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장腸 여행 - 제2의 뇌, 장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기울리아 엔더스 지음, 배명자 옮김, 질 엔더스 삽화 / 와이즈베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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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당 불내증을 앓았고, 원인모를 상처로 고민을 한 경험이 있다.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성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을 절감하며 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기울리아 엔더스의 이야기다. 1990년 생으로, 독일의 촉망받는 신예 의학자인 그는 자신의 절실한 고민이 있었기에 일반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는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밀폐된 회의실에서 토론하거나 논문에만 기록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널리 알리고자 한 흔적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여동생 덕분에 겉도는 설명을 피할 수 있었다며, 동생의 도움을 치하한다.

글을 써서 먼저 읽어주면, 동생은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씩 웃으며 이렇게 말하기 일쑤였다. "다시 써!" (13쪽)

동생의 솔직한 반응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쉽고 재미나게 이 책을 엮게 된 원동력이 되었음을 확실하게 느끼게 되는 문장이다. 감사의 말에서도 다시 한 번 동생이야기를 한다.

동생이 없었으면 이 책도 없었을 것이다. 동생의 자유롭고 합리적이고 호기심 많은 정신이 없었으면 나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용기와 의지보다 순종과 안정을 선호하는 편한 세계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280쪽)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그동안 '장'에 대해 너무 무심했구나! 장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고, 인체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했다는 점을 반성해본다. 대부분 의학서적이 그렇겠지만, 우리 몸을 너무 딱딱하고 지루하게 접근하는 방식이어서 거리감을 느꼈는데, 이 책은 달랐다. 술술 읽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그냥 수다떠는 느낌으로 부담없이 재미있게 한 판 떠들어대는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그런 시간도 분명 필요하다. 그 점이 오히려 장에 대해 확실히 훑어보며 더욱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우리 몸은 '장'만 달랑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장기가 연결되어 있고, 뇌의 작용까지 생각해보면 전반적으로 인체의 신비가 느껴진다. 이 책도 '장'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장과 연결된 다른 부위까지, 음식물 운반 과정을 설명해주고, 장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일깨워주며, 전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이야기해준다. 잘 알지 못하던 미생물의 세계까지, 장에 관해 속시원하게 풀어나가는 책이다. 이 책에 담겨있는 삽화도 천천히 보며 전체적인 이해를 돕게 한다. 어떤 그림은 가만히 쳐다보면 한바탕 웃을 수 있으니, 그 또한 이 책의 매력을 더욱 발산시켜주는 요소가 된다.

 

유쾌,상쾌,통쾌,명쾌! 이 책을 읽으며 내 안의 장기들에 집중해본다. 이 녀석들, 매일 같이 생명력을 내뿜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구나! 매력덩어리 장, 내괄약근과 외괄약근의 밀당, 변기 위의 바른 자세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와 실험 참가자들의 친절한 참여 등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책이다. 일단 초반에 흥미롭게 시선을 사로잡으면, 그 다음에는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 계속 읽게 된다. 독일 아마존 종합 1위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1위 수식어를 달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책이었으니 말이다. 우리 내부의 생리학적인 면모부터 불내증,과민증,알레르기 등의 병리학적인 측면까지, 이 책을 통해 흥미롭게 읽어보는 시간이 된다. 누구에게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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