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김별 지음 / 세상의모든길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읽게 된 책이다. '세 가지 방법'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요즘들어 스페인 여행에 대한 궁금한 생각은 관련 서적을 찾아 읽어보게 하는데, 이 책의 제목도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켰다. 도대체 무엇일까?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이 책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의 제목 중 '스페인'과 '세 가지 방법'에 이끌려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회사원이다. 매년 금쪽같은 연차휴가를 마지막 하루까지 탈탈 털어서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중독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보통 여행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은 회사원이 하기에는 힘든 일이니,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일. 그래서 자신의 일을 놓지 않으면서 여행도 즐기는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러면서 책까지 출간했으니 어지간히 바쁘게 살았으리라 짐작된다. 책을 넘겨보다보니 이 '세 가지 방법'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세 가지 방법이었다. 첫 번째는 여럿이 함께 톱덱, 두 번째는 카우치서핑과 에어비앤비, 세 번째는 공정여행이다.

 

 먼저 첫 번째 방법. 여럿이 함께 떠나는 '탑덱'에 대해 이야기한다. 탑덱은 여행 기간 내내 전용버스로 이동하는 영국 여행사의 프로그램으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여행자들이 함께 한다. 베테랑 현지 가이드와 드라이버가 함께 다니기 때문에 안전하면서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 만 18~39세면 참여 가능. 친구 J와 함께 탑덱으로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카우치서핑과 에어비앤비. 카우치서핑은 여행지의 현지인이 여행자를 거저 재워주고, 운 좋으면 가이드까지 해주는 비영리 커뮤니티다. 에어비앤비는 현지인의 집에서 머문다는 점에서 카우치서핑과 동일하나 숙박비와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점이 다르다. 사실 사교적인 사람들은 머뭇거림없이 잘도 이용하는 것이 카우치서핑이지만, 겁 많고 소심한 사람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저자도 마찬가지. 사람마다 경우가 다르겠지만, 저자에게는 카우치서핑으로 호스트 구하는 것이 무척 고단한 과정이었다고 한다. 그런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다. 그래도 그런 피로감은 호스트들과의 대화에서 풀어지니,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세 번째 방법은 공정여행. 공정여행이란 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에서 따온 개념이다.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 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여행지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 저자는 『희망으로 여행하라』라는 책의 '공정여행자가 되는 10가지 방법'을 여행의 지침으로 삼기로 했다.

 

 왜 스페인이냐고? 그녀의 답변은 솔직하다. 모든 일에 거창한 이유가 붙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때로는 이런 막연한 솔직함에 공감하게 된다.

그냥, 그곳은 여기보다 더 뜨거울 것 같고, 그곳 사람들은 여기 사람들보다 더 따뜻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어서라고 하면 안 될까? 온기가 있는 곳을 향해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짐승처럼, 나도 어딘가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은...그런 마음이었을 뿐이라고.(21쪽)

 

 일상에서 잠깐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 자체보다 어떤 여행을 하고 왔느냐가 관심 대상이 되는데,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페인 여행을 하고 돌아온 젊은 직장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좀더 기억에 남고 자신만의 색깔로 남는 여행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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