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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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위험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생각을 하고 감정에 휘둘리다보면 마음이 복잡해지니 바로 책장을 접듯 생각을 접는 것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사람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기계가 되고 싶었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지만 나자신을 잃어버리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휩쓸려 들어가고자 했던 것이다. 자발적으로 생각없이 살며 그대로 시간만 지나가길 바랐던 모양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점은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고 주체적으로 살려고 한다는 것이다. 행복을 무작정 유예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이 행복한 감정이라는 것을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왜'라는 질문을 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따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달라지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시작이라고 본다.

 

이 책은 박웅현, 진중권, 고미숙, 장대익, 장하성, 데니스 홍, 조한혜정, 이명현, 안병옥 등의 강연을 모은 것이다. 2015년 1월 이틀에 걸쳐 15시간 동안 펼쳐진 지식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분야에 있는 학자들이 청중들과 함께 소통함 뜨거운 열기를 채운 것이다. 질문을 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는 지식을 흡입하는 데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생각 수업'은 조금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환경,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연사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지적 사유의 장을 마련해주었고, 이틀간의 강연은 이렇게 정리되어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이 책은 강연을 글로 담아낸 책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강연을 듣는 듯 생생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되었다. '인문학'이나 '강연' 같은 단어를 전혀 무겁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어디 한 번 들어나볼까?'하는 정도의 가벼운 생각으로 접근해도 좋은 책이다. 읽다보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문장이 톡톡 튀어나와 나에게 질문을 한다. 거기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여정이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나뉜다.

박웅현의 '왜는 왜 필요한가', 진중권의 '우리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고미숙의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장대익의 '과학은 가치에 침묵하는가', 장하성의 '자본주의가 정의로울 수 있는가', 데니스 홍의 '생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조한혜정의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이명현의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안병옥의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광고인, 미학자, 고전평론가, 과학철학자, 경제경영학자, 과학자, 문화인류학자, 천문학자, 환경학자 등 활동 분야도 다양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각각의 특색이 있어서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는 소재를 던져준다.

 

지금은 어떤 시대를 닮았다고 생각하세요? 그리스로마시대인가요, 중세시대인가요? 저는 중세라고 생각합니다. 신의 자리에 대신 돈을 앉히면 맞을 것 같아요. 우리는 묻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왜 하는지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 질문이 돈을 버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신을 모시는 데 방해가 된다며 공부도 생각도 그만둔 성 베네딕투스처럼,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도움도 안 된다며 책을 읽지 않습니다. 대신 취업 공부를 하고, 스펙 관리를 합니다. (17쪽_박웅현)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은 객관적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바라보기 힘들다. 한참 지난 후에야 그 모습이 보일 것이다. 당연스레 생각하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질문을 하지 않으며 돈에 매달리는 분위기에서 결코 자유로워질수는 없지만 선택은 지금의 나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정치,경제 등 우리 사회 안에서 볼 수 있는 문제를 시작으로 우주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식으로 마무리된다. 결과적으로 다방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서 뇌가 깨어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눈앞에 닥친 일을 해치우느라 정신없지만 이 책을 읽는 시간 만큼은 내 안의 나를 깨우며 생각에 잠길 수 있어서 좋았다. 현장에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부담없이 이 책을 읽되 생각은 깊이 잠기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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