아니면 사드반대로 미국과 충돌하고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이는게 더 나은 선택일까.
종국에는 국제사회가 법의 지배속에 영구평화를 실천하도록 틀을 짜야겠지만, 지금은 그런것을 논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대선후보 TV토론은 자국민만 시청하지 않는다. 몹시 우려스럽다. 괜한 걱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