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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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의 神은 불완전하기에 질서의 보존을 욕망하고, 스스로 상실하면서 존재한다
표지의 사진과 문장에 일단 시선을 고정한다. 저자를 보니《4박 5일 감정여행》의 저자여서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상담자의 시선이 아니라 내담자의 시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고 의미 있었다. 이 책《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 책의 저자는 윤정. 시인이며, 심층심리분석가, 자기소통상담가다. 현재 'I-We심층심리상담센타'를 운영하면서 '자기소통상담'이라는 정신분석상담을 하고 있다. 매주 한 번 회원제로 운영되는 인성아카데미 강의를 맡고 있으며, 또한 태교와 죽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분석상담가를 양성하고 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자기유지와 만족을 위해 번식하는 것 외에 무슨 목적이 있을까? 죽음 이후의 존재의 욕망을 생명은 어디까지 끌고 가서 발생시킬까? 너무나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냥 초월자의 약속을 구원으로 승화시켜 정리하는 것은, 드러난 현실의 과학문명이 게으름과 비겁함을 용납하지 않았다. 암흑 공간의 별빛에서부터 미세한 박테리아까지 생명의 모든 것을 바라보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가 나오게 되었다. (서문 中)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1장 '빛의 생명에 머물다', 2장 '화학작용으로 갈등을 껴안다', 3장 '지구의 생명놀이', 4장 '유전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발생하다', 5장 '지구는 생명체를 안고 호모사피엔스를 낳다', 6장 '호모사피엔스, 생명체를 끌어안다', 7장 '신화의 질서 속에 호모사피엔스가 욕망하다', 8장 '철학의 질서 속에 호모사피엔스가 영원을 욕망하다', 9장 '언어의 의미 속에 호모사피엔스가 욕망하다', 10장 '호모사피엔스, 완전한 구조를 욕망하다', 11장 '호모사피엔스, 어디로 갈 것인가?', 12장 '무(無)의 생명, 호모사피엔스'로 나뉜다. 전반부는 생명현상을 물리적 현상과 화학적인 결합으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물리적 현상과 화학적인 결합을 생명의 공생적인 의미로 보았다. 후반부는 종교, 철학, 언어를 통해 공생적인 의미를 파헤친다. 마지막 장은 모든 생명현상과 정신분석학과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특한 구성이 인상적인 책이다. 예전에《4박 5일 감정여행》을 읽을 때에는 시선이 인간에게 한정되었다면, 이 책은 호모사피엔스의 역사와 존재 공간인 우주까지 좀더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이다. 좀더 깊고 철학적인 사색이 가능하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책이다. 개인의 고백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며 하나씩 풀어나가는 우주적인 사색이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또한 시 같기도 하고 화두 같기도 한 호모사피엔스 발신의 편지도 읽는 이의 내면에 있는 철학성을 끄집어 내도록 도와준다. 천천히 조금씩 음미하며 읽다보면, 어느새 우주가 내 앞에 펼쳐보이는 세상이 깊어지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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