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동다東茶여, 깨달음의 환희歡喜라네 - 구름과 달과 더불어 만나는 고요한 찻자리, <동다송> 새로 읽다
원학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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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초의선사의 동다송에 매료되었다.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았는데, 해석이 제각각이었다. 해석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 그래서 이 책이 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이 새로 풀어낸 동다송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컸다. 차처럼 음미할수록 향기가 가득한 느낌의 책이기를 기대하며, 이 책 『향기로운 동다여 깨달음의 환희라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인스턴트 커피에 익숙한 세상이다. 패스트푸드처럼 쉽게 준비하고 빨리 나눌 수 있어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기본적으로 준비되는 것이 믹스커피다. 천천히 우려내어 음미하며 차를 마시는 것은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에나 시도할 수 있는 일! 이런 것은 일반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닌가보다. 산사의 스님들조차 커피 맛에 길들여지고 있는 형편이라는 머리말의 글을 보니 이상한 안도감이 생긴다. 스님들도 너나없이 커피를 즐겨 마신다고 하니 다들 간편하게 커피 한 잔 하는 것이 온국민의 기본 차문화가 되어 있는 현실이다.

 

동다송을 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그 이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동다송뿐만 아니라 차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다도, 차와 관련된 다른 이들의 詩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읽는 맛이 더했다. 동다의 차나무가 역사상 처음 등장한 것은 언제였는지 알게 되고, 동다가 단순한 기호음료가 아니라 심신수련의 한 방법으로 귀하게 쓰였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차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짚어보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책은 동다송의 싯귀와 해설이 담겨있다. 해설을 읽으며 지식이 풍부해짐을 느끼게 된다. 구체적인 해석과 단어 풀이까지 함께 있어서 이해하기에 좋다. 해석된 것을 한 번 더 해석하며 상식을 드높이는 시간이 된다. 예를 들어 '고야선자'나 '염부단금'의 경우, 예전에는 시 속에 나온 단어만으로 접했는데, 단어풀이를 보니 어떤 의미로 담겨있는지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그런 식으로 단어 하나 하나 세밀하게 들어가서 그 뜻을 이해하고, 관련된 지식을 두루 살피면서 전체적인 큰 틀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동파, 백거이, 조주 스님 등 해설의 중간 중간에 다른 이들의 시를 접할 수 있는 시간도 유익했다. 넓은 시야로 차에 관련된 모든 것을 망라해보는 느낌이 들었다. 따로 접할 시간도 노력도 부족한 때에, 이렇게 한 권의 책에서 주옥같은 싯귀를 만났을 때 느껴지는 것 또한 깨달음의 환희인가보다.

 

한 잔의 찻잔 속에는 무한한 삶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된다. 인류가 오랜 세월 쌓아온 삶의 지혜가 담겨있고, 수행자의 정신이 스며 있으며 자연과 인간이 합일되는 어울림의 향기까지 배어있다는 점을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책을 통해 차나무부터 차향기까지 차에 관한 모든 것을 두루 살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번 기회에 동다송을 제대로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초의 선사의 동다 사상과 행적, 초의 선사와 다산,추사,소치와의 만남을 살펴보는 것또한 의미 있었다. 차에 관해 누구나 편안하게 읽으며 차 한 잔에 담긴 삼라만상의 진리를 짚어보는 기회가 된다. 현대인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로 잘 풀어나간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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