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6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봄인가 싶더니 여름이 다가왔다. 6월은 그런 계절이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듯하다가 어느덧 푹푹 찌는 시간이 찾아온다. 전국이 메르스 우려로 움츠러들고 집에서 조용히 책을 읽을 시간이 늘어났다. 다른 해와는 달리 걱정으로 행동 반경이 축소되고 마음마저 위축된다. 2015년 6월 누리달에 월간 샘터를 읽으며 삶의 소리를 들어본다. 표지에 보면 오른쪽 밑부분에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콘텐츠 잡지 2015'라는 글귀가 있다. 작은 글씨지만 유난히 크게 보인다. 2015년 한 해의 샘터 표지는 김상구 판화 작가의 작품으로 꾸며지는데 이번 달의 작품에 유난히 시선이 고정된다. 2004년의 작품이라는데 그 안에서 현재 소용돌이치는 우리의 마음을 보게 된다. 마음속의 화분 하나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이달에 만난 사람' 권대웅 시인이었다. 얼마전 권대웅 시인의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를 읽었기에 더욱 반가운 느낌이다. 권대웅 시인은 달에 관련된 시를 쓰는 작가인데 캘리그래피와 그림, 달에 관련된 시를 통해 달의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 궁금했던 시인의 사진을 보게 되었고, 달 시화전을 열어 소외계층을 돕은다는 것을 보고 '사랑하다' '나누다' 같은 달의 정신이 스며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곳에 가고 싶다'는 '짧아서 빛나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를 안내해주었다. "라면 먹고 갈래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등 독보적인 대사를 남기기도 한 영화 <봄날은 간다>를 떠올리며, 이 글을 읽어보았다. 그 영화를 찍은 장소가 맹방 해수욕장, 신흥사, 양리마을 대나무 숲 등 근덕면 일대에서 촬영했다는 정보를 시작으로 사진과 글을 보며 그곳의 기운을 받아본다. '짧은 사랑, 짧은 여행, 그리고 짧은 인생. 마음껏 누릴 수 없기에 빛나는 것들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뇌리에 남는다. 삼척 중앙시장에서 만난 세 할머니의 뒷모습 사진도 인상적이다.

 

공항 24시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도 웃음이 난다. 신혼여행 길에 비행기를 놓치는 일은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분통터질 일이지만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들에게 들려주는 조언도 실질적이다. 분편한 헤어, 메이크업 상태로 식장에서 바로 출발한 부부들은 인천공항 지하 1층의 사우나나 미용실을 찾아 편안하게 하면 싸울 일이 줄어들 것이다. 수속받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간 후라면 '퍼블릭 라운지'를 이용할 것. 다음 호에는 곧 다가올 휴가철을 대비해 라운지 이야기를 전해준다니 그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기생충의 이야기와 고부갈등을 잘 역어내어 이야기를 들려준 '기생충과 시댁', 무용동작치료 '내 안의 화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법륜 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 등 읽을거리도 풍성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이번 호 특집은 '자기만의 방'이다. 꿈을 찾아 일궈낸 나만의 보금자리에서 마음과 정신이 함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외양간에 꾸민 집필실, 예순 살의 도서관, 꿈을 그리는 작업실 등을 읽으며 그들만의 방을 엿본다.

 

월간 샘터는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다양한 정보도 얻고 사람 사는 소리도 들을 수 있으니 자투리 시간을 꽉 채우는 잡지이다. 웃기도 하고 감동도 받으며 정보와 지식을 습득한다. 진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다. 다음 달 월간 샘터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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