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민낯
신동윤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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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곳이다. 상하이의 휘황찬란한 야경에 이곳이 정말 중국인가 생각한 적이 있다. 그때가 벌써 10여 년전이니, 지금 다시 간다면 낯설게 변해버린 그곳의 모습을 보고 할 말을 잊을 것 같다. 지금 당장 다시 갈 생각은 없지만 중국의 현재 모습이 궁금하긴 하다.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문 사항을 풀어보기로 했다. 이 책 『중국의 민낯』은 '현대 중국의 다양한 사회 현상을 풀어내는 최신 보고서!'라는 설명에 궁금한 마음이 생겨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동윤. 중국 난징대학교 사회학박사이다. 중국의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이 부족하다는 것에 착안해 『중국의 민낯』을 집필하였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오해나 편견을 가졌던 주제들을 풀어내며 중국사회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집필한 것이다. 저자의 의도가 그러했으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 담긴 각 주제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지만 잘 알지는 못하고 있었기에 관심있게 읽게 되었다. 익숙한 주제이기에 그다지 낯설지 않게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푹 빠져들게 되는 책이다.

 

우리와도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일까? 중국의 입시전쟁에 대한 글을 읽으며 눈이 번쩍 뜨인다. 가오카오는 중국의 대입시험인 고등학교초생고시의 약칭인데, 그 경쟁률이 대단하다. 매년 6월 7~8일(2일간) 진행된다는 점도 놀라웠고, 시험과목과 응시 방식 등 자세한 정보를 알게 된다. 중국의 대입시험은 내신 성적 반영 없이 순수 대입시험 점수로만 결정하기에 대입시험 날 전국이 들썩이는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79쪽에 있는 사진을 보면 기가 막혀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도 영어단어 외우는 것을 포기하지 못한 어느 여학생의 모습,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한 학생이 수업 중에 갑자기 투신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었던 일은 사진만 보아도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 대한 것도 인상적이다. 중국의 시대별 미의 기준을 보며 지금껏 어떤 분위기로 흘러왔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성형에 부정적이던 사람들이 2003년 베이징의 한 성형외과가 내건 무료 전신성형수술 이벤트를 계기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6세 하오루루는 7개월에 걸쳐 14군데의 성형수술을 받았고, 이 전 과정이 언론을 통해 공개됨으로써 '중국 최초의 인조미녀'로 인정받았다. 그녀는 수술 이후에 보석감정사 직업은 그만두고 전국의 성형외과 광고 모델로 활약하게 되었고, 부호들과 어울리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니, 외모로 인생 역전을 꿈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외모 지상주의에 불이 붙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 죄수에게 죄질과는 관계없이 외모만으로 동정하는 풍토가 만연하고, 걸인일지라도 잘생긴 외모 덕분에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남성의 이야기도 볼 수 있다.

 

그밖에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야기와 결혼 문화에 대한 것은 궁금했지만 잘 몰랐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중국인의 성인식, 효 문화에 대한 것과 도시의 신흥 빈곤층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었다. 막연하게 궁금하던 것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해주고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중국에 대해 알고 싶은데 너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으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적합할 것이다. 읽다보면 어느 순간 푹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다. 궁금했던 주제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중국의 민낯을 제대로 들춰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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