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안중근의 마지막 이야기
박삼중.고수산나 지음, 이남구 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삼중 스님께서 지난 30년 동안 안 의사와 관련된 것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사람들을 만나 취재하고 조사하셨던 내용을 동화작가인 고수산나 작가님께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재미있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추천의 글_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

 

이 책의 공동저자인 삼중 스님은 사형수 교화를 위해 일본에 가면서 안중근 의사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다이린지에 모셔진 안 의사의 유묵비와 추도실을 보고 크게 충격을 받아 그 후 30년 동안 안 의사에 관한 모든 것을 찾아다녔고, 이 책은 30년 넘게 안 의사에 대해 알아온 것을 담아놓은 것이다. 그 내용을 동화작가 고수산나가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재구성한 책이 이 책 『영웅 안중근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이 책은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 광복 70주년, 안중근 의사 서거 105주기를 맞이하여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순간부터 뤼순 감옥에서 사형당하기까지, 안중근 의사의 주변 인물들의 시선으로 들어보는 안중근 의사 이야기다.

그를 지켜본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그들에게 안중근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19쪽)

안중근 의사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그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이 책은 진행된다. 적으로서, 동지로서, 가족으로서, 안중근 의사를 곁에서 지켜봤던 사람들이 기억하는 안중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헌병 간수 지바 도시치의 안중근, 교화승 쓰다 가이준의 안중근, 동지 우덕순의 안중근, 만철 이사 다나카 세이지로의 안중근, 어머니 조성녀 마리아의 안중근, 관동도독부 고등법원장 히라이시 우지히토의 안중근, 빌헬름 신부의 안중근을 차례차례 바라보며, 그들에게 안중근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짐작해본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그 날의 분위기와 안중근 의사의 인품을 담은 책이기에 좀더 객관적이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안중근의 힘있고 명예가 있는 목소리에 헌병 간수 지바 도시치는 기가 눌렸고, 안중근으로 인해 조선인을 다시 보게 된다. 안중근의 사형이 집행된 후, 시신을 붉은 소나무 관에 고이 모셨다. 다른 사형수들은 관이 아닌 나무 통에 넣었지만 안중근의 시신만은 형무소장의 특별한 배려를 받았다. 지바는 다이린지 주지를 설득해 불당에 안중근의 사진과 글씨를 놓고 향을 피우고 절을 하며 추모했다. 매일 그곳에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웃들은 따가운 눈총을 보내며 욕을 했지만, 지바는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신들도 안중근 선생이 어떤 분인지 안다면 분명 나와 똑같이 했을 것이오." (43쪽)

 

이 책을 읽으며 안중근 의사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헌병 간수 지바 도시치, 교화승 쓰다 가이준, 동지 우덕순 등 안중근 의사의 주변인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고, 그들의 눈을 통해서 알게 되는 사실 또한 막연히 알고 있던 것에 비해 구체적이어서 책을 읽는 시간이 의미 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저자 삼중 스님이 들려주는 '나에게 남은 마지막 과제들'을 보게 된다. 중국 뤼순에는 안중근을 기념하는 방만 따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고, 안중근 의사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 하지만 뤼순 감옥 뒤편의 야산으로만 추정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묘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충격적이다. 안중근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조국은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워진다.  

"안중근, 당신은 정말 멋진 사형수였습니다. 당신은 31년만 살았는데도 그렇게 멋진 삶을 살았는데 나는 너무나 오래 살았군요. 당신은 처자식과 어머니를 두고 죽었지만 죽어야 할 때 멋있게 죽음을 맞았습니다. 죽음이 당신을 영원히 살렸습니다. 나는 그저 당신에게 부끄럽기만 합니다." (삼중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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