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박수밀 지음 / 돌베개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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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은 '글 짓는 법'에 대해 심도있게 바라보고 싶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을 바라보며 배울 점이 많았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건 글 쓰는 이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그러나 좋은 글은 쉽게 써지지 않는다.' 책머리에 저자 박수밀은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는 <연암 박지원의 문예 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박지원의 미의식과 문예이론>,<연암 산문집>등 저역서와 다수의 논문을 썼다. 그렇기에 연암 박지원에 대해 학술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연암 박지원의 글은 학창시절 <하룻밤에 강을 아홉 번 건넌 기록>과 <호질>이라는 제목이 더 익숙한 <범의 꾸짖음>을 접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읽게 되는 그 작품들은 느낌이 달랐다. 저자는 그 두 작품과 <황금대기>, 이렇게 세 작품을 성취도와 문제의식에서 연암의 문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작품으로 꼽는다. 이들 작품을 맥락에 의거해 접근함으로써 기존에 밝히지 못한 새로운 해석과 연암의 글 짓는 방법을 밝혀내고자 했다.(7쪽)

 

 필자는 연암의 글쓰기 본질은 창작의 영감을 자연 사물로부터 받은 데 있다고 본다. (23쪽) 저자는 연암의 글쓰기를 생태 글쓰기라 칭한다. 코끼리나 까마귀에 대한 글을 예를 들어가며 생태적 사고와 관련해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연암은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사물을 존중하고 사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글 짓기를 했다.

 

 연암은 사람들이 무조건 옛글을 베껴 어렵고 산만한 글을 쓰면서 간결하고 예스럽다고 여긴다며 한탄했다. (27쪽) 그 당시의 모습이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연암은 글쓰기의 참됨을 강조하는데, 자기 목소리를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연암 문장의 특징에 대해 '살을 찌르고 뼈에 스며든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연암의 아들인 박종채는 <과정록>에서 아버지 연암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증언한다.

 

남을 아프게 하지도 가렵게 하지도 못하고, 구절마다 범범하고 데면데면해서 우유부단하기만 하다면 이런 글을 대체 얻다 쓰겠는가? (92쪽)

 

 

 연암의 글을 통해 본 글쓰기 요령도 이 책을 보며 제대로 정리하게 된다. 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요령을 짚어보자면, 첫머리에서 논지를 분명하게 하여 첫인상을 인상적으로 하는 것과 장면을 초점화하는 것이다. 연암의 글을 읽으면 특정한 장면이 머리에 구체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을 설명한다. 연암의 글쓰기 요령을 적용해 보자면, 글을 쓸 때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을 나열하면 안된다. 자질구레하게 이것저것 다 말하면 오히려 남는 건 하나도 없다. 특정한 상황이나 장면에 집중할 때 글에 생동감이 흐르고 강한 인상을 남긴다. (115쪽)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글은 분명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집중 분석해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치있게 받아들일 것을 찾아낸다면 분명 의미있는 작업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옛글을 바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글쓰기 방법을 엿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나에게 다양한 지식과 글쓰기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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