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
폴 김 지음, 함돈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현실을 보자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우리 교육의 미래는 암울하다. 미래를 향해 간다기보다는 과거의 답습으로 이어지고 있고 문제점이 사회 전반에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결과가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미국의 괴짜 공학자, 다른 한 명은 한국의 발칙한 인문학자이다. 이 책《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를 통해 이들의 대담을 지켜보며, 교육의 미래를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 책은 폴 김함돈균의 대담집이다. 문학평론가 함돈균은 '생각하는 시민'을 만드는 일이 우리 시대의 절박한 과제이자 한국 미래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 최고기술경영자이자 교육 대학원 부학장으로 있는 폴 김 교수와의 긴 대화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몇 년간의 인문적, 교육적 실천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그 이상의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닐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하지 못한 비범한 인연으로 확대되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세계시민으로 살아온 한 교육,사회 혁신가의 놀라운 모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대화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짐작해본다.

 

이 책은 총 10 챕터로 구성된다. 혁신에 관하여, 테크놀로지가 디자인하는 미래, 한국의 교실 스탠퍼드의 강의실, 나의 페다고지, 국경 없는 학교, 지구촌 아이들이 쓰는 자기 이야기, 질문하는 문화, 학교의 미래 대학의 미래, 한국의 교육 혁명, 교육자는 깨진 거울이다 등 대담을 나눈 내용을 총 10 챕터에 걸쳐 소개한다. 폴 김 교수가 실리콘밸리에서 중동,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곳곳의 교육 현장을 누비며 깨우친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다. 또한 한국 교육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분석을 살펴본다.

 

이들의 대담을 지켜보며 생각이 많아졌다. 직접 경험한 일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그에 따른 교육적 통찰을 잘 전달해준다. 우리 교육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있으니 뜻을 모아 실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한 걸음씩 변화하더라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아지는 것일테니, 일단 문제점을 알고 변화를 모색하며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질문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공감을 많이 했다. 학창 시절의 분위기를 떠올렸다. 누군가 질문을 하면 강의 흐름을 끊는다고 선생도 학생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 때로는 질문한 학생에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선생도 보았다. 물론 그런 분위기 이후에는 아이들은 더욱 입을 다물었고, 일방적인 수업을 가만히 앉아서 듣는 분위기만 계속 되었다. 폴 김 교수는 '질문을 마음대로 하고, 그것을 자신 있게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저는 그게 바로 리더십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질문을 당당하게 해도 개인이 손해가 없고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는 국가가 지속 가능한 국가가 되고 혁신을 추구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가 질문을 꺼리고 국가 지도자에게 질문을 못 하고 눈치보는 문화가 형성되면, 혁신적이고 주도적인 개발을 하거나 선도할 수 있는 국가로 발전할 수 없다는 것.

학교든 기업이든 국가든 결국 다 똑같아요. 수동적이고 암기식이고 질문하지 않는 문화에서 수동적인 학생으로 살다가 수동적인 직원으로 일하고 수동적인 리더, 수동적인 국민이 되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꽉 막힌 우물 안의 학교, 우물 안의 기업, 우물 안의 국가가 되는 거죠. 그러면 시계 속도가 느려지고 서서히 파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전 사회적인 차원에서 질문할 수 있는 문화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또한 중요합니다. (203쪽)

남이 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 하는 맹목적인 방식, 질문 없음, 다양성에 대한 두려움이 지금 너무 현저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대한민국에 아주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봅니다. (205쪽)

 

교육을 혁신하는 문제에 대해서만 20년 이상 몰두해온 폴 김 교수의 경험과 통찰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전세계의 다양한 교육 현장을 누비며 터득한 통찰력으로 교육의 문제와 해법을 살펴본다. 우리 교육의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전달받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교육자는 물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시민이라면 이들의 대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