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구경 - 독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유진 지음 / 포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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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경, 쌈구경, 책구경…. 세상 살면서 구경할 것은 많다. 그 중에서도 '책구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은 책구경이 얼마나 재밌는 독서법인지 썰을 푸는 책이라고 한다. 저자는 불구경도 해 보고 쌈구경도 해 봤는데, 책구경이 제일 재밌었단다. 나도 나름 책구경을 좋아하는 독자이기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 책『책구경』을 통해 저자의 세상 읽기 기록을 엿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책읽기, 세상읽기, 그리고 나'를 시작으로, 1장 '광장의 독서', 2장 '호모 사피엔스', 3장 '헌법', 4장 '사유와 기록', 5장 '조선 지식인의 사유와 기록', 6장 '페미니즘', 7장 '디스토피아', 8장 '유토피아', 9장 '다시, 독서는 광장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책구경의 기술33'이 중간중간에 수록되어 있다.

『책구경』은 책읽기를 통한 세상읽기의 기록이다. 책읽기는 세상읽기다. 나에게 책읽기란 내가 목격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머리말 中)


이 책의 저자는 유진. 책을 좋아한다는 저자 소개가 남다르다. 초졸 학력의 열아홉 살 청소년이라는 프로필이 참신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책은 읽는 것도 쓰는 것도 특별한 시기에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나와 다른 어떤 존재가 책읽기와 세상읽기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도 구경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피 튀기고 땀 냄새 나는 소설에 관심 없다면『삼국지』안 읽어도 된다. 개폼 잡으면서『삼국지』읽었나고 시비거는 인간들을 만나면 이렇게 말해 주면 된다.

"아,『삼국지』명작이죠. 저는 이문열 작가 버전으로 읽었는데, 8권 187쪽에서 관우가 죽을 때 엄청 울었어요." 같잖은 인간들을 만났을 때 내가 자주 쓰는 기술이다. 당신에게만 특별히 전수해 주는 거다. 그 인간들은 당신이『삼국지』를 읽고 어떤 질문을 얻었는지, 어떤 사색에 잠겼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잘난 척에 얌전히 찌그러져주길 바랄 뿐이다. 천박하기 그지없다. 이럴 때에는 먼저 선수를 쳐야 한다. (33쪽)

이 부분은 저자가 아직 어리구나, 생각하게 된 부분이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전부이고, 남들은 으르렁대며 시비를 걸고 자신은 방어하되 얌전히 찌그러져 있기는 싫어하는 부류이다. 그의 생각이 지속될지, 나이를 먹어가며 변화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모난 부분이 무뎌지는 것이 나이드는 것이라면, 그것이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런 느낌을 드러내는 것도 책구경의 방식이니 일단 표현은 해본다.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그야말로 '구경'하는 느낌으로 읽어나가다보면 자신과 교차점이 되는 생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간중간 선보이는 <책구경의 기술>이 책 읽는 기술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관심이 갔다. 정말 책구경을 좋아하고 다양하게 읽으려고 하며, 책과 세상을 읽어나가고 싶어하는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아, 나도 그래'라며 공감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특히 10대 20대에게 시험을 위한 책읽기가 아닌 다른 방식의 책읽기를 보여주는 것도 책읽기, 세상읽기를 배울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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