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 2 - 죽기 전에 한번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예전에는 산속에 숨어 사는 도인들을 방외지사(方外之士)라 했지만, 현대에는 고정관념과 경계선 너머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 그를 일컬어 방외지사라 한다.

 

방외지사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짐작한다. 두 권의 두꺼운 책에 그들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았지만, 방외지사가 어찌 이들 뿐이겠는가?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게 된다. 성공과 실패의 세속적 잣대가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삶을 스스로 살아내는 모습이다. 자기가 살고 싶은대로 인생을 한 번 살아보는 것,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인생을 살아보는 듯 즐거워진다.

 

어찌 이 사바세계에 태어나 완전히 초탈한 삶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궤도에서 이탈한 삶을 혹시 꿈꾸는 사람들에게 작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저자는 보람을 느낀다.

2015년 1월

장성 축령산 휴휴산방에서 청운 조용헌

 

이 책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 2』에서는 12명의 방외지사를 만나볼 수 있다. 처음으로 소개되는 사람은 대각심. 독버섯 달여 먹으며 '이 뭐꼬' 화두 40년으로 지내온 분이다. 저자는 한라산에 기인이 어디 없는가 물었더니, "절물에 가면 대각심이라는 여자 스님이 한 분 계시는데 아주 특이하다. 앉아서 천리를 보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160센티가 채 안 되는 작은 키에, 얼굴에 주름이 많아 눈이 매우 작아보이는 전형적인 제주 할망의 모습을 한 대각심은 제주의 여신선으로 불린다고 한다. 1957년부터 한라산에 살기 시작했고, 지금은 90대의 고령인 대각심은 제주도를 지키는 설문대할망의 현신일까? 글을 읽으면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 뭐꼬?'

 

최치원 '사산비명'의 전문가 최영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불꽃처럼 살다가 홀연히 사라져 존재를 미궁 속에 가둔 전설적인 인물 최치원, 그의 삶과 사상의 단초는 '사산비명'안에 녹아있는데, 최영성 교수는 그 난해한 문장을 해석하는 일에 30년 세월을 바쳤다고 한다. 신라 말기의 최치원의 생몰연대에는 왜 물음표가 있을까? 궁금하긴 했지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는 사실이 놀랍다. 또한 한국의 학계에서 최치원 전문가는 부여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있는 최영성 교수인데, 최치원의 사산비명 번역에 집중한 인물이다. 30년 세월의 노고를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미국에서 도를 닦는 범휴 스님, 서체의 기운생동을 읽어내는 서예가 김성덕, 전국의 산하를 두 발로 걷는 낭인 신정일 등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타인의 삶을 통해 내 마음 속에 있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오랜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해본다. '이런 삶도 괜찮겠네?' 그런 느낌이 드는 부분에서는 책 속에서 눈을 떼며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사회라는 촘촘하고 억센 그물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 구조조정과 조직생활의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시 월급쟁이들이 가슴속에 간직한 '살고 싶은 대로 유유자적 살고 싶다.'는 비원(悲願)을 자극한다. (책날개 中)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 1권과 2권을 통해 알게 되는 다양한 인생에 배울 점도 많고 느끼게 되는 것도 많다.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한번 살아보자!"라는 표지의 글이 마음에 와닿아서 실행에 옮겨지는 느낌이다. 개정증보판이 나온 이후인 지금이라도 이 책을 알게 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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