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엄마이고 싶다
이슬인 지음 / 예담Friend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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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좋은 부모'가 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너무 집착해도 안되고, 그렇다고 방치해서도 안된다. '적당히'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한다. '화끈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적당히'하라고 하면 더 어려워한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놀고, 적당히 잠자라고 하면 불안해한다. 그래도 되나? 그러다 나만 낙오되면 어쩌지 하면서.(219쪽)'

'사랑해서 그랬어, 이렇게 하면 네가 행복할 줄 알았어.'라고 하면서 욕심부려 교육에 집착해도 현실은 만만치 않다. 아이들을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피로 사회에서 쳇바퀴 굴러가듯 지친 몸과 마음으로 방황하게 된다. 그 반대의 경우에도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주변 아이들과 비교해서 우리 아이만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이미 늦었다고 하니 어떻게 할 것인가? 이래저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이 책의 제목은 '나는 좋은 엄마이고 싶다'이다. 저자는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을 앞장서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실패를 경험하며 세상 속에 든든한 뿌리를 내리는 걸 지켜보는 것이라 믿고 있으며 두 아들도 그런 마음으로 양육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내 이 책을 내게 된 것이다. 혹자는 '두 아들을 명문대에 보낸'이라는 결과 덕분에 이런 책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가 자녀양육의 정답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 아이를 키우는 일에 정답은 없을테니. 어쨌든 말도 안되는 정보에 휘둘리는 것보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책의 저자가 들려주는 경험담에 귀기울여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 내 분신인 아이에게 행복한 환경을 마련해주고,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며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아이와 함께 몸 부딪치며 놀아주고, 아이에게 좋은 책을 많이 읽어주고, 아이에게 엄마표 요리를 해주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 주부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첫 마음이 피라미드식 입시 구조 속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갈팡질팡 헤매게 되고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야만 내 존재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까지 이르러, 어느새 아이를 성적만으로 다그치는 무서운 엄마가 되고 만 것입니다. (프롤로그 中_8쪽)

'엄마가 된 순간, 누구나 황무지 위에 서 있게 된다'는 프롤로그의 제목에 마음이 짠 해진다. 엄마가 되는 자격시험이 있다거나, 아이를 키우는 것을 연습해보고 엄마가 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 순간 엄마가 되고, 그때부터 엄마라는 존재도 막막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라면서 가장 가까운 존재인 부모에게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은 흔한 일이다. 가족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받고, 또한 가족에게 제일 많이 의지하면서 우리는 성장하게 된다. 커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 자신은 그런 착오없이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모든 걸 기대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 엄마 자신의 꿈도 탄탄히 다지며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적인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았다고 모두가 좋은 부모인 것은 아니다.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부모도 많다.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모도 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 자신의 욕심과 불안을 잘 다스려야 한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부드러운 말과 표정으로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해야 한다. (136쪽)

자신의 욕심과 불안을 잘 다스려야한다는 점을 특히 공감하게 된다. 물론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아이에게 집착하게 되고 주변 상황에 휩쓸리며 고통을 받을 때에 한 번 쯤은 떠올리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보자.

 

이 책에서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4장 '아이의 사고체력을 키우는 독서과 글쓰기'라는 부분이다. 저자는 집에 독서와 글쓰기 공부방을 열어 2년간 운영한 경력도 있고, 잘못하다가 위험한 길로 빠지게 될 수도 있는 부모 욕심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내용이라는 생각이다.

 

요즘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생후 6개월부터 입학 전까지 다량의 책을 읽히는 '조기 다독' 열풍이 일고 있다. 인터넷을 보면, 어떤 부모들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수백 권의 전집으로 거실을 도서관처럼 꾸며놓기도 하고, 젖도 안 뗀 아기에게 하루에 수십 권의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같은 과잉 조기 독서 붐으로 인해 유아기 아이들이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38명 중 1명이 자폐아라는 통계도 있다. 소아정신과 의사들은 우리나라 자폐아의 경우 상당수가 '초독서증'에 기인한 유사자폐라고 진단한다. (219쪽)

책을 어떻게 읽힐지, 어떤 습관을 들게 할지, 독서와 글쓰기에 관해 읽어보며 방향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경험담으로 녹여낸 자녀 양육법을 보게 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사람, 우왕좌왕 자녀교육 정보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 아이를 키우는 자신의 방법에 불안한 느낌이 드는 사람은 이 책을 보고 마음이 한결 정리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기 인생을 희생하고 그 보상심리로 강요하고 다그치고 있다면, 지금 다시 한 번 자신의 방식이 계속 진행되기에 후회없는 것인지 점검해보아야할 것이다.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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