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 이동진의 빨간책방 오프닝 에세이
허은실 글.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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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잘 몰랐던 책을 알게 되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방송이다. 나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콕콕 짚어주며, 알지 못했던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흔히 알려져있는 베스트셀러 작품이 아니라 숨어있는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읽느라 눈이 피곤할 무렵, 귀로 듣는 책 이야기에 심취하게 된다. 방송을 들으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오프닝 멘트가 흘러나올 때,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나를 일깨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저 좋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엮어져 나오니 반가운 생각마저 든다. 좋은 글들을 한 권의 책에서 볼 수 있어서 의미가 크다.

 

먼저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간다.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이라니, 나에게만 의미를 주는 책이다. 감수성 버튼을 최대한으로 올려놓고 이 책을 읽다보면, 문득 '아!' 감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맛깔스럽게 말을 잘 할까? 어쩜 이렇게 흘러가는 순간을 잘 포착해서 글 속에 담아두었을까? 소소한 일상 속에서, 우주의 가치를 건져내게 된다.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감성이 남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허은실. 10년차 베테랑 라디오 작가이자 시인이다. 시인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정선된 언어의 깔끔담백한 맛이 느껴진다. 바쁘고 무감각하게 흘러가던 일상에 잠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우주를 바라보게 된다. 내 안의 감성에 기름칠을 하며 훈훈한 느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저 한 권의 책으로 덮여 있을 때에는 몰랐는데, 이 책을 여는 순간 이 책은 전율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은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에 짧은 휴식과 함께 해도 좋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에 번갈아가며 읽어주고 함께 감상을 나누어도 좋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지루하게 시계만 볼 것이 아니라 몇 구절 읽어보아도 좋다. 이 책은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이니, 내가 원하는 때에 잔잔한 감동에 빠져들 수 있다. 각각의 오프닝 멘트는 짧은 분량이기 때문에, 다시 바쁜 일상에 몰두하려면 그대로 덮어두고 일을 시작해도 좋다. 짧은 글귀 속에서 내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을 분명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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