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
게리 클라인 지음, 김창준 옮김 / 알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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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게리 클라인. 40년 이상 인지과학 분야를 연구한 자연주의적 의사결정론의 창시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함께 의사결정이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현재 매크로코그니션의 수석 과학자이며, 미국심리학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술한 책으로는 《인튜이션》《직관의 힘》《작업하는 정신》《이기는 결정의 제1원칙》등이 있다. 《직관의 힘》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 책 《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를 먼저 읽게 되었다.

 

이 일은 단순히 신문과 잡지에서 오려낸 기사들을 모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누군가가 비범한 발견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면, 나는 그걸 오려 책상 위에 있는 기사 더미 위에 추가하곤 했다. 그 더미에는 내가 인터뷰나 대화 중에 들었던 이야기를 적은 것도 포함됐다. 다른 열정적 관심사와 마찬가지로 그 더미는 때때로 다른 경쟁적 관심사가 차지하는 공간이 확장되면서 매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것들과 달리 이 더미는 살아남았다...(중략)...다른 이들에게는 쉽게 보이지 않는 걸 알아챌 수 있는 비범함, 나는 이러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21~23쪽)

저자는 성과 개선을 위해서는 실수를 줄이고 통찰을 늘려야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실수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실수를 제거하는 데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는다면 통찰을 얻을 확률은 더 줄어든다. 저자는 한 강연에서 청중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는데, 통찰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알고 싶어하는 그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통찰에 대해 아는 바가 전무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때부터 통찰에 대해 조사하고 많은 사례를 수집하며 꾸준히 연구를 해나갔다. 이 책을 통해 통찰을 촉발하는 것이 무엇인가와 무엇이 통찰을 방해하는가, 어떻게 통찰을 촉진할 수 있는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통찰의 문으로 들어가다'는 통찰은 어떻게 촉발되는가에 대해 알려준다. 제2부 '문을 닫다'는 무엇이 통찰을 방해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제3부 '문을 열다'에서는 어떻게 통찰을 촉진할 수 있는가 일러준다. 통찰이 중시되고 있는 시대, 어떻게 통찰의 문을 열고 통찰의 힘을 키울지 그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례와 저자의 연구 진행을 엿보며 통찰에 대해 살펴보게 된다.

 

통찰은 여러 방향에서 우리를 변환시킨다. 통찰은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을 바꾼다. 통찰은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을 바꾼다. 통찰은 우리의 보는 방식을 바꾼다. 통찰은 우리가 느끼는 방식을 바꾼다. 통찰은 우리가 욕구하는 것을 바꾼다. (53쪽)

이 책을 통해 저자가 통찰에 대해 연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 '더 나은 이야기로의 예상치 못한 이동'이라는 통찰의 쓸 만한 정의를 얻게 되는 과정이나 알게 될수록 혼란스러워지던 마음까지 공유하며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된다. 통찰에 대해 함께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이 통찰이라는 미로를 헤매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그러면서 '번쩍'하고 뇌리를 스치는 생각을 얻거나 고정관념에 갖혀 있던 부분을 살짝 열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 때, 나또한 연구에 동참하듯 함께 기뻐하게 되는 시간을 갖는다.

 

나에게는 3부의 내용이 통찰을 증대시킬 방법을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크게 다가왔다. 통찰력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눈이 번쩍 뜨인다. 조직은 노력의 대부분을 실수를 피하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일에 쏟아붓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진정으로 혁신을 원하는 조직이라면 통찰을 키울 수 있는 일에 더 힘을 써야한다는 점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통찰 사냥꾼이 되기 위해 늘 사냥 준비를 해야겠다.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관심이 있는 사람은 주석에 담긴 논문과 서적을 찾아보는 것도 유용하겠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이 정도의 이론과 사례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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