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 제주여행
부현일 외 지음 / 인문산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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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게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된다. 천혜의 자연을 바라보다보면 글을 쓰고 싶게 되고 그림을 그리게 만든다. 예술과는 전혀 상관없던 사람에게도 예술혼을 불어넣어주는 곳이 바로 제주다. 이곳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10인의 예술가들에게서 10가지 테마로 만나는 제주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서 이 책 『제주작가 제주여행』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주도를 풍부한 감성의 땅으로 바라보게 된다.

 

무심결에 들춰보다가 가슴이 설레고 결국 다른 일을 다 제껴두고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기대 이상이었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다. 10명의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보며, 제주도에서 자신의 색깔을 물씬 뿜어내며 작품에 몰두하는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작품을 보며 제주 자연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 내가 바라본 제주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보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생동감 있게 내면의 예술성을 살려내는 책이다. 제주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을 제공해준다.

 

이 책을 통해 서양화가 김연숙, 도예가 강혜경, 서양화가 김남흥, 서양화가 박성진, 한국화가 부현일, 서양화가 김성란, 도예가 허민자, 사진작가 김병국, 건축가 양건, 인도미술사학자 하진희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뿐만 아니라 그들의 열정도 함께 볼 수 있다. 글은 미술평론가, 기자,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쓴 것인데, 좀더 객관적으로 작품의 세계를 해석해볼 수 있었다. 그들의 작업공간이 부러웠고,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바라보며 하나씩 음미해본다. 색감과 구도, 표현 방법 등을 보다보면 내가 바라본 제주와 오버랩되며 마음 속에서는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어느덧 붓을 들고 싶어 근질근질하다.

 

이 책에서는 각각의 예술가에 관련된 글 이후에 미술관, 오름, 공원, 현대 건축 등을 짧은 글로 소개해주고 있다. '이곳도 정말 좋지!', '제주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등 감탄사를 내뱉으며 읽어나가다보면 몸도 마음도 들뜨게 된다. 이곳은 정말 볼 것도 느낄 것도 많은 곳이다. 그러다보면 예술적 감각이 오롯이 살아나 자신만의 작품으로 표출될 수 있다. 이들의 작품에 감탄하게 되는 것도 제주가 그 안에 녹아들어 표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의 도움이 있었기에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문오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발표한 서양화가 김연숙, 제주의 들꽃과 오름 등을 흙속에 표현한 도예가 강혜경, 제주도의 예민한 빛을 담는 데에 남다른 감을 지니고 있는 중견작가 김남흥, 돌담과 억새 연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서양화가 박성진, 제주의 풍경을 수묵화로 표현한 한국화가 부현일, 서귀포 풍경에 기쁨과 슬픔을 담아내는 서양화가 김성란, 제주의 돌과 자연을 조형적 작업으로 승화시킨 도예가 허민자, 제주의 바다를 그림 그리듯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김병국, 해석된 개념을 재해석하고 덧붙여 건축을 하는 건축가 양건, 신화의 땅 제주에서 인도 탐구에 푹 빠져있는 인도미술사학자 하진희 등 10명의 예술가 중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시선을 끄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제주에 관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사진이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기에, 방안에서 책 한 권으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훑어보는 시간이 의미 있다. 잠자고 있는 예술혼을 깨워 흔들어 놓아서 읽는 내내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쓰게 되는 책이었다. 마음에 드는 구성과 알차게 채워진 예술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제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 특히 제주의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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