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증후군 - 불안과 우울 뒤에 감춰진 승자들의 심리학
해럴드 힐먼 지음, 김고명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사기꾼증후군?' 이 단어만 보았을 때에는 '난 해당되지 않아.'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 인구 중 75%가 겪는 심리증후군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궁금해질 것이다. 혹시 나도?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진다. 먼저 사기꾼증후군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가면 현상', '가면증후군'이라고도 하는 사기꾼증후군은 1978년 미국 심리학자 폴린 클렌스와 수잔 아임스가 처음 쓴 용어다. 이 말은 사람들이 주로 새로운 도전 혹은 큰 도전에 직면했을 때, 지금까지의 업적을 스스로 일궜다고 여기지 않고 운이 좋았다거나 타이밍이 잘 맞았다는 등 의지와 상관없는 외부요인 덕분에 성공했다고 보는 심리 현상을 뜻한다. 이들은 성공을 낳게 마련인 탁월함을 기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도 내심 자신이 속임수를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 유능하다는 인상을 줬으며 사기꾼으로 '들통'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믿는다. (서문_9쪽)

 

나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지? 누군가에게 잘 한다고 칭찬을 들을 때, 이 사람이 아직 나를 잘 몰라서 그렇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었다. 상을 받을 때에는 아직 실력이 되지 않지만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사기꾼증후군에 대해 생각해보니, 여러 가지 일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나또한 어떤 때에는 '가면을 쓴 나'의 모습으로 마음 속에 무능력이 드러날까 두려움으로 벌벌 떨고 있다. 어쩌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나 있는 심리증후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사기꾼증후군이 직장, 사생활 할 것 없이 매순간 맞닥뜨리는 현상이지만, 유독 비즈니스 상황에서 크게 증폭되고 감지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주로 비즈니스계에 초첨을 맞춰 사기꾼증후군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경제경영서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심리적인 부분이기때문에 심리학 관련 서적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CEO 뿐만 아니라 일반인 누구라도 한 번쯤 짚어보며 사기꾼증후군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아야 할 것이다.

 

회사에 새로 들어온 사람, 더 중요한 직위로 승진한 사람, 튀는 사람, 여러 사람 중에서 발탁된 사람,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갓 인턴이 된 사람, 새로 최고경영진에 임명된 사람, 이들 모두 사기꾼증후군을 경험한다. 그리고 아침마다 집을 나서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기꾼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겪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인정하지 않고 쉬쉬하려고만 하다니 참 놀랄 일이다. 사기꾼증후군. 남들도 다 겪는데 대수로울 까닭이 뭐가 있을까! (182쪽)

 

우리가 흔히 일상 생활 속에서 잊어버릴 수 있는 무의식 세계를 다시 한 번 둘러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실존하는 인물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해 그들의 사연 속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었다. 충분히 공감하며 심리적인 부분에 깊이 들어가본다. 민낯의 나자신을 들여다보며 진솔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책에는 사기꾼증후군의 여덟 가지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철벽 방어, 2.계산, 3.장벽 구축, 4.유아독존, 5.고집불통, 6.목석, 7.모 아니면 도(오만), 8.모 아니면 도(소심)

이 중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보기 쉬운 것은 철벽 방어일 것이다. 철벽 방어는 사소한 비판이나 더 잘되라는 조언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비판을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인다. 모 아니면 도 증상은 말 그대로 사람을 두 극단 중 하나로 몰아간다. 오만하거나 소심한 사람, 웬만한 사람은 이 중 한쪽 성향은 꼭 보인다고 한다. 특히 1과 7,8은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사기꾼증후군의 증상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이해도를 높였다. 단순히 사기꾼증후군의 증상만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사기꾼증후군을 깨부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다뤘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사기꾼증후군의 근본 원인을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프레임은 어떤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적용하는 생각과 인식의 틀을 말한다. 프레임은 주로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데, 어떤 것이 좋은 결과를 부르면 긍정적인 프레임이 형성되고, 반대로 결과가 나쁘면 부정적인 프레임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프레임은 인생을 헤쳐나가는 데에 도움을 주는데, 또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을 가둬두고 남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사기꾼증후군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 후, 이 책의 부록을 보며 나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으로 마무리해본다. '나는 누구인가?' 바쁜 일상에 존재에 대한 깊은 탐구는 항상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이다. 시간을 내서 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탐색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의미 있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다.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미루고 있기에 제대로 해본 적이 있었나 가물가물해진다. 이 책을 보며 마무리까지 알차게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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