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박성웅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기생충에 대해 안좋은 선입견이 있었다. 괜히 온몸이 근질근질하며 기분이 이상하다. 기생충 박사 서민의 방송 활동으로 기생충에 대해 일반인으로서 좀더 친근하게 느끼게 된 것은 사실이다. 월간 샘터를 통해 기생충 이야기를 접했을 때, 생각보다 흥미로운 이야깃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이번에는 이렇게 책을 통해 '기생'에 대해 접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기생충에 대한 오해를 풀고 폭넓은 식견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다.
 
기생충은 흥미진진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주지만, 그 세상을 엿볼 기회는 별로 없다. 제대로 된 정보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EBS 다큐멘터리 <기생奇生, PARASITE>이 그 세상을 생생한 영상과 함께 담아내어 기생충들의 흥미진진한 생활, 진화적 동반자로서의 중요성,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그려내었다. (6쪽)
 
다큐프라임 <기생奇生, PARASITE>은 기생생물, 정확하게는 기생충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기생충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매개동물도 중요했다. (300쪽)
 
이 책을 읽다보니 다큐멘터리 한 편에 다 담을 수 없는 많은 실험과 관련 지식이 아쉬움으로 가지치기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렇게 책이 출간되었나보다. EBS 다큐프라임을 통해 다룬 이야기 중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내용까지 포함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첫 장에서는 기생충이란 무엇인가를 다루고, 기생충이 숙주에게 미치는 영향, 기생충과 숙주의 경쟁, 기생충과 인간의 대결, 그리고 동반자로서의 공존까지 살펴본다.
 
이 책은 기생충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 흥미롭게 집중해서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기생충'하면 익히지 않은 민물고기 등의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 몸 안에서 자라나게 되는 꿈틀꿈틀 기어다니는 벌레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만 하는 존재인 줄 알았다. 나또한 기생충에 대한 지식 전무인 일반인이고,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아가는 지식에 흥미로워지는 독자다.
 
기생충은 우리와는 별 상관 없는 존재라고만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박성웅 PD의 말처럼 나또한 기생충을 지저분하고 더러운 비호감의 생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이 책을 통해 들여다보니 생명체의 진화와 삶의 과정을 보게 된다. 그들의 생존과 번식, 진화의 고리를 엿보며 기생충에 관련된 지식을 채워보았다.
 
기생충학의 역사에는 서양과 동양의 관점으로 기생충을 살펴볼 수 있다. 괜히 온몸이 근질근질하며 이상한 느낌이다. 한국의 기생충 기록들을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기생충의 옛말은 '노올'. 동의보감을 비롯한 의학서적에 나타난 기생충 질환, 조선시대에도 기생충은 욕이었다는 점 등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성서에 나온 '불뱀fiery serprnt'이 메디나충을 가리킨다는 게 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라는 점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사진과 그림 자료가 풍부해서 읽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중간 중간에는 박성웅 PD의 촬영 뒷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방송 제작 과정에 있었던 일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짤막한 그 글에서도 흥미를 자아낸다. 방송을 아직 못 본 상태이기 때문에 EBS 다큐프라임을 찾아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예전에 나도 모르게 쌓인 선입견의 벽이 느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을 우리 편과 악당으로 나누어 바라보면 기생충은 악당에 포함되겠지만, 사실은 악당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임을, 박멸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존재를 편견없이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던 책이고, 이 책을 통해 기생충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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